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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송재정 "'알함브라'는 현빈의 히어로물"


입력 2019.01.19 09:15 수정 2019.01.21 11:10        부수정 기자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기자 간담회

"뜨거운 반응 감사…배우들 연기 감탄"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현빈)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방문한 후 정희주(박신혜)가 운영하는 오래된 호스텔에 묶게 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tvN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현빈)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방문한 후 정희주(박신혜)가 운영하는 오래된 호스텔에 묶게 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tvN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기자 간담회
"뜨거운 반응 감사…배우들 연기 감탄"


"어떤 사람이 마법과 현실에서 공격을 견뎌내면서 사랑을 찾고 영웅이 되는 과정을 그린 히어로물이죠.

국내 최초 증강현실(AR) 게임을 소재로 해 화제가 된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쓴 송재정 작가는 드라마를 이렇게 정의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현빈)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방문한 후 정희주(박신혜)가 운영하는 오래된 호스텔에 묶게 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는 유진우가 스마트 렌즈를 착용하고 게임에 접속한 순간, 2018년의 스페인 그라나다 위에 또 하나의 세계가 펼쳐지는 방식으로 증강현실이 활용됐다. 이런 독특한 소재에 미스터리, 액션, 서스펜스, 로맨스를 모두 넣었다.

이를 구현한 건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 '더블유'(W) 등으로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한 송 작가다.

드라마는 최근 방송에서 시청률 10%(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전국 기준)를 돌파했다. "처음 보는 신선한 드라마"라는 호평도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혼란스러운 전개로 "용두사미"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종영을 앞두고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회관에서 송 작가를 만났다.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송재정 작가는 드라마를 '히어로물'로 정의했다.ⓒtvN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송재정 작가는 드라마를 '히어로물'로 정의했다.ⓒtvN

다음은 송재정 작가와 일문일답.

- 신선한 소재의 드라마를 어떻게 기획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더블유'를 끝낸 후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에 이은 타임슬립(시간여행) 소재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드라마를 쓰고 싶었다. 미래에서 온 남자를 유진우로 설정했고, 극본을 쓰는 과정에서 포켓몬고 열풍이 일어서 나도 해봤는데 눈이 '번쩍' 뜨였다. 이후 타임슬립을 버리고 유진우라는 인물은 남겨둔 채 증강현실이라는 소재를 택했다. 포켓몬고를 하면서 이것보다 훨씬 더 고차원적인 게임이 나오면 어떨까 궁금했다. '실제로 증강현실 게임을 통해서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공포를 표현하고 싶었다.

- 뜨거운 반응은 실감하는지.

뜨거운 반응은 잘 모르겠다. 하하. 뜨거운 반응만큼 시청률은 잘 나오지 않는 듯하다. 10대들이 많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 소재가 먹힐까 걱정했는데 많은 분이 사랑해 주셔서 만족하고 감사하다.

- 게임에 대한 취재는 어느 정도 했는가.

난 게임 세대라 게임을 자주 접했고, 어릴 때부터 게임을 해서 게임을 모르는 건 아니다. 다만, 시청 타깃을 게임을 모르는 분들로 정했다. 이들이 게임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데 집중했다. 1회에서 유진우가 스페인 광장에 있는 장면에서 게임이 많이 나오는데 시청자들이 채널을 많이 돌렸다고 하더라. 하지만 난 그 장면을 가장 좋아하고 재미있어 했다. 이 드라마를 시작한 이유가 1회에 담겼다. 게임을 모르는 사람도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

- 드라마의 장르적 특징을 정의해달라.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과학적 소재를 내세운 판타지물이다. 진우가 게임을 하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시작된 버그를 해소하려는 이야기다. 게임 속에서 판타지로 풀어내고 싶었는데, SF에서 판타지로 넘어가다 보니 기대치에 못 미친 것 같다. 게임, 진우와 형석 등 인물들의 관계, 진우와 희주의 로맨스 등 세 축을 꼬아 가면서 만들었다. 주변 인물들 이야기가 많다는 비판도 있는데 원래부터 생각한 설정이다.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현빈)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방문한 후 정희주(박신혜)가 운영하는 오래된 호스텔에 묶게 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tvN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현빈)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방문한 후 정희주(박신혜)가 운영하는 오래된 호스텔에 묶게 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tvN

- 진우과 희주의 로맨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원래는 우정과 사랑이 넘나드는 관계로 설정했는데, 현빈과 박신혜가 캐스팅된 후 미모가 아까워서 최대한 멜로를 집어넣으려고 했다. 내 욕심 때문에 멜로를 그리는 게 힘들었다. 나름대로 노력했고, 원래 설정보다는 멜로가 늘어났다. 사실 시트콤 작가를 오래 하다 보니 정통 로맨스를 쓰는 게 어렵다.

- 진우가 긴급체포된 과정에 대한 비판은.

이미 자문을 다 받아서 설정한 것이다. 무리한 설정은 아니고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 현빈과 박신혜에 대한 평가는.

유진우를 완벽하게 구현한 현빈 씨의 연기를 보고 감동했다. 좋은 비주얼, 재벌 이미지 등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는 현빈뿐이다. 함께 호흡하게 돼 영광이다. 히어로물이라는 장르적 특징 때문에 여자 배우의 분량이 적어서 박신혜 씨께 양해를 구했다. 엠마 역할로 새로움을 주고 싶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박신혜 씨의 깊은 감정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16회에서 (박신혜 씨를 보고) 놀랄 것이다.

- 송재정 작가의 세계관은?

내가 세계관이 있다고 생각한 적 없었는데 기사를 통해 알았다. 평가가 갈리더라. '더블유' 때는 이해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받아서 이번에는 주변 분들에게 물어보면서 글을 썼다. '피폐해진 남자 배우를 너무 굴린다'는 평가는 맞다. 하하. 멜로는 좋아하는데 너무 어렵다. 장르를 결합하는 게 어렵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 작가의 독창성이나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나?

스토리텔링이 있는 책은 읽지 않는다. 전기를 자주 읽는데 테슬라 회장인 엘론 머스크의 자서전을 보다가 이야기를 떠올렸다. 국내보다 해외에 있는 특이한 인물들에 관심이 많다.

- 제작사를 어떻게 설득했는지.

독특한 소재라 설득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 '인현왕후의 남자'를 선보였을 때도 판타지에 대해선 비판을 받았다. 지금은 조금 나아져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이번 작품은 제작진의 도움을 받아서 만들었는데 운이 좋았다. 1회 보고 깜짝 놀랐다.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현빈)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방문한 후 정희주(박신혜)가 운영하는 오래된 호스텔에 묶게 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tvN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현빈)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방문한 후 정희주(박신혜)가 운영하는 오래된 호스텔에 묶게 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tvN

- 후반부로 갈수록 늘어진다는 비판이 있다.

전반부에는 사건에 중점을 뒀는데 후반부에 들어 유진우가 고뇌하는 장면이 나와서 그런 것 같다. 진우의 눈을 통해서 게임의 오류를 깨닫는 과정(6회까지), 진우가 반격하는 과정, 진우가 고뇌하며 과거 관계를 끊어내늑 과정 세 부분으로 나누었다. 후반부가 지루했을 지도 모르겠지만 엔딩으로 가는 과정에선 꼭 필요한 부분이다.

- PPL(Product Placement:간접 광고)이 지나친 회차가 있었다.

사실 할 말이 없다. 하하. 효과적으로 녹여 보고 싶어서 게임 아이템으로 썼다. 광고 회사에서 성공적인 PPL 사례라고 하더라.

- 향후 관전 포인트는?

엠마의 중요한 역할이 남아 있다. 천국의 열쇠를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엠마가 꼭 박신혜여야 하는지 꼭 봐달라. 진우가 지긋지긋한 과거 관계를 어떻게 끊어내는지도 봐달라.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다들 플롯이 특이하다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내 드라마의 주인공은 '히어로'(영웅)다. 한 사람이 마법과 현실에서 공격을 견뎌내면서 사랑을 찾고 영웅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 어떤 작가가 되고 싶었는지.

나도 이런 작품을 쓰게 될 줄 상상도 못 했다. 호기심 덕에 여기까지 왔다. 시트콤도 너무 재밌었고, 하다 보니 10년이 지났다. 코미디만 하다 보니 판타지, 깊은 멜로도 하고 싶어 드라마를 쓰게 됐다. 어떤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다만 재밌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이한 감독, SF 판타지의 신세계를 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좋아한다. 판타지는 한계가 없다. 개연성이 없다고 해도 감정의 과정이 구축된다면 어떤 일도 다 용납이 된다고 생각한다. 쓰는 과정에선 인간과 리얼리즘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 차기작 계획은.

증강현실과 게임에 대한 시도가 겁이 났었는데 이걸 구현해내는 제작진의 기술에 놀랐다. 이제는 조금 더 복잡한 얘기를 해도 시청자분들이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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