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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저평가' 은행주 살까 말까···투자자 주판알 튕기기


입력 2019.01.17 06:00 수정 2019.01.17 14:13        백서원 기자

주가 바닥 친 은행주, 만년 저평가 신세서 올해는 반등 기회 엿봐

“우리은행 내달 변경 상장, 밸류에이션 조정 가능성 열어둬야”

주가 바닥 친 은행주, 만년 저평가 신세서 올해는 반등 기회 엿봐
“우리은행 변경 상장, 밸류에이션 조정 가능성 열어둬야”


바닥을 친 은행주 주가가 올해에는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바닥을 친 은행주 주가가 올해에는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은행은 저평가주 중 하나로 거론되는 업종이다. 매년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저평가주로 꼽히며 본격적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시장에서는 점점 투자매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바닥을 다진 은행주 주가가 새해에는 상승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대부분의 은행주가 상승했다. 가장 많이 오른 은행주는 하나금융지주로 전일보다 3.13%(1150원) 상승한 3만7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어 신한지주(2.77%), KB금융(1.50%), 기업은행(1.46%), DGB금융지주(0.85%) 등이 올랐다. 하지만 아직 ‘저평가주의 반격’을 기대하기에는 남은 이슈들이 많다.

대표적 고배당주인 은행주는 배당락(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사라지는 날)인 지난해 12월 27일 주가가 급락했다. 이어 작년 4분기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끼면서 국내 기관들이 은행주를 대거 순매도하기도 했다. 외국인들도 이렇다 할 순매수에 나서지 않은 가운데 IT와 일부 경기민감업종, 대북 관련주 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며 소외가 이어졌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전후로 시작되는 실적 발표 때까지는 주가 움직임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주당 배당금도 기존 가정치보다는 소폭 하향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저평가 매력은 높지만 배당성향 상승, 또는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 등이 뒤따라야 주가 리바운딩(바닥을 친 후 급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주당 배당금 추정치 하향이 자명한 상황에서 배당성향마저 후퇴한다면 외국인 매도를 중심으로 한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은경완 연구원은 “오는 31일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실적과 배당을 발표하는 하나금융지주의 어깨가 그 어느 때 보다 무겁다”고 말했다.

주요 은행주의 실적 회복 등으로 올해 전반적인 상승여력은 충분하다는 관측도 있다.

SK증권은 은행의 작년 4분기 합산 이익이 1조9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8%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를 대비한 선제적 충당금으로 3분기 누적 대비 높아진 대손비용률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대손비용률은 총자산 대비 대손상각비(대출금을 못 받을 것으로 추정하고 비용으로 처리한 비용)를 뜻하는 은행의 건전성 지표 중 하나다. 즉 대손비용률 상승은 은행의 건전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김도하 연구원은 “다만 부진한 금리 흐름과 경기 부진 우려를 반영해 순이자마진(NIM) 정체 및 대손비용 증가를 가정해도 주요 은행주의 올해 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투영된 현 상태에서 은행의 향상된 이익체력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에 반영될 경우 상승여력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최선호주로는 기업은행을 제시했다. 대손비용 정상화에 따른 부담이 가장 낮고 타사와 달리 적극적인 배당정책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었다.

하나투자증권도 은행주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은행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예년보다 확대된 충당금과 희망퇴직, 성과급 지급 등에 따라 컨센서스를 15%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주가는 이러한 실적 부진과 앞으로의 경기둔화를 선반영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 올해 1분기 순이자마진 개선과 함께 건전성 지표도 다시 안정화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백두산 연구원은 “지금이 저점 매수 시점”이라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하지만 최근 주가급락은 더 심했던 시중은행을 추천했다. 백 연구원은 올해 순이익 증가율 추정치가 8%로 가장 높은 하나금융지주를 최우선주로, 역시 올해 양호한 순이익이 전망되면서 지배구조와 노사관계 등 이슈 완화의 수혜가 가능한 KB금융을 차선호주로 제시했다.

신한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이슈와 다음 달 13일 우리금융지주로 변경해 상장 될 예정인 우리은행의 행보도 시장의 관심사다. 해당 이슈가 미칠 파급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셈법도 제각각이다.

은경완 연구원은 “비교적 긍정적인 신한지주의 인수 건과 달리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지주로 변경 상장되는 2월 13일은 은행 투자자들에겐 불안한 날”이라고 말했다. 실제 우리은행 주식매수청구기간 마지막 날 공매도 급증으로 주가는 5% 이상 하락했다. 거래 마지막 날엔 공매도 과열종목으로까지 지정됐다. 은 연구원은 “주식매수청구가격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벌어진 하나금융지주와의 밸류에이션 갭 축소에 베팅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은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면에서 우리은행의 비은행 확대, 완전 민영화 등의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봤다. 다만 밸류에이션 조정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되고 올해 1분기 호실적이 부각될 수 있는 2월 말~3월 초를 은행주 단기 바닥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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