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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도 다시 한 번”…제약‧바이오업계, 정부 규제 샌드박스 기대감↑


입력 2019.01.17 15:59 수정 2019.01.17 16:12        최승근 기자

약가 산정 기준 개선 및 신약 개발 관련 허가 규제 완화 시급

“공염불에 그칠까” 우려도…실질적 성과 나와야

약가 산정 기준 개선 및 신약 개발 관련 허가 규제 완화 시급
“공염불에 그칠까” 우려도…실질적 성과 나와야


제약‧바이오업계의 기대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기업 대표 등 기업인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 직후다. 일각에선 당초 정부가 약속했던 제약‧바이오산업 육성과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해 재확인 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대부분 정부의 규제 완화 의지에 다시 한 번 기대하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및 중견기업인 간 간담회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대규모 투자프로젝트 전담반을 가동하기로 했다.

특히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별 육성방안 수립·추진은 물론, 규제 샌드박스 사례를 대대적으로 발굴해 조기에 성과를 창출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초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문 대통령이 신산업 규제 샌드박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다시 한 번 규제 완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셈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신산업, 신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 서비스를 내놓을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의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시켜주는 제도다. 일종의 사후규제 방식으로 관련 법령을 개정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7일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본격 시행을 두고 제약·바이오산업에 기대감이 다시 한 번 고조되고 있다.(자료사진)ⓒJW중외제약 17일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본격 시행을 두고 제약·바이오산업에 기대감이 다시 한 번 고조되고 있다.(자료사진)ⓒJW중외제약

신약 개발에 대한 각종 규제와 지난해 분식 회계 이슈로 몸살을 앓았던 제약‧바이오업계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거쳐야 할 복잡한 정부의 허가 및 승인 과정이 대폭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수준과 비교해 국내의 신약 개발 및 허가‧시판 과정이 까다로워 기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용화까지 가지 못하고 해외 기술수출에 그치는 사업이 많다는 것이다.

기술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를 상용화 할 경우 향후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수준에 비해 낮게 책정되는 약가에 대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약가 문제는 기업의 수익성과도 직결되고 이는 향후 R&D 투자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또 약가 산정 기준 자체가 워낙 오래되다 보니 현실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국내 약가 책정 기준이 낮다보니 국내에서 먼저 제품을 출시할 경우 외국에서도 낮은 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신약을 개발해도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출시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워낙 오래 전에 만들어진 약가 산정기준을 지금까지 사용하다 보니 현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제대로 만든 제품에 대해서는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기업들도 신약 개발 등에 더욱 매진할 원동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에도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해에도 여당과 정부, 청와대 등 당‧정‧청이 신 성장 산업 분야에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추진키로 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당시에도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및 지원을 위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현재까지 소관 상임위에 계류돼 있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나 업계 차원의 건의는 계속 있어 왔다. 하지만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바뀐 것은 없다”며 “제약‧바이오산업이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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