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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면세점주, 막막한 투자자···춘절 시그널 나올까?


입력 2019.01.18 06:00 수정 2019.01.18 08:02        백서원 기자

급성장한 면세업계, ‘따이공’ 위축·출혈경쟁에 실적 전망 먹구름

증권가 “과도한 패닉”···보고서도 사라진 종목 소액주주들 ‘고독’

급성장한 면세업계, ‘따이공’ 위축·출혈경쟁에 실적 전망 먹구름
증권가 “과도한 패닉”···보고서도 사라진 종목 소액주주들 ‘고독’


면세업계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관련 주식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업황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투자매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게티이미지뱅크 면세업계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관련 주식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업황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투자매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게티이미지뱅크

면세업계의 고속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관련 주식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업황의 안개가 걷히고 투자매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와 신세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 면세점 관련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위안화 약세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중국 전자상거래법 영향으로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의 움직임이 위축된 것이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면세점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는데 여기엔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의 역할이 컸다. 면세품을 대리 구매해 중국에 내다 파는 중국인 보따리상들의 대량 구매가 이들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문제는 따이공 유치를 위해 면세점 간 출혈경쟁도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수치상으로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실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 등은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호텔신라는 전일보다 2100원(-2.85%) 하락한 7만1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작년 10월 이후, 10만원대에서 7만원대로 하락하면서 현재 6만원선까지 내려앉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호텔신라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낮추기도 했다. 신세계 역시 면세점사업 적자가 직전 분기보다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면세점 사업 부진으로 2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신세계(-3.2%),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2.76%)도 나란히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되자 전문가들은 “과도한 패닉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안타증권은 호텔신라에 대해 대외 영업환경은 불안한 상황이지만 2017년 3월의 금한령 당시와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박성호 연구원은 “기업형 따이공은 호텔신라 따이공 매출의 10% 미만에 불과하다”며 “한국 면세점 가격과 중국 소매가격간의 격차를 감안할 때 주력시장인 개인형 따이공 시장은 유지 가능한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또 호텔신라의 작년 4분기 실적 부진은 따이공 입국 축소보다는 국내사 간 프로모션 경쟁에 따른 일시적 비용 증가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KTB투자증권은 “시장의 관심이 높은 따이공 매출이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소폭 축소된 것은 사실이나 축소 폭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김선미 연구원은 “사측은 춘절 이후에는 전자상거래법 시행 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전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2월 5일)의 연휴 기간은 2월 4일부터 10일까지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1월에는 지난해 1월 대비 보따리상 매출이 20~30% 정도 감소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면세 업계에서는 소규모 보따리상들이 합쳐지면서 중형 및 대형으로 재구성될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성 연구원도 춘절 이후인 2월 중순부터는 보따리상 매출의 회복을 기대해볼만하다는 의견이다.

KB증권은 신세계에 대해 투자심리 개선에 대비한 ‘저가 매수 기회’라는 분석을 내놨다.

박신애 연구원은 “중국 내 C2C 거래(개인 간 직거래)가 대폭 축소될 수 있다는 가정은 극단적인 면이 있다며 ”거래당사자에 대한 세금 징수가 이슈라고 해도 한국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과 지리적 근접성을 감안할 때 구매 수요가 의미 있게 줄어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이 춘절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 회복 등을 기대하는 가운데 시장의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나마 호텔신라와 신세계 관련해선 증권가 전망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경우 근래 들어 증권사 분석 보고서마저 끊긴 상황이다. 해당 종목의 투자자들은 말 그대로 ‘불확실성’에 베팅하고 있는 셈이다.

한때 증권사들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목표주가를 20만원까지 높였다. 실제로 과거 20만원선까지 치솟았던 이 기업의 주가는 지난 17일 2만8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소액주주들은 관련 커뮤니티에서 “대한민국 10대 그룹주, 세계적인 한화 그룹주 주가가 이게 뭔가”, “‘한화’라는 타이틀을 믿고 투자했지만 주가는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기업설명회 등 홍보활동을 하지 않아 수급도 부족한 상태”며 “주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경영진의 적극적인 운영 관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내달 반등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중’ 효과에 대한 기대다.

이 대표는 오는 28일 중국을 방문해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고위급 인사 등을 면담하는 방안을 물밑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3일 중국에 가서 관광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2017년 5월에도 문재인 대통령 특사로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이슈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화의 면세점 사업에 대한 시선은 장기적으로, 점진적인 성장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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