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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D-40, 한국당 주요 당권주자 전법은?


입력 2019.01.19 03:00 수정 2019.01.19 06:33        정도원 기자

'선행' 오세훈, 40일전 끌어가는 황교안

'젖히기' 홍준표, 추입 노리는 김진태까지

'선행' 오세훈, 40일전 끌어가는 황교안
'젖히기' 홍준표, 추입 노리는 김진태까지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40일 남기고 주요 당권주자들의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출주(出走) 선수로는 심재철·정우택·조경태·주호영·안상수·김진태 의원 등 원내 당권주자와 김태호 전 최고위원, 오세훈 미래비전위원장,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김병준 현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거론된다.

각 후보군은 향후 40일간 펼쳐질 레이스에서 각자의 위치에 맞는 전법을 구사해 결승선 1착 통과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선두유도원 김병준…적절한 시점에 퇴피, 보수우파 자산으로 남을듯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병준 위원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완패' 이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돼 '아이노믹스'·'평화이니셔티브' 등으로 당의 가치 유도를 하고, 인적 쇄신까지 마무리했다. 이제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될 후임 당대표에게 당기를 넘겨주는 일만 남았다.

최근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으나, 출마가 현실로 단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주요 당권주자들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동렬에서 논의됨으로써 정치적 체급을 높이는 효과를 얻는 것 아니겠느냐"고 바라봤다.

차기 지도체제 결정 등에 관여한 마당에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는 것은 선수들을 일정 시점까지 유도하는 선두유도원이 중간에 빠지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하겠다며 끝까지 달리려는 꼴이라는 분석이다. 대구·경북 권역의 한 의원은 "적절한 시점에서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해 퇴피(退避)하고 보수우파의 자산으로 남아야 한다"고 내다봤다.

'선행(先行)' 정우택·오세훈…결승선까지 선두에서 끌어갈 '지구력' 시험대

오세훈 자유한국당 미래비전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오세훈 자유한국당 미래비전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우택 의원과 오세훈 미래비전위원장은 경주 초기에 일찌감치 앞서나왔다. 정 의원은 지난해 12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이 되면서 기세를 탔다. 오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입당 이후 한 달 이상 당권 레이스를 선두에서 끌어가고 있다.

전당대회를 물으면 "오세훈 위원장이 되는 것 아니었느냐"는 말이 돌아오던 시기가 있었지만, 다른 거물급 주자들이 잇달아 승부를 걸어오면서 안심할 수 없는 국면이다. 처음부터 선행에 나서 결승선까지 계속해 1위로 끌어갈 수 있을지 '정치적 지구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총선 때 누가 '얼굴'인게 좋을지를 고민할 수도권 지역 당협위원장들의 '뒷바람'이 불어준다면 내내 경주를 선두에서 이끌다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다는 시나리오도 불가능할 것은 없다는 분석이다.

오 위원장은 16대 총선에서 '텃밭'인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됐다. 한명숙 전 총리를 뿌리친 2010년 서울시장 재선 도전은 자의로 치른 선거라고는 할 수 없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권레이스 과정에서 전투력을 입증해야 한다"며 "홍 전 대표를 향해 쏜 '지방선거 패배로 물러나 처음 치러지는 전당대회에 나오는 게 어색하지 않겠느냐'는 견제구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바퀴 전 젖히기' 황교안…대세론으로 격차 벌릴 '맷집' 갖췄나가 관건

황교안 전 국무총리(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전 총리는 전당대회를 40여 일 남겨두고 전격 입당했다. 한 바퀴를 남기고 돌연 모두를 젖히며 선두권으로 치고나오는 모습에, 한때 회자되던 "승부 타이밍을 실기한 것 아니냐"는 말은 쏙 들어갔다. '대세론'으로 격차가 벌어지면 '한 바퀴 승부'에서는 아무리 검증 공세를 걸어도 판을 뒤엎기는 힘들어진다.

남은 과제는 다른 주자들이 떼로 '중위권'을 형성하는 게 아니라, 뒤로 바짝 붙으며 몸싸움을 걸어오는 상대가 있을 때 한 바퀴를 무사히 끌고갈 '맷집'이 있느냐는 점이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입당 이튿날 페이스북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친 비난도 있었다'고 한 것은 '맷집' 측면에서 다소 실망스럽다"며 "그렇게까지 말할 정도의 공격은 아직까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더 거친 몸싸움을 걸고 들어오는 상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선두이기 때문에 피해가는 주행으로 일관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안팎에서 탄핵책임과 지난 정권의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넘어서려 할 때, 어떻게 상대방의 진로를 온몸으로 막아내는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다.

'반 바퀴 전 젖히기' 주호영·홍준표…구도 확정되면 몸싸움으로 '마이페이스' 돌파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와 주호영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와 주호영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홍준표 전 대표는 오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질 출판기념회에서 당권 도전 여부를 밝힌다. 전당대회를 불과 29일 남겨둔 시점이다. 당권주자 중 주호영 의원과는 정치적 연대 관계다. 주 의원은 그 전에 출마선언을 먼저 결행할 것으로 보인다.

'진흙탕 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천부적 승부사인 홍 전 대표는 주요 경쟁주자들이 자리를 잡은 뒤에 승부시점을 짧게 가져가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반 바퀴 전'에는 더 이상 구도 변화가 없기 때문에 '자기 페이스'대로 밀고들어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황 전 총리를 겨냥한 "도로 병역비리당"은 당내 경선에서 쉽게 꺼내들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향후에는 이보다 더 심한 몸싸움도 예상된다. 지방(경남도지사)에 있었다는 이유로 박근혜정권의 각종 실정으로부터 스스로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홍 전 대표는 위안부 재판거래 의혹 등도 거침없이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오세훈 위원장이 선행하며 승부를 이끌 때에 비하면 홍 전 대표에게 긴장감이 느껴진다는 관측이다.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의 입당 직후 페이스북에 '레밍신드롬'이라고 썼다가 곧 이 표현을 삭제했다. 한국당 의원은 "다른 당권주자들만 있을 때에는 보이지 않았던 모습 아니냐"며 "천하의 홍준표도 초조함을 느끼는가"라고 촌평했다.

'막판 추입' 김진태…컷오프 이후 가속도 붙을 듯, 승부 복병 기능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원내 그룹 속에 섞여 주행하고 있는 김진태 의원 등의 전력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지방선거 직후부터 당권 도전을 준비해온 지난 반 년간 김 의원을 지지하며 입당한 당원의 규모는 어느 정도이며 어떠한 응집력을 보여줄지 예단하기 어렵다.

한국당 관계자들은 대부분 김 의원의 무난한 컷오프 통과를 점치고 있다. 컷오프는 내달 중순으로, 이후에는 전당대회까지 열흘 남짓이 남는다. 이 때부터 김 의원은 이른바 대권주자들과 완전히 공정한 무대에서 경쟁하게 된다. 최후의 직선주로에 들어서서야 막판 추입으로 결승선 1착을 시도하는 셈이다.

막판 추입을 시도하는 복병이 나타나면 당사자의 우승 가능성만큼이나 기존 주자들의 페이스가 흐트러지는 것도 변수다. 김 의원의 정치적 대칭점에는 오세훈 위원장이 있지만, 지지층이 거의 겹치지 않아 서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은 오히려 낮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황 전 총리의 오른쪽으로 김 의원이 치고들어가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추입 시도가 결승선을 앞두고 한창 황 전 총리와 탄핵책임론 등으로 몸싸움을 벌이고 있을 홍 전 대표 등에게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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