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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펴지도 않은 이란, 그래서 더 무섭다


입력 2019.01.22 06:00 수정 2019.01.22 14:2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조별리그 포함 아시안컵 4경기서 무실점

이란의 '침대 축구'는 다른 중동팀들의 수준과 전혀 다르다. ⓒ 게티이미지 이란의 '침대 축구'는 다른 중동팀들의 수준과 전혀 다르다. ⓒ 게티이미지

2019 아시안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 이란이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으로 8강에 안착했다.

이란은 21일(한국시간) 알자지라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오만과의 16강전에서 2-0 완승했다.

이로써 이란은 태국을 꺾은 중국과 8강서 만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이란이 우세하다. 이란은 FIFA 랭킹 29위에 올라 아시아 전체 팀들 중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76위로 이란과 제법 큰 격차를 보인다.

상대 전적에서도 이란이 앞선다. 이란은 중국과의 역대 24차례 맞대결에서 14승 4무 6패로 앞서있다. 2000년 들어 열린 9차례 A매치서도 5승 2무 2패로 우세하며, 최근 3경기 연속 무패 중이다.

주목할 점은 이란의 플레이 스타일이다. 이란 축구하면 으레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침대 축구’다.

이란은 그동안 한국과 A매치서 만났을 때 선취골을 넣으면 곧바로 ‘침대 축구’로 국내 축구팬들의 약을 바짝 오르게 했다. 이는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라 전 세계 언론들로부터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란은 이번 대회서 아직까지 침대를 펴고 있지 않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침대를 펼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이란은 조별리그 3경기부터 이번 오만과의 16강전까지 압도적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다득점을 노리면 노렸지, 시간 끌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란이다.

그나마 대등한 양상이 나왔던 경기는 이라크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다. 이 경기는 이란이 볼 점유율(46-64%)에서 밀렸던 유일한 사례인데 패스 성공률에서도 80% 이상 기록했던 나머지 경기와 달리 65%로 저조했다.

이란과 이라크의 라이벌 구도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라크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졌지만 선수들 전체가 필승의 각오를 임한 채 경기에 임했고, 이는 이란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1위 결정전으로 치러진 경기라 두 팀 모두 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만약 골이 들어갔더라면, 이란과 이라크를 불문하고 침대축구가 나왔을 가능성이 무척 높았던 경기였다.

이란의 아시안컵 본선 주요 기록. ⓒ 데일리안 스포츠 이란의 아시안컵 본선 주요 기록. ⓒ 데일리안 스포츠

8강서 마주하게 될 중국은 최근 비약적 발전을 이루고 있는 팀이다. 특히 중국은 자국 내 슈퍼리그의 성장을 등에 업고 대표팀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려 하는데, 그만큼 이번 아시안컵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이란은 아직 ‘침대 축구’라는 전가의 보도를 감추고 있다. 상위 라운드에 올라갈수록 강팀들을 만나기 때문에 선취골을 넣게 될 경우 언제든 발현될 수 있는 게 침대 축구다. 아직 발톱을 드러내지 않은 이란에 경쟁팀들의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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