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북미정상회담 2월말…한국당 '전당대회 컨벤션효과' 어쩌나


입력 2019.01.21 18:00 수정 2019.01.21 19:44        정도원 기자

6·13 지선 전날 싱가폴 회담으로 참패 '악몽'

나경원 "또 하나의 이벤트 되지 않을까 우려"

6·13 지선 전날 싱가폴 회담으로 참패 '악몽'
나경원 "또 하나의 이벤트 되지 않을까 우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1일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을 "알맹이가 없었다"고 평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1일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을 "알맹이가 없었다"고 평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오는 2월말 베트남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이 유력해지면서, 자유한국당에 또다시 '위장평화쇼 공세'라는 악몽이 번지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은 내달말 베트남 호치민 또는 다낭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2월 27일을 전당대회 개최일로 이미 잡아놓은 한국당의 입장에서는 우려할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다. 오세훈·홍준표·황교안 등 원외 대권주자들의 등판에, 심재철·조경태·정우택·주호영·김진태 의원 등 유력 당내주자가 어우러지면서 흥행이 고조되려는 찰나 '찬물'이 쏟아지는 셈이다.

과거 선례도 있다. 한국당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라를 통째로 넘기겠느냐'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정권심판'을 시도했으나, 선거 하루 전에 열린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하루종일 생중계되면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참패했다.

이날 오전 비대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해 6월 싱가폴 미북정상회담은 역사상 첫 사례라는 것 외에는 내용에 알맹이가 없었다"며 "싱가폴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시계'를 보면 전혀 앞으로 나가지 않고 교착상태"라고 비판한 것처럼, 오로지 '보수우파 풀뿌리 정치세력 궤멸'이라는 결과 외에는 아무 것도 낳지 않았던 미북정상회담이었다는 평가다.

이번에도 2·27 전당대회 직전에 북미 간의 베트남 정상회담이 열려 여론의 시선이 집중되면, 거물들을 모두 등판시키며 '컨벤션 효과'를 노렸던 한국당의 복안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당권 레이스' 과정에서 유력 당권주자들이 문재인정권의 국정 난맥상과 경제 실정을 향해 비판 경쟁을 벌이면서 정권 지지율을 깎고 한국당의 정당 지지율을 높이는 효과를 노려야 하는데, '위장평화쇼' 국면이 펼쳐지면서 오히려 자중지란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미북정상회담 대책회의 직후 "대화를 통한 핵 문제 해결 및 평화의 정착에 대해서는 우리 자유한국당도 반대하지 않고 적극 지지한다"며 "남북대화·미북대화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한국당 당원 중 일부는 남북대화 자체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일부 당권주자가 이들의 표심을 노리고 문제를 제기하면, 자칫 남북관계와 관련한 소모적 논쟁에 당이 빠져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내달말 북미정상회담 이후 3·1절을 즈음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바로 답방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2·27 한국당 전당대회가 여론에서 묻히는 것은 물론 이후의 4·3 재·보궐선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연히 2월말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가 묻히는 우려가 있는 것은 물론"이라며 "미북정상회담 이후 삼일절에 김정은 답방 추진이 잘못되면, 실질적 비핵화·실질적 평화가 아닌 또 하나의 이벤트로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