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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주인 찾는 동부제철, '생존' 가능할까


입력 2019.01.24 12:02 수정 2019.01.24 14:21        조인영 기자

KG그룹 등 3~4곳 인수 의향…내달 중순께 본입찰

당진공장 살리려면 수 조원 투자…전기로 매각 후 신사업 가능성도

동부제철 인천공장 전경. ⓒ동부제철 동부제철 인천공장 전경. ⓒ동부제철

KG그룹 등 3~4곳 인수 의향…내달 중순께 본입찰
당진공장 살리려면 수 조원 투자…전기로 매각 후 신사업 가능성도


또 다시 매물로 등장한 동부제철이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할 지 관심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예비 입찰 마감 결과 KG그룹과 해외 PEF 등이 3~4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KG그룹은 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 형태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매각은 신주 발행 유증 방식으로, 새 인수자는 동부제철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동부제철 주주는 산업은행(39.17%), 농협은행(14.90%), 수출입은행(13.58%), KEB하나은행(8.55%), 신한은행(8.51%) 등 채권단이 약 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부제철이 다시 매각대상에 이름을 올린 것은 악화된 재무구조 탓이다. 지난 10일 철강신년회에 참석한 김창수 사장은 "매각이 아닌 투자유치로 봐달라"면서 "신규 투자를 받아 경영정상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투자 유치가 되지 않는다면 현 상태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매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지만 동부제철의 재무건전성은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영업손실 규모는 265억원이며, 137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연간 순손실(1245억원)보다 크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철강산업은 암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철강수요는 자동차업계 부진, 건설경기 둔화국면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출 또한 미국 수입규제 영향과 중국 구조조정으로 인한 수입 감소로 생산량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재무건전성 악화에다 대내외 환경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동부제철은 가급적 신규 자금을 유치해 경영정상화에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제철은 매해 약 2조5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내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에 이어 국내 5위권 철강사로, 열연을 생산할 수 있는 전기로 설비와 냉연을 제조하는 당진공장, 컬러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각 생산능력은 열연 300만톤, 냉연 180만톤, 컬러강판 45만톤 등이다.

한 때 동부그룹 주력 계열사로 꼽혔지만, 전기로 건조 과정에서 예상치를 넘어선 막대한 비용 투입으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2014년 7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후 이듬해인 2015년 10월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에 돌입하면서 경영권을 넘겼다.

업계에선 인수 의향사들이 제조업과는 거리가 멀어, 동부제철의 경영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을 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동부제철을 인수할 만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빠진데다, 투자 의향을 보인 후보군들이 철강사업을 이어갈 적격자인 지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동부제철은 자율협약 당시 당진열연공장 가동을 중지하면서 주요 매출을 냉연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당시 전기로는 최신설비였으나 수 년간 가동이 멈췄고, 정상화하려면 조 단위 투자가 예상돼 자금 부담이 만만치 않다.

채권단은 당진 전기로 분리 매각, 패키지딜 형태로 여러 번 인수자를 찾았지만 모두 실패했다. 2017년엔 이란 카베스틸이 당진 전기로에 관심을 보였으나 대이란 제재로 불발된 바 있다. 2014년엔 포스코가 동부당진발전에 인수 의향을 보이자 인천공장과 함께 패키지 딜을 제안했지만 재무 부담을 느낀 포스코의 거절로 끝내 무산됐다.

현재 주요 후보군은 철강업과는 거리가 멀다. KG그룹은 KG케미칼,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KG씨에스에너지, KG ETS, 이데일리 등이 주요 계열사이며, 다른 곳은 PEF(사모펀드)로 알려졌다. 자금여력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과 인수 매력을 높인 뒤 다시 매물로 내놓을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요 철강사들이 인수전에서 빠진 것은 여력이 부족한 탓도 있으나 그만큼 매력이 없다는 뜻"이라며 "인천은 운영을 지속하되, 가동이 멈춘 당진공장은 추후 부지용도를 변경하거나, 해외 투자자의 경우 한국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동부제철은 기술유출 등을 이유로 해외 매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김창수 사장은 "(해외에) 넘어가는 것은 자체적으로 막을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적합한 투자자를 찾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크레디트스위스증권 등 자문사는 인수 의향사들을 중심으로 2~3주간 실사 뒤 내달 중순경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최종 인수자 확정 시 동부제철은 오는 3월 새주인을 찾게 된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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