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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압도’ 붉은 악마, 그래서 더 짠했던 “괜찮아”


입력 2019.01.26 01:31 수정 2019.01.26 01:32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 = 김평호 기자

[아시안컵]응원전에서 카타르 완벽 압도

아쉬운 패배에 고개 숙인 선수들 위로

25일 오후(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이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한국과 카타르의 8강전서 붉은 악마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25일 오후(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이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한국과 카타르의 8강전서 붉은 악마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과 카타르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이 열린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이 붉은 악마들의 함성과 아쉬움으로 교차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후반 33분 하팀에게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1960년 이후 59년 만에 우승 도전에 나섰던 한국의 꿈은 또 다시 무너지고 말았다. 다소 아쉬운 경기였다. 이날 한국은 경기 내용에서 일방적인 주도권을 쥐고도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패배를 피할 수 없었다.

힘겨운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태극전사들이 큰 힘을 낼 수 있던 것은 이날 경기장을 찾아 승리의 기운을 불어 넣어 준 교민들의 공이 컸다.

UAE에는 약 1만3000명의 교민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휴일이 금요일이라 평소보다 많은 관중들의 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을 찾았다. 반면 카타르는 아랍에미리트와의 단교 여파로 중동 지역에서 경기가 열렸음에도 소수의 관중들만이 경기장을 지켰다.

수적으로 카타르를 압도한 붉은 악마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경기 시작 전부터 봉 막대기를 이용해 ‘대한민국’ 구호를 큰 소리로 쏟아냈다. 이어 응원가 ‘오 필승 코리아’가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을 덮었다.

교민들은 최전방에서 황의조와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뜨거운 함성과 박수를 보냈고, 반면 카타르의 반칙이 나올 때는 야유를 퍼부었다. 교민들이 응원 소리에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카타르 관중들은 비교적 조용하고 차분하게 경기를 지켜봤다.

전반 26분 한때 소수의 카타르 관중들을 중심으로 응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듯싶었지만 곧바로 붉은 악마가 ‘오 필승 코리아’를 부르며 압도했다. 워낙 붉은 악마의 함성이 높았던 탓에 마치 한국에 온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후반 23분 소강상태가 이어지자 응원단은 또 다시 “힘을 내라 한국”을 외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25일 오후(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이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한국과 카타르의 8강전에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0-1로 패배한 후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25일 오후(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이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한국과 카타르의 8강전에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0-1로 패배한 후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하지만 야속하게도 선제골은 한국이 아닌 카타르의 몫이었다. 카타르는 후반 33분 역습 상황에서 하팀이 회심의 왼발슈팅을 성공시키며 먼저 앞서나갔다.

실점 이후 다급해진 한국은 1분 뒤 이용의 측면 크로스를 황의조가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기록하는 듯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산됐다. 결국, VAR까지 가는 판정 끝에 황의조의 발이 반 발 정도 앞서 있던 것으로 판명되면서 골은 인정되지 않았다.

이후 한국은 동점골을 위해 수비수 김민재를 최전방에 배치시키는 등 사력을 다했지만 적재적소에 침대 축구를 구사하며 맞선 카타르 저항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김진수 등 몇몇 선수들은 쉽게 그라운드를 벗어나지 못했다.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른 선수들이 응원단에 다가가 감사의 뜻을 표현하자 여기저기서 “괜찮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타국 땅에서 보기 드문 홈경기 분위기가 연출됐고, 누구도 한국의 승리를 부정하지 않았기에 태극전사들을 목이 터져라 응원했던 현장의 울림은 더 짠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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