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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판정 때문이냐?” 경기 후 더 난감했던 벤투


입력 2019.01.26 10:40 수정 2019.01.27 00:20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 = 김평호 기자

카타르에 막혀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 좌절

기자회견서 벤투 감독에게 난감했던 질문들 쏟아져

기자회견장에서 외신 기자들의 난감한 질문을 받은 파울루 벤투 감독.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기자회견장에서 외신 기자들의 난감한 질문을 받은 파울루 벤투 감독.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중동의 복병 카타르에 막혀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 꿈이 좌절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 기자회견장에는 경기 직후 정적이 감돌았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후반 33분 하팀에게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로써 1960년 이후 59년 만에 우승 도전에 나섰던 한국의 꿈은 또 다시 무너지고 말았다.

경기 직후 벤투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관계자, 현장 취재에 나섰던 미디어 모두 석패에 대한 아쉬운 감정을 차마 어떻게 표현할 수 없어 침묵만 지킬 뿐이었다.

패장으로 공식 기자회견장에 먼저 들어선 벤투 감독이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그는 경기 직후 “카타르의 승리를 축하한다. 우리가 경기를 원하는 대로 지배하고 컨트롤하고 싶어 했지만 조직력이 뛰어난 카타르가 5백을 쓰며 경기 잘 풀어나갔다”고 평가했다.

이어 “득점 기회를 많이 창출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상대보다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실수로 득점을 허용했다”며 “결국 상대가 우리보다 효율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패장에게는 다소 가혹했던 질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듣기에 따라 다소 불편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한 외신 기자는 “경기 끝나고 일부 선수들이 심판에게 항의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이유와 심판 판정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싶다”는 노골적인 질문을 던졌다.

순간 현장에는 묘한 기운이 흘렀다.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담당관도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던 찰나 벤투 감독이 선뜻 질문에 대답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결론만 말하면 판정이 영향에 미치지 않았다”며 “단지 부심이 조금 압박을 받는 상황을 보이긴 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경기에서 내가 듣기론 가급적 심판들이 플레이를 끊지 않고 이어지게 한다고 들었지만 우리 쪽 부심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이외에 옐로카드가 나오는 기준도 명확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심판 판정 때문에 탈락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회를 효율적으로 살리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문제의 원인을 짚었다.

25일 오후(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이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한국과 카타르의 8강전에서 손흥민이 비디오 판독에 항의하고 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25일 오후(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이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한국과 카타르의 8강전에서 손흥민이 비디오 판독에 항의하고 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듯한 난감한 질문도 나왔다.

또 다른 외신 기자는 “토너먼트서 탈락을 한 팀은 우리를 이긴 팀이 우승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카타르의 우승 가능성을 점쳐 달라”고 질문을 던졌다.

다시 난감한 질문을 받은 벤투 감독은 원론적인 답변으로 응수했다.

그는 “4강 진출 팀들은 모두 우승 가능성이 열려있다 생각한다”며 “카타르는 상당히 좋은 팀이고 기술적인 능력을 보유했다. 역습 시 빠르고 효율적인 모습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바라는 우승 팀에 대해선 카타르가 아닌 이란을 꼽았다.

벤투 감독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과는 별개로 질문에 답하자면 국적이 같은 감독이 팀을 맡고 있는 이란이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란의 사령탑 카를로스 케이로스는 벤투 감독과 국적이 같은 포르투갈 출신이다.

경기에 패했기 때문에 이날 벤투 감독의 기자회견은 유쾌하지 못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특히 벤투 감독에게 쏟아진 외신 기자들의 질문들은 이날 한국의 경기력만큼이나 난감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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