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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흔한 "法판결 존중한다" 조차 말하지 못한 靑


입력 2019.02.02 00:00 수정 2019.02.02 02:58        이충재 기자

최측근 김경수 구속에 사흘째 '무거운 침묵'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판결" 공식입장 유지

야당 靑향해 '대통령이 응답해야 한다' 투쟁

최측근 김경수 구속에 사흘째 '무거운 침묵'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판결" 공식입장 유지
야당 靑향해 '대통령이 응답해야 한다' 투쟁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청와대는 김경수 경남지사 법정 구속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는 '무대응 전략'을 이어갔다. 지난 30일 판결 직후 김의겸 대변인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판결이다. 최종 판결까지 차분하게 지켜보겠다"고 말한 것이 전부였다. 이후 사흘째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쏟아지는 질문에 '노코멘트'…"法존중" 말하지 못해

1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쏟아지는 질문에 대해 "대변인 입장과 동일하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틀만에 기자실을 찾은 대변인도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 "아는 바 없다"고 피해갔다.

그 흔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커녕 어슷한 어취(語趣)조차 없었다. 그만큼 재판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미다. 전임 정부에서 대통령의 측근이 구속되는 등 '불편한' 법원의 판결이 나왔을 때에도 청와대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최측근 인사의 구속 결정에 '심기경호' 차원에서 청와대가 '침묵시위'를 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김경수 경남지사 법정 구속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는 무대응 전략을 이어갔다. 그 흔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커녕 어슷한 어취(語趣)조차 없었다.ⓒ연합뉴스 청와대는 김경수 경남지사 법정 구속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는 무대응 전략을 이어갔다. 그 흔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커녕 어슷한 어취(語趣)조차 없었다.ⓒ연합뉴스

당혹과 불만...'보복판결' 與주장에 무언의 동조

특히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는 청와대의 공식 답변에는 재판 결과에 대한 '당혹'과 함께 '불만'도 섞여 있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무죄 판결을 예상했다"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번 판결에 대한 불쾌한 표정이 읽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속이 편할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적폐판사의 보복판결'이라며 거세게 반발하는 여당에 대한 무언의 동조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여당 입장을 참고해 달라"고 말했다.

"文대통령, 이 시점에 '사법부 존중' 말하는 게 도리"

그렇다고 청와대가 마냥 무대응으로 일관하기도 어렵다. 이미 김 지사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판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 31일 답변 조건인 참여 인원 2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청와대는 국민청원에 공식 답변을 해야한다. 그동안 청와대는 법원 판결 등과 관련한 답변에서 3권분립 원칙에 따라 "사법부 관련 사항은 언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사안 역시 비슷한 수준에서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문 대통령을 향해 "응답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김 지사로부터 보고를 받았는지,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문 대통령이 적어도 본인이 드루킹의 최대 수혜자가 아니라면 이 시점에 ‘사법부를 존중한다’는 말을 해주는 게 도리"라고 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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