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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고 온 여야


입력 2019.02.07 11:00 수정 2019.02.07 10:44        이유림 기자

"재래시장 활기찬 모습" vs "서민들 지갑 열기 두려워"

"김경수 꺼내달란 목소리" vs "민주주의 파괴, 엄벌하란 요구"

"재래시장 활기찬 모습" vs "서민들 지갑 열기 두려워"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야는 설 연휴 동안 청취한 민심이 모두 자신들 편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은 김경수 경남지사 법정 구속에 대한 비토 목소리가, 야당 의원들은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컸다고 각각 전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연휴 기간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거리를 다녔는데 대체로 기대하고 성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이번 설에 큰 사건사고가 없고 구제역도 확산되지 않아 다행스럽다는 이야기와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한 기대감, 문재인 정부의 경제 활력 회복 노력에 대한 긍정 평가가 있었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경제 상황에 대해 "재래시장과 대형마트가 굉장히 활기찬 모습이었다. 소비심리가 살아있다는 걸 느꼈다"며 "골목상권 활성화가 과제라고 생각했지만, 전체적으로 비교적 안정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판결을 바라보는 민심에 대해 "정치적 입장에 따라 평가가 달랐는데, '(구속은) 좀 과한 것 아닌가' 조심스러운 이야기가 있었다"며 "그 속에는 재판부 결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했다.

또 최근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상승하는 데 대해선 "시간이 지나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것은 아니다"라며 "문재인 정부는 과거 어떤 정부보다 자신감을 갖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들도 이것을 믿고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전한 민심도 비슷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경제 환경이 기술과 지식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분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계신 것 같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경제 살리기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지만, 체질 개선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며 "최근 정부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예타 면제를 했는데 이런 것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경수 지사 구속과 관련해선 '약을 먹어야 할 만큼 놀란' 민심에 대해 전했다. 강 대변인은 "미장원 원장님과 몇 분이 앉아계셨는데 김경수 지사 구속시키는 거 보고 속상해 죽겠다고, 약 먹지 않으면 정말 못 살겠다고, 빨리 꺼내 달라는 말씀을 하셨다"며 "김 지사에 대해 굉장히 큰 기대를 하고 무죄가 될 거라 확신을 하셨던 모양"이라고 했다.

"김경수 꺼내달란 목소리" vs "민주주의 파괴, 엄벌하란 요구"

지난달 31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달 31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반면 자유한국당이 청취한 민심은 여당과는 정반대였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지금 경제가 어렵다 보니까 너무 살기가 어렵다, 일자리가 없다, 청년들의 희망이 없어져 간 데 대해 많은 분이 안타까워하고 걱정하고 계셨다"며 "다시 꿈과 희망을 살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했다.

윤 대변인은 "이번 설에는 김경수 지사 구속, 손혜원 의원 투기 의혹, 서영교 의원 청탁 의혹, 이재명 지사 스캔들, 안희정 전 지사 유죄 판결 등 유난히 여러 가지 사건들이 겹치면서 민주당과 청와대, 집권 세력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누적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특히 민주당이 김 지사를 공천해서 이렇게 큰 문제를 일으키고, 330만 경남도민이 경남도지사가 없는 경남 도정 공백 상태를 맞이하게 된 데 안타까움이 있었다"며 "또 전 세계 역사에 전무후무한 정도의 언론 댓글 조작은 민주주의를 파괴한 엄중한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고 알렸다.

또 남북관계와 관련해선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성과가 없다면 결국 허송세월한 것이 되고, 북한이 핵을 더욱 고도화할 수 있는 시간만 벌어준 꼴이 되기 때문에, 아마 국민들이 실질적인 비핵화에 대한 성과가 없다면 상당히 냉담하게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설 민심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온통 경제 이야기였다. 특히 자영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먹고살기 힘들다는 한숨과 걱정이 그 어느 때보다 깊고 컸던 것 같다"며 "시장에 나가보면 명절 특수가 없어진 것 같고, 서민들은 지갑 열기조차 겁낸 설이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이나 여러 노동 정책은 속도가 급격하다고 하는 게 모든 국민들이 공감하는 문제"라며 "집권 여당의 경제 현황 인식에 대해 굉장히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경수 지사 판결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까지 열어놓고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댓글 조작의 반대급부로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다는 혐의도 나오는데, 김 지사가 단지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며 "김 지사가 당시 대통령 후보 대변인이었는데 누구에게 물었을지, 누가 책임자인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민주당이 스스로 도둑이 제 발 저리는 듯한 형태를 보임으로써 의구심을 키워가고 있다"며 "촛불 정권은 국민이 만든 정권이다. 국민이 갖고 있는 합리적 의문에 대해 여당과 청와대는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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