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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도화선' 2.8독립선언…새로운 100년 앞두고 '군불'


입력 2019.02.08 18:00 수정 2019.02.08 18:42        이유림 기자

홍영표 "새로운 100년 위해 힘 모아야…한반도 평화 계기 만들겠다"

홍영표 "새로운 100년 위해 힘 모아야…한반도 평화 계기 만들겠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YMCA에서 열린 동경 2.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에 조영진 한국독립유공자협회장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YMCA에서 열린 동경 2.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에 조영진 한국독립유공자협회장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건국 이래에 문화와 정의와 평화를 애호하는 우리 민족은 정의와 자유를 기초로 한 민주주의 선진국의 모범을 본받아 새로운 국가를 건설한 후 세계 평화와 인류 문화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을 확인하는 바이다. - 2.8 독립선언서 내용 중 일부 -

지난 1919년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불을 붙였던 2.8 독립선언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8일 서울과 도쿄에서 동시에 열렸다.

2·8 독립선언 장소였던 일본 도쿄 지요다구 재일본 한국 YMCA 한국문화회관에서 '2·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 전야제'가, 같은 시각 한국에선 서울 종로2가 서울 YMCA 대강당에서 '동경 2·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2·8 독립선언은 1919년 2월 8일 일본에 유학하던 한국인 학생들이 한국의 독립을 요구하는 선언서와 결의문을 선포한 사건으로, 3·1 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의 도화선이 됐다. 당시 식민지 지배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나온 독립선언이지만, 3·1 운동 등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정부여당이 3·1 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의 초석을 놓겠다고 각오를 세우고 있는 만큼, 이날 행사는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의 군불을 지피기 위한 전초전 성격이 짙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홍영표 원내대표가 대표로 참석했다. 현재 2·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사업추진 위원장도 독립운동가 후손인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맡고 있다.

홍 원내대표가 참석한 서울 기념식에선 올해 백수를 맞은 임우철(1920년생) 애국지사가 만세삼창을 선창했고, 조영진 한국독립유공자협회 회장(1922년생)과 승병일(1926년생) 애국지사도 참석했다. 독립유공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생존한 항일 애국지사는 35명이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96세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YMCA에서 열린 동경 2.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조영진 한국독립유공자협회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YMCA에서 열린 동경 2.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조영진 한국독립유공자협회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병구 국가보훈처 차장은 축사에서 "2·8 독립선언은 국권을 빼앗긴 암흑 속에서 조국 자주독립의 빛을 밝히기 위한 피 끓는 외침이었다"며 "그 외침은 민족적 독립 만세운동인 3·1운동의 도화선이 됐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정부는 100년 전 조국독립과 항일투쟁 의지를 전 세계에 알렸던 선열들의 고귀한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며, 이를 토대로 모든 국민이 함께 '새로운 희망의 미래 100년'을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석하 서울YMCA 회장은 원종남 이사가 대독한 기념사에서 "2·8 독립선언은 단순히 한인 청년 학도들만의 쾌거가 아니라 동아시아는 물론 온 인류에 고하는 독립선언"이라며 "억눌리고 고통당하며, 압제당하고 자유를 빼앗긴 이들에 대한 해방의 선언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일제 식민지 잔재를 제대로 청산해내지 못한 우리의 현실은 자축하기에 부끄러운 일들이 많다"면서 "2·8 독립선언이 단지 과거의 사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미래를 창조하는 그 정신적 동력으로서 다시 조명되고 길이 계승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이날 축사에서 "남북이 분단돼 있지만, 다행스럽게 남북 정상이 수시로 만나고 북미 정상도 두 번째 회담을 앞둬 핵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 찾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2·8 독립선언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와 함께 올해 반드시 한반도에서 평화를 정착시키고 한반도가 세계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YMCA에서 열린 동경 2.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에 조영진 한국독립유공자협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YMCA에서 열린 동경 2.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에 조영진 한국독립유공자협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기념식 이후 '2·8 독립선언 정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한 이덕주 서울YMCA 시민논단위원회 위원의 강연이 이어졌다.

이 위원은 2·8 독립선언서 본문에 나오는 단어들을 분석한 결과 '민족'이 45회로 가장 많았고 일본(36회), 한국·조선(33회), 독립(14회), 자유(13회), 평화(11회)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8 독립선언을 주도한 청년 학생들은 '불행한' 현실에서 과거 역사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현실을 진단하였으며 '행복한' 미래를 내다보았다"고 분석했다.

이 위원은 같은 날 라디오 출연해 "우리가 민족주의를 말하면 국수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당시 이분들은 우리 민족이 세계 평화와 인류 문화에 공헌할 것이라고 봤다"며 "독립은 수단이고, 독립된 다음 우리는 자주 독립된 국가로서 세계 무대에 당연히 참여할 것이라고 봤다는 점에서 당시 청년들의 위대한 통찰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날 문재인 대통령도 페이스북에서 "오늘 '2·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행사가 도쿄 재일한국 YMCA와 서울 YMCA에서 동시에 열린다"며 "'2·8 독립선언'의 의미를 되새기며 3.1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지는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리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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