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 쏘리’ 첼시, 이탈리아 동행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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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2월 16일 20:56:09
    ‘사리 쏘리’ 첼시, 이탈리아 동행 종지부?
    맨시티에 0-6 대패, 사리 감독 경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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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2-11 11:50
    스포츠 = 김윤일 기자
    ▲ 이탈리아 출신 첼시 감독들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전술의 대가 마우리치오 사리 첼시 감독이 혹독한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첼시는 11일(한국시각),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원정 경기서 0-6 참패했다.

    이로써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첼시는 골득실에서 밀리며 아스날에 5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반면, 맨시티는 한 경기 덜 치른 리버풀을 밀어내고 다시 선두 자리에 복귀했다.

    전반 25분 만에 4실점한 첼시 수비진은 그야말로 추풍낙엽이었다. 전술적으로 완벽했던 맨시티는 시종일관 상대를 두들겼고, 당황한 첼시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대두되는 게 바로 사리 감독의 경질이다. 급기야 사리 감독은 이번 맨시티전이 끝난 뒤 기자들로부터 경질 여부에 대한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이에 대해 사리 감독은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로부터 전화를 받은 건 없다. 축구 감독은 원래 위험이 따른다. 그래서 특별하게 걱정하지 않는다. 궁금하다면 구단에 물어보라”라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첼시와 이탈리아 출신 감독과의 인연도 종지부를 찍는 것 아닌가란 우려의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첼시는 예로부터 이탈리아 감독 선임에 적극적이었고, 대부분 성공적인 결과물을 받아들었다.

    이탈리아 출신 최초의 첼시 사령탑은 선수 겸 감독으로 유명한 지안루카 비알리다. 1996년 루드 굴리트 전 감독의 부름을 받아 첼시에 입성한 비알리는 입단 1년 반 만에 덜컥 감독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의 나이 33세일 때 일어난 일이다.

    플레잉 감독인 비알리 체제에서의 첼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부임 첫 해 UEFA컵 위너스컵 우승을 차지했고, 곧바로 리그컵 정상에도 올랐다. 이듬해에는 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UEFA 슈퍼컵을 차지했으며 리그에서도 1970년 이후 가장 높은 3위에 오르게 된다.

    1999-00시즌에도 FA컵에 이어 2000-01시즌 채리티 실드(현 커뮤니티 실드)를 들어 올렸지만 리그 시작 5경기 만에 돌연 경질되고 만다. 이유는 선수들과의 불화였다. 하지만 1년 반 동안 무려 5개의 우승을 차지한 그는 첼시 팬 모두가 인정하는 레전드로 추앙받고 있다.

    비알리에 이어 부임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 첼시 감독들 중 유일하게 무관에 그쳤지만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재임 기간 팀을 인수한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가차 없이 그를 경질하고 만다.

    ▲ 로베르토 디마테오는 첼시의 숙원이었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 게티이미지

    조제 무리뉴, 펠리페 스콜라리를 거치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첼시 수뇌부는 2009년 ‘우승 청부사’ 카를로 안첼로티를 선임한다.

    AC 밀란 시절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두 차례나 차지한 그에게 주어진 숙제는 분명했다. 바로 빅이어였다. 하지만 안첼로티가 2년간 머물며 첼시에 안겨준 트로피는 프리미어리그와 FA컵, 그리고 커뮤니티 실드에 그쳤다.

    로베르토 디 마테오는 첼시 역사상 가장 극적인 순간을 맞이한 감독이다. 안드레 빌라스 보야스 감독 후임으로 임시 감독직에 오른 그는 그토록 염원하던 챔피언스리그의 한을 풀었고, 내친김에 FA컵까지 더블을 이뤄냈다. 이듬해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시즌의 절반도 치르기 전에 경질 수순을 밟았다.

    안토니오 콘테 역시 부임 첫해 ‘쓰리백’ 열풍을 몰고오며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 FA컵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만 콘테 역시 상호계약해지의 수순을 밟고 팀을 떠났다.

    ▲ 첼시와 사리 감독의 동행이 오래가지 않을 듯 보인다. ⓒ 게티이미지

    첼시가 이탈리아 감독을 중용한 이유는 홈구장 스탬포드 브리지의 위치와 결부시켜 봐야 한다. 스탬포드 브리지는 영국 런던 서부 해머스미스-풀럼구에 위치한 런던의 대표적인 부촌인데 이 지역은 이탈리아계 이민자가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인수하기 전, 첼시는 ‘용병구단’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를 갖고 있었다. 외국인 선수의 비율이 유독 많았던 첼시였는데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 출신 선수들이 상당수였다. 팀의 레전드로 추앙받는 지안루카 비알리, 지안프랑코 졸라, 로베르토 디 마테오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역사가 이탈리아 감독을 중용하게 된 배경이다.

    1905년 창단한 첼시는 114년 역사에서 모두 28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리그 6회, FA컵 8회, 리그컵 5회, 커뮤니티실드 4회, 유럽클럽대항전 5회 등이다.

    이 가운데 이탈리아 출신 감독들 4명이 합작한 트로피의 개수는 12개에 달한다. 이는 첼시 역사상 최고로 꼽히는 조제 무리뉴(8개)보다 많으며 수많은 잉글랜드 출신 사령탑(8개)이 이뤄낸 성과보다 훌륭하다. 하지만 사리 감독이 이번 시즌 무관에 그친다면 이탈리아 출신과의 동행도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이 농후해진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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