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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권 행사 강화하는 국민연금의 또 다른 속내


입력 2019.02.13 06:00 수정 2019.02.13 07:09        이미경 기자

국민연금, 보유주식 평가액 1년새 15조 감소…보유 종목 85% 수익률↓

주주가치 제고 목적 외에 주식수익률 부진에 따른 배당요구 더 커질듯

국민연금, 보유주식 평가액 1년새 15조 감소…보유 종목 85% 수익률↓
주주가치 제고 목적 외에 주식수익률 부진에 따른 배당요구 더 커질듯


정부주도의 스튜어드십 코드 활용 독려와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착한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 크지만 또 다른 이유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수익률이 시원치 않은 것도 이유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게티이미지뱅크 정부주도의 스튜어드십 코드 활용 독려와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착한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 크지만 또 다른 이유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수익률이 시원치 않은 것도 이유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게티이미지뱅크

국민연금이 최근 기업들에 대한 배당확대 요구 등 주주권 행사에 과속 행보를 이어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주도의 스튜어드십 코드 활용 독려와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착한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 크지만 또 다른 이유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수익률이 시원치 않은 것도 이유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달부터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투자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미리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주권 행사 강화에 대한 행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총 종목수 주식평가액은 지난 11일 기준으로 107조3101억7443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7년 12월 말(122조2388억7124만원)보다 14조9286억9681만원이나 줄어든 수치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이 5% 이상 보유한 종목들의 주가 수익률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장마감 기준으로 지분 5% 이상 보유한 종목 293개 가운데 248개 종목의 주가는 2017년 말 기준대비 하락했다.

사실상 국내 주식서 주가상승에 따른 이익을 본 종목은 전체에서 15.36%에 불과한 셈이다.

최근 연기금 고갈론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고 보유주식의 수익률이 부진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가 사회적 관심으로 대두되면서 배당확대 요구 등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를 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주가 수익률 부진으로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이슈가 됐던 '10%룰'도 적극적 주주행사에 앞서 딜레마가 되는 요인이다. '10%룰'은 국민연금이 지분율 10%가 넘는 기업에 대해 단순투자일지 경영참여일지를 결정해야한다. 국민연금이 경영참여를 선언하게 되면 주요 주주로 편입이 돼 적극적인 주주행사가 가능해지지만 동시에 보유지분 변동사항 5일 이내 공시, 6개월 이내 단기 매매차익 반환 등이 이뤄져야한다.

앞서 국민연금이 11.56%의 지분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에 대해 경영참여를 안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단기매매차익 반환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 참여로 10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토해내는 것이 주가수익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큰 고민거리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짠물 배당 기업에 대해 배당확대를 적극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통상 배당확대에 나서는 기업일수록 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10%룰을 적용받지 않는 10% 미만의 지분 보유 종목들 가운데 배당여력이 낮은 기업들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배당확대를 요구한 한진칼, 남양유업, 현대그린푸드를 제외한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들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보유한 종목들 가운데 삼성SDI의 배당성향이 9.55%에 불과했고, GS건설(13.51%), 삼성에스디에스(24.58%), 삼성전기(11.53%), LG생활건강(22.72%), 동원F&B(20.41%), 신세계L&C(8.39%) 등의 종목들 배당성향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오정근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는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낮아서 국내 주식이 저평가된 것이 수익률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배당성향을 높여서 주가 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경제 추세를 외면하고 연구개발을 해야하는 기업들에게 과도하게 배당만 요구하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나라 주식비중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주주가치 차원에서 배당을 늘리는 것이 무조건 좋은 방법은 아닐 것"이라며 "대표적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기업들에게 무조건 배당확대만을 요구할게 아니라 투자전략을 잘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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