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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점 깨지는 부동산 신탁사, 시장 재편 가속화


입력 2019.02.22 06:00 수정 2019.02.22 06:08        이미경 기자

금융지주사 계열 신탁사들, 자금동원력 탁월해 시장우위 점해

군소 신탁사들 과당경쟁에 밀려 도태되거나 매물로 나올수 있어

금융지주사 계열 신탁사들, 자금동원력 탁월해 시장우위 점해
군소 신탁사들 과당경쟁에 밀려 도태되거나 매물로 나올수 있어


부동산신탁업자 추가 인가를 위한 외부평가위원회가 내달 초 열리고 예비인가를 받는 신규 3곳이 밝혀질 예정이다.ⓒ게티이미지뱅크 부동산신탁업자 추가 인가를 위한 외부평가위원회가 내달 초 열리고 예비인가를 받는 신규 3곳이 밝혀질 예정이다.ⓒ게티이미지뱅크

내달 초 인가를 받는 신규 부동산신탁사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신탁업에 눈독을 들이는 금융지주회사와 증권사들이 최근 많아지면서 향후 업권 인수합병(M&A) 등 사업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신탁업은 부동산을 수탁받아 운용하거나 개발해서 수익을 나누는데 지난 2016년에 법이 새롭게 개정되면서 부동산신탁회사가 재개발과 재건축을 직접 시행해왔다. 이 때문에 부동산신탁사에 눈독을 들이는 금융회사들이 많아졌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신탁업자 추가 인가를 위한 외부평가위원회가 내달 초 열리고 예비인가를 받을 신규 3곳이 밝혀진다. 예비인가를 받은 3곳의 신규업체들이 본인가를 신청하면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

기존 11곳 외에 이번에 신규 부동산신탁사가 나오는 것은 10년 만이다. 1991년에 처음 도입되고 2009년 이후 새롭게 인가받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굳게 닫혔던 업권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부동산신탁시장의 재편이 가속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이 신규 부동산신탁사 모집에 착수할 당시에 기존의 신탁사들은 볼멘소리를 냈다. 금융지주사와 대형증권사, 시중은행 등이 부동산신탁업에 뛰어들 경우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또 기존의 군소회사들의 경영난도 우려요인이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신한금융지주가 아시아신탁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독과점체제를 지속하던 부동산신탁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기존에 있던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도 금융지주회사가 모회사로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신탁과 유사한 구조다.

새로 신규로 인가를 받을 3곳도 금융지주회사와 컨소시엄 증권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부동산신탁업 사업자들의 덩치가 이전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신탁업을 계열회사로 두게 되면 부동산 관련 비즈니스 참여가 수월해지고 동시에 종합자산관리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최근 금융회사들의 관심도는 높아지고 있다.

최근 IB수익 비중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증권사들도 부동산신탁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불확실해진 시장분위기로 사업다각화에 나서기 위해 IB영역확대 차원에서 부동산신탁업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이번 추가 인가에서 증권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것도 이런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지주사나 대형증권사에 편입되는 부동산신탁사들의 경우 부동산개발사업을 위해 자금동원력이 커지면서 사업성과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기초체력이 탄탄한 모회사와 관계회사들로부터 자금을 쉽게 동원할 수 있어 리스크 부담도 적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비즈니스 가운데 가장 큰 사업이 토지 개발사업인데 땅을 사는 자금과 공사비, 기타세금 등의 총 사업비는 일정수준의 자기자본이 필요하다"며 "자기자본이 없으면 대출을 받아야하는데 전체 토지비의 20%, 총사업비 10% 중의 큰 금액이 있어야 부동산 PF가 가능한데 이런측면에서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들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규모의 경쟁에서 밀린 군소사들의 경우 금융회사들을 모회사로 둔 신탁회사들과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향후 수익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는 과당경쟁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군소사들이 시장에서 매물로 나오거나 금융사들과 합종연횡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10여년간 굳게 닫혀있던 부동산신탁업계가 대형 금융회사를 관계회사로 두고 있는 회사를 중심으로 시장이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당경쟁으로 더이상 경영이 힘들어진 부동산신탁사들이 인수합병이나 피인수되기 위한 물밑작업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며 "부동산신탁업은 인건비를 제외하면 크게 들어갈 고정비용이 없기 때문에 금융지주사 입장에는 비교적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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