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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뛴다-7] SK 재계 2위 눈앞…최태원의 도전은 계속된다


입력 2019.02.25 06:00 수정 2019.02.25 10:28        박영국 기자

총수 세대교체 바람으로 재계 맏형 역할

반도체 특수, 잇단 신사업 투자로 그룹 위상도↑

최태원 SK 회장이 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벨베데르 호텔에서 '기업 가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란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방법론으로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SK 최태원 SK 회장이 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벨베데르 호텔에서 '기업 가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란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방법론으로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SK

총수 세대교체 바람으로 재계 맏형 역할
반도체 특수, 잇단 신사업 투자로 그룹 위상도↑


재계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위상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최근 잇달아 이뤄진 대기업 총수 세대교체로 재계 모임에서 최 회장이 ‘맏형’ 역할을 해야 되는데다, 최 회장의 경영철학인 ‘사회적 가치’는 대·중소기업 상생을 중시하는 정부와 코드가 일치한다. 최 회장이 이끄는 SK그룹도 자산가치가 급등하며 현대자동차그룹의 2위 자리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6월 구광모 회장이 LG 총수에 오른 이후 사실상 재계 맏형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 참석을 비롯, 올해 1월 청와대 신년회와 기업인과의 대화 등 기업인들이 모이는 자리마다 재계 총수들의 리더 역할을 맡아왔다.

50대 초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68년생)을 비롯, 40대 후반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70년생), 40대 초반인 구광모 LG그룹 회장(78년생) 등 다른 4대그룹에 모두 젊은 총수들이 포진한 상황에서 60세를 바라보는 최 회장(1960년생)이 재계 모임 때마다 자연스럽게 다른 총수들을 이끄는 모습이 연출됐다.

연초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경제계 신년인사회에도 최 회장이 4대그룹 총수로서는 유일하게 참석하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재계 안팎에서 ‘사회적 가치 전도사’로 불리는 최 회장의 면모는 그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주고 있다. 중소·벤처기업, 사회적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시장 플레이어들과 함께 성장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은 대·중소기업 상생 뿐 아니라 혁신성장 측면에서도 효과적인 방법론으로 각광받고 있다.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혁신성장을 통해 일자리 창출 성과를 이끌어내야 하는 정부로서도 최 회장의 이같은 경영철학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최 회장은 지난달 24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 지속가능한 성장의 방법론으로 제시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도 ‘사회적 가치 전도사’역할을 하고 있다.

재계에서 SK그룹의 위상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SK그룹의 공정자산은 213조2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조6740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재계서열 2위 현대차그룹(220조5980억원)에 불과 7억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지난해 33조원에 달했던 격차를 5분의 1 가량으로 줄인 것이다.

SK는 최 회장이 인수를 주도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특수에 힘입어 매년 큰 폭의 자산규모 확대를 이뤄왔다. 지난해에도 ADT캡스, AJ렌터카 등을 인수한 게 자산 확대에 일조했다.

SK바이오팜 연구소.ⓒSK SK바이오팜 연구소.ⓒSK

SK는 평소 ‘딥 체인지’를 강조해 온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그룹 지주회사인 (주)SK를 필두로 각종 신성장 사업 발굴에도 나서고 있어 앞으로도 빠른 속도로 자산규모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바이오·제약 분야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SK(주)의 100% 자회사 SK바이오팜은 최근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인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유럽 내 상업화를 위해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Arvelle Therapeutics)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5억3000만달러(약 6000억원)로 유럽 지역 상업화를 위해 이뤄진 중추신경계 기술수출 중 최대 규모다. 이번 계약으로 SK바이오팜은 아벨의 신주 상당량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해 향후 기업가치 제고에 따른 추가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해졌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말 미국 FDA에 NDA 제출을 완료했으며 최근 FDA가 심사 개시를 공식화함에 따라 올해 11월 세노바메이트의 시판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CMO(의약품 위탁생산 업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M&A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단숨에 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2017년 아일랜드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인 ‘SK바이오텍 아일랜드’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미국 앰펙(Ampac Fine Chemicals) 인수에 성공했다. 글로벌 제약 시장을 양분하는 유럽과 미국에서 최고 기술력으로 고난이도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을 품에 안은 것이다.

연이은 글로벌 CMO 인수와 신약 상업화를 통해 SK는 오랜 목표였던 ‘글로벌 종합제약사(연구·개발부터 생산·판매까지 독자 수행)로의 도약’에 바짝 다가서게 될 전망이다. 신약 하나로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미국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종합제약사로의 성장은 국내 제약사에 전례가 없는 도전이다.

바이오·제약과 함께 SK의 신성장사업 투자의 또 다른 축은 에너지 분야다. 그룹 에너지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북미 최대 천연가스 및 원유 생산지의 고성장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셰일가스 G&P(Gathering & Processing) 기업인 유레카(Eureka)에 이어 지난 5월 미국 셰일원유·가스 G&P 기업인 브라조스 미드스트림(Brazos Midstream)에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특히 유레카 투자 후 두 달여 만에 600만 달러의 4분기 배당액을 확보하며 조기에 투자 수익을 거둬들이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향후 전망도 밝다.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수요 증가에 힘입어 미국 정부는 대규모 셰일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등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2019년까지 현 2배 수준으로 운송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SK그룹의 위상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면서 “향후 신성장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재계에 큰 판도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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