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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체제' 첫 시험대는 4·3재보선


입력 2019.02.28 04:00 수정 2019.02.28 05:53        정도원 기자

'선거 경쟁력' 보여야 당 장악력 높일 수 있어

4·3 재·보궐선거 반드시 '2전 2승' 해야할듯

'선거 경쟁력' 보여야 당 장악력 높일 수 있어
4·3 재·보궐선거 반드시 '2전 2승' 해야할듯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사진)가 27일 오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50.0%의 득표율로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당기를 넘겨받아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사진)가 27일 오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50.0%의 득표율로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당기를 넘겨받아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닻을 올린 '황교안호(號)'는 눈앞에 놓인 4·3 재·보궐선거라는 파고를 넘어 순항할 수 있을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50.0%의 득표율로 새 당대표로 선출됐다. 다만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37.7%로 2위에 머문 점은 '민심을 잡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당권경쟁 기간 내내 오세훈 미래비전위원장은 "'탄핵 총리'로는 선거 필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태 의원은 "자신의 선거를 한 번도 치러본 적 없는 사람이 남의 선거에 총책임자를 한다는 게 무리가 있지 않겠느냐"고 공격했다.

황 대표가 이같은 우려를 씻어내기 위해서는 한 달여 뒤로 다가온 4·3 재보선에서 승전보를 울려야 한다. 이번 재보선이 치러지는 지역구는 경남 통영고성과 창원성산이다. 그동안 '한국당 텃밭'으로 불려온 지역이지만, 현재 두 지역구 모두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다. 당 내에선 황 대표가 '2전 2승'을 해야 안정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한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 현장에서 "재보선이 치러지는 지역이 경남이고, 문재인정부가 민생경제에서 이렇게 죽을 쑤고 있는데 1승 1패라는 성적이면 '실망'이라는 반응이 나올 것"이라며 "황 대표의 입장에서는 2승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영고성, 黃 '오른팔' 정점식 예비후보 워밍업
인지도 앞서는 서필언·김동진 '전략공천' 반발


경남 통영고성에는 한국당 예비후보 세 명이 몸을 풀고 있다. 그 중 대검 공안부장 출신으로 황 대표가 법무부장관을 할 때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심판TF팀장을 맡았던 정점식 후보가 눈에 띈다.

황 대표는 사석에서 정 후보를 가리켜 "나의 오른팔과 같았던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각별한 애정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통영고성 지역 정가에서는 '전략공천설'이 돌면서 뒤숭숭한 상황이다.

KBS창원방송총국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5~17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당 후보 선호도에서 행정안전부 차관을 지낸 서필언 후보가 31.4%, 세 차례 통영시장을 지냈던 김동진 후보가 27.4%였다. 정점식 후보는 13.3%였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 후보는 벌써부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전략공천설'에 반발하고 있으며, 김 후보는 무소속으로 통영시장에 당선됐던 적이 있다. 전략공천이 이뤄진다면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등으로 야권 분열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 후보와 정 후보는 벌써부터 치고받는 모습을 보여 이같은 우려를 깊게 하고 있다.

정 후보는 전략공천 가능성을 의식한 듯 "당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승복하는 게 정당인의 올바른 태도"라며 "서 후보가 원하는 방향으로 되지 않으면 당 결정을 따르지 않겠다며 사실상 불복 의사를 밝힌 것은,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는 의사가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자 서 후보는 "본선에서 이기려면 공정한 기준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두고 '당 결정을 따르지 않겠다는 불복 의사'라고 표현한 것은 아전인수"라며 "공정한 룰에 따라 공천이 이뤄진다면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창원성산, 진보정당 강세인 영남의 대표 험지
'반드시 이길 판' 조성하기 쉽지만은 않을 듯


창원성산은 공단이 밀집한 지역으로 노조의 세가 강해, 경남에서도 전통적으로 한국당의 험지로 불려왔다. 2000년 16대 총선 이후 치러진 다섯 차례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진보정당이 세 차례 승리했다. 권영길·노회찬 전 의원이 이 지역에서 당선됐다.

한국당에서는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강기윤 전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적극적으로 몸을 풀고 있으며, 의지도 드높다. 다만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노회찬 전 의원과 맞붙어 완패한 전력이 있어 후보 경쟁력에 다소 의문을 품는 시각도 있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김태호 전 최고위원의 차출설이 나온다. 한국당 4선 의원은 "김태호 전 최고위원이 이번에 창원성산에 출마해 3선 의원으로 선수(選數)를 늘린 다음에,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유죄 판결이 확정돼 내년 총선과 동시에 도지사 재선거가 치러지면 그 때 지사로 옮기면 아주 좋다"고 말했다.

문제는 김 전 최고위원 본인의 출마 거부 의사가 완강하다는 점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때도 현지 거처까지 빌려놨던 독일 유학을 전격 취소하고, 당을 위해 경남도지사에 출마하는 '선당후사'를 결행했다.

김 전 최고위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선당후사도 한두 번이지, 지역에서 지나치게 잦은 출마가 이뤄지면 유권자 사이에 피로감이 번질 수 있다"며 "정치적 잠재력을 소진한다는 점에서도 썩 내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대표와 가까운 PK 지역의 한 의원은 최근 김 전 최고위원과의 통화에서 창원성산 보궐선거 출마 여부를 타진했으나, 김 전 최고위원이 "절대 나가지 않는다"고 선을 긋는 바람에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황 대표가 '삼고초려'를 한다 해도 김 전 최고위원이 재보선에 나설지는 의문"이라며 "황 대표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판 만들기'라는 난제를 마주하게 된 셈이지만, 역으로 4·3 재보선 전승을 이뤄낸다면 '선거 경쟁력'이 입증되면서 총선까지 탄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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