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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남-북 긴밀공조는 이뤄졌나?…난관에 부딪힌 우리외교


입력 2019.03.04 04:00 수정 2019.03.03 18:26        이배운 기자

北美, 영변외 핵시설 등 의제 함구했나…비핵화 낙관한 南 '머쓱'

'북한 대변인' 비판 자초한 文정부…韓美 정보소통 긴밀했나

北美, 영변외 핵시설 등 의제 함구했나…비핵화 낙관한 南 '머쓱'
'북한 대변인' 비판 자초한 文정부…韓美 정보소통 긴밀했나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예상을 깨고 결렬되면서 우리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그동안 한반도 문제 관련해 북미와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고 있음을 자신했지만 실제로 핵심적인 정보에 대해서 공유가 제대로 이뤄졌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지난 28일 북미정상회담 공동선언 합의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와 여당은 급하게 혼란 사태 진정에 나섰다.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있음을 대내외에 거듭 피력한 바 있다.

여당도 이같은 행보를 거들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은 지난달 12일 미국 워싱턴에 방문해 사흘 동안 한반도 비핵화 중재외교에 주력했다. 대표단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는 미 행정부와 의회 인사들에게 '북한의 진정성'을 설득하는데 주력했다.

이 외에도 정부와 여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인 합의를 기정사실화 한 듯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재가동 기대감을 한껏 띄었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도 잇따라 내비쳤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영변이외의 또 다른 지역에 대규모 핵 시설을 유지한 채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 대북제재의 전면적인 해제를 요구한 정황이 확연히 드러났다. 이에 우리 정부는 '무엇을 근거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을 주장해 온 것인가'라는 난감한 질문을 받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추가로 발견한 아직 공개되지 않은 핵 시설들이 있다. 그것을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해 북한이 놀랐던 것 같다"고 말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영변 핵시설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또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베트남을 떠나는 기내에서 "이번 결과(회담결렬)의 가능성도 준비가 돼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북측이 협상 테이블에서 보일 행동의 범위를 모두 예상하고 준비해 왔다는 의미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 당국자들이 우리 정부에 하노이 회담의 결렬 가능성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해줬는지, 그리고 시시각각 변화되는 회담 진행 과정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공유했는 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정부는 그동안 한미 균열을 우려하는 여론을 일축하며 양국이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여 왔다. 그러나 이번에 정부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사전에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앞서 전문가들은 북미간 상호 불신이 뿌리 깊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북측에 편향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미국측에 '중재자'로서의 신뢰를 줄 수 없다고 지적해 왔다.

정부는 북한이 여전히 핵 프로그램을 강행하고 있다는 논란이 수차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비핵화에 낙관적인 입장으로 일관했고, 그 결과 '북한 대변인'이란 비판을 자초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이제 한국이 북한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스스로 지렛대를 약화 시킨 꼴이다"고 지적하며 "이것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쓴소리를 할 땐 쓴소리를 하고, 미국에는 지금부터라도 중재 역할에 대한 신뢰를 주기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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