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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수소차 올인 아니다"…전기차와 투트랙 전략


입력 2019.03.05 10:14 수정 2019.03.05 10:17        박영국 기자

전체 친환경차 개발 목표 중 절반 이상 전기차

작년 세계 전기차 판매순위 폭스바겐 제체고 8위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 EV(위)와 수소전기차 넥쏘.ⓒ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 EV(위)와 수소전기차 넥쏘.ⓒ현대자동차

전체 친환경차 개발 목표 중 절반 이상 전기차
작년 세계 전기차 판매순위 폭스바겐 제체고 8위


"수소차에 집중하다가 주류인 전기자동차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최근 ‘수소경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전기차 개발에 매진하느라 전기차 개발여력이 분산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일고 있다.

수소차 분야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퍼스트 무버’의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미 전기차가 글로벌 친환경차 산업의 주류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만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수소차 못지 않게 전기차 경쟁력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선도 기술을 갖춘 수소차와 시장 확장속도가 빠른 전기차를 동시에 육성하는 ‘투 트랙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중장기 친환경차 개발계획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로 채울 정도로 이 분야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4년 말 ‘2020년까지 평균연비 25% 향상’을 골자로 하는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총 38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이겠다는 친환경차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은 전략은 올 들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2025년까지 친환경차 목표를 기존 38종에서 44종으로 확대했으며, 전기차는 기존 14종에서 23종으로 대폭 늘렸다.

현대차는 수소차 분야에서 오는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하고 연간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나, 전기차 분야에도 이에 못지않은 투자를 진행한다.

전기차 분야에는 수소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목표로 2023년까지 전용 플랫폼 및 신차 개발 등에 총 3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김세훈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연료전지사업부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현장에서 국내 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수소차와 전기차를 동시 개발하는 전략을 “포커게임을 할 때 카드를 2장 들 것인가 1장 들 것인가의 차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 다 양산하는 곳이 있느냐”면서 “많은 분들이 현대차는 왜 수소연료전지에 매달리냐고 하는데 우리도 코나, 쏘울 등 전기차를 내놨다. 국가마다 환경이 다르니 모든 상황에 대비해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개발해 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당시 CES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공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차급에 따라 배터리 용량을 가변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극대화하고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한층 진화된 전기차 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이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2019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유럽 디자인센터에서 제작한 새로운 전기차 콘셉트카를 선보이는 등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기아자동차 신형 쏘울 EV.ⓒ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 신형 쏘울 EV.ⓒ기아자동차

◆현대·기아차 전기차 판매실적 세계 8위…내수 위주 중국업체 제외시 4위

판매실적 측면에서도 이미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상위 클래스에 진입해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총 9만860대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순수 전기차)를 팔아 폭스바겐(8만2685대)을 제치고 제조사별 순위 8위를 차지, 처음으로 판매량 기준 '톱 10'에 들었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만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를 제외할 경우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 순위는 4위를 기록할 정도로 괄목한 성장을 이뤘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10위권 밖이었던 2017년(4만7000여대)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2016년(1만3000여대)과 비교하면 7배 이상 증가하는 등 판매량이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가 큰 폭으로 성장한 데는 현대차 코나 EV, 기아차 니로 EV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기반 신형 전기차가 등장한 영향이 컸다.

코나 EV의 경우 지난해 국내외에서 2만2천787대가 팔려 현대·기아차 전기차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으며, 니로 EV는 7362대가 판매됐다.

국내 전기차 시장 역시 올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으로 지난 달까지 현대·‘기아차의 올해 전기차 계약은 지난해 수준을 웃도는 추이를 보이며, 전기차가 올 해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5일 출시된 신형 쏘울 EV는 디자인 개선과 함께 기존 모델 대비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가 2배 이상(180km→386km) 늘었고, 첨단 편의 및 안전 사양도 대거 강화돼 국내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5월에는 3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기존 대비 강화된 상품성과 새롭게 적용된 사양을 앞세워 친환경차 전용 플랫폼으로서의 명예 회복에 나선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를 주도했던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과 기아차의 니로 EV 역시 경쟁사 차량 대비 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와 SUV 특유의 실용성, 다양한 자율주행 보조 기술 등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늘어난 것은 물론 완성도 높은 상품성을 바탕으로 최근 전기차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그리고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향후 친환경차 시장의 선도 주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이라고 밝혔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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