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지난해 호실적에 주주 친화주의 바람까지…배당 기대감 상승
‘배당킹’ NH투자증권 대기, ‘지주사 전환’ 우리금융은 소극적 배당
금융권, 지난해 호실적에 주주 친화주의 바람까지…배당 기대감 상승
‘배당킹’ NH투자증권 대기, ‘지주사 전환’ 우리금융은 소극적 배당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금융권이 ‘배당 잔치’에 나섰다. 작년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금융지주와 은행, 11년 만에 실적 최대치를 찍은 증권사 등이 속속 고배당을 결정했다. 아직 배당을 발표하지 않은 금융·증권사들의 배당 규모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권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사와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내면서 고배당 릴레이가 벌어질 전망이다. 여기에는 올해 ‘주주 친화주의’ 바람이 거세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기업들을 실적을 떠나서도 전년보다 배당 규모를 늘리는 추세다.
이달 증권가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일부 증권사들은 이미 통 큰 배당 계획을 밝혔다.
오는 27일 정기 주총을 여는 미래에셋대우는 보통주 1주당 22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33.4%로 지난해 대비 8.6% 포인트 올라갔다. 배당 총액도 전년 1247억원보다 300억원 가량 늘어난 1539억원 규모다.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메리츠종금증권은 주당 200원의 배당을 15일 열리는 주총에서 결의키로 했다. 배당성향은 38.91%로 전년 대비 2.22%포인트 늘어날 전망이다. 배당총액은 전년 1288억원에서 1394억원으로 100억원 정도 불어났다.
작년 배당사고로 홍역을 치른 삼성증권은 22일 주총에서 주당 1400원, 총 1250억원 규모의 배당을 결의한다.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배당성향은 46.03%로 전년보다 약 10%포인트 이상 증가했고 총액도 893억원에서 125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NH투자증권 배당도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NH투자증권은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을 자랑해온 증권사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결 순이익은 전년 3496억원보다 100억원 가량 늘어난 361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찍었다. 올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져 소액주주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최근 배당 규모 관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됐던 곳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지주다. 과거 정부는 건전성 차원에서 은행들에 배당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지만 현재는 자율에 맡기도록 태도를 전향한 상태다. 이에 지난해 실적잔치를 벌인 금융지주사들은 배당을 올리며 주주환원 흐름을 이어갔다.
하나금융지주는 기말 배당으로 주당 1500억원, 중간배당 400원을 합쳐 1900원을 결의했다. 배당성향은 25.4%로 지난해보다 약 3%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KB금융지주도 주당 1920원의 배당을 결정해 배당성향이 24.8% 수준으로 전년보다 1.6%포인트 올랐다. 신한금융지주는 주당 1600원을 결의, 배당성향이 23.9%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은 지난 6일 오후 주당 650원의 결산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총 배당금액 4376억원으로, 배당성향은 지난해 26.7%에서 21.5%로 떨어졌다.
우리금융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예고하며 실탄 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지주사 전환으로 자본비율이 하락한 만큼, 배당 규모 확대가 여의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증권가는 우리금융의 주당 배당금 600~700원 발표를 전망하기도 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과점주주의 적극적인 배당 요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향후 계획된 M&A 등을 감안하면 700원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이 경우,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6일 우리금융은 전일 대비 100원(0.7%) 상승한 1만4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배당은 장 마감 후 공시되면서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 소액주주들은 관련 커뮤니티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배당 규모·현 주가 수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우리금융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고민의 결과일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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