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 긴급점검-중] 위기의 자동차…무역장벽에 비용경쟁력 상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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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3월 25일 21:04:18
    [국내 제조업 긴급점검-중] 위기의 자동차…무역장벽에 비용경쟁력 상실까지
    고임금 구조로 생산기지 매력 떨어져…한국GM, 르노삼성 물량 배정 어려움
    현대·기아차는 美 관세폭탄에 中 공장 가동중단까지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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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3-14 06:00
    박영국 기자(24pyk@dailian.co.kr)
    고임금 구조로 생산기지 매력 떨어져…한국GM, 르노삼성 물량 배정 어려움
    현대·기아차는 美 관세폭탄에 中 공장 가동중단까지 총체적 난국


    ▲ 폐쇄된 한국GM 군산공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내 제조업에서 중국의 추격은 하루 이틀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과거 산업 경쟁력이 월등히 높았던 전자·IT, 자동차, 조선에서도 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본지는 3회에 걸쳐 국내 주요 제조업 분야 산업들을 점검하고 돌파구를 모색한다.<편집자주>

    자동차업계에 잇단 악재가 겹쳤다. 내수 시장이 성장을 사실상 멈춘 가운데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 침체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고,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은 더 힘들어졌다.

    높은 인건비로 비용경쟁력도 악화돼 현대·기아자동차는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어려워졌고, 외국계 회사인 르노삼성자동차는 본사로부터 물량 배당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GM은 이미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쌍용자동차는 과거 크게 흔들린 해외 영업망을 재건하고 있는 단계다.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자동차 생산과 수출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자동차 생산은 402만9000대로 전년 대비 2.1% 줄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생산국 순위에서도 멕시코에 밀려 7위로 떨어졌다.

    수출도 3.2% 감소한 244만9000대에 머물렀다. 내수판매는 181만3000대로 전년 대비 1.1% 늘었지만 이는 개별소비세 인하와 같은 단기 처방의 효과에 힘입은 바 크다. 더구나 이같은 증가폭도 수입차 판매 확대가 주 요인이었다. 지난해 국산차 내수판매는 0.7% 감소한 반면, 수입차는 12.0%나 늘었다.

    내수와 수출, 생산 모두 회복될 가능성은 요원하다. 내수 시장은 오는 6월 개소세 인하 일몰이 도래하면 하반기부터 급락이 예상된다. 시장 규모는 한정돼 있는데 수입차들의 공세는 더욱 강화되고 군내 완성차 업체들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 보편적인 시각이다.

    ▲ 현대·기아차 해외 수출 차량들이 경기도 평택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수출 전망도 암울하다. 현대·기아차에게는 미국 관세폭탄 리스크가 아직 남아있다. 트럼프 정부의 최종 발표가 늦어지고 있긴 하지만 무역확장법 232조에 한국산 자동차가 포함돼 고율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경우 현대·기아차는 연간 60만대에 달하는 미국 수출 물량을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수출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해외 생산 판매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의 장기 부진으로 현지 공장 하나씩을 멈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02년 중국 현지 생산체제 구축 이후 계속해서 빠른 확장을 해오던 현대·기아차가 생산량 축소로 후진 기어를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간 16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2017년 사드사태 이전까지 100만대 이상씩 팔던 현대차는 지난해 판매가 79만대까지 떨어지며 과잉 설비를 정리해야 할 상황에 내몰렸다. 기아차 역시 사드사태 이전 60만대 수준이었던 중국 내 판매가 지난해 37만대까지 축소되며 89만대 규모의 생산체제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중국 자동사 시장도 정체를 넘어 역성장 기조로 접어들어 후일을 기약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지난해 중국 내 승용차 판매량은 2272만대로 전년 대비 6.0% 감소했다. 중국의 연간 승용차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과 같은 외국계 자동차 기업의 한국 생산법인도 수출에서 반등을 기대하긴 힘들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로 한국 철수 여부를 놓고 기로에 섰던 한국GM은 가까스로 생존의 불씨를 살려 놓은 상태다.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대가로 제너럴모터스(GM)가 2021년 신형 SUV와 2022년 신형 CUV 생산물량 배정을 약속했지만 이들 차종의 수출 수요가 기존 소형 SUV 트랙스와 경차 스파크 만큼 받쳐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닛산 로그가 생산되고 있다.ⓒ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은 전체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 차기모델 물량 유치에 실패한 상태다. 당장 오는 9월 기존 계약물량의 생산이 끝나고, 물량 공백을 채우기 위한 다른 모델을 배정받지 못하면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부산공장의 최대 생산능력은 연간 30만대다. 지금의 2교대 체제를 유지하려면 최소 20만대는 생산해야 하는데 내수물량은 10만대 밖에 되지 않는다. 로그 수탁생산이 종료되고, 안정적인 후속 물량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700~800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다.

    업계에서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고임금 구조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상황 개선은 요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기아차가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한국GM이 GM의 중소형차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던 데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경쟁력이 밑바탕이 됐다”면서 “하지만 매년 큰 폭의 임금인상과 복지 강화로 세계적이 고임금 사업장이 되면서 더 이상 그런 강점을 내세울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GM이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한국 철수 카드까지 고려한 것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로그 차기모델 생산을 르노삼성이 아닌 다른 공장에 맡긴 것도 모두 고임금 구조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한국 토종 기업이라는 특성상 국내 생산물량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경쟁사들보다 훨씬 높은 고임금 구조가 지속될 경우 수출로 이익을 남기기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자동차 업계 인건비로는 준중형차 밑의 차종은 생산해도 이익을 남기기 힘들다”면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통상임금 리스크에 따른 각종 수당 상승 등으로 임금 부담이 더 커질 경우 이익을 남길 수 있는 한계 차종이 점차 상승할 것이고, 그만큼 산업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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