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세월호 참사를 왜 이렇게…불편한 '악질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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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5월 26일 08:44:48
    [볼 만해?] 세월호 참사를 왜 이렇게…불편한 '악질경찰'
    이선균·전소니 주연
    '아저씨' 이정범 감독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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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3-16 09:41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 영화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는 쓰레기 같은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가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선균 주연 '악질경찰' 리뷰
    '아저씨' 이정범 감독 연출


    "침묵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범죄물 '악질경찰'을 만든 이정범 감독이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이 영화를 시작한 최초의 지점이 세월호 참사였다는 거다. 2014년 4월 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는 온 나라를 슬픔에 잠기게 했다. 세월호 참사를 영화로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하면 아픈 기억을 들춰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상업 영화에선 더더욱 그렇다. 범죄물의 외피를 입은 '악질경찰'은 세월호 참사로 딸과 친구를 잃은 유가족과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넣었다. 하지만 범죄물과 세월호 참사의 조합은 '잘못된 만남'이었다. 보는 내내 '왜 굳이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썼을까'하는 의구심만 들었다.

    영화는 쓰레기 같은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가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과정을 담았다.

    뒷돈을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경찰 조필호. 그는 경찰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운, 악질 중의 악질 경찰이다.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 그는 경찰 압수창고를 털 계획을 세운다.

    ▲ 영화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는 쓰레기 같은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가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그러나 사건 당일 밤, 조필호의 사주를 받아 창고에 들어간 한기철(정가람)이 의문의 폭발사고로 죽고, 필호는 용의자로 지목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대기업의 불법 비자금 자료까지 타버려 검찰의 수사선상에도 오른다. 코너에 몰린 필호는 폭발사건의 증거를 가진 여고생 미나(전소니)와 엮이고, 이후 예기치 못한 음모와 마주한다.

    '악질경찰'은 그간 보던 범죄물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경찰, 검찰, 재벌들이 얽히고설킨 부조리를 꼬집는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공권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오로지 권력과 돈을 손에 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영화에서 재벌, 권력자들은 '절대 악'으로 표현된다.

    평범한 캐릭터로는 '절대 악'을 당하지 못한다. 그래서 악질경찰이다. 주인공 필호는 불의를 대표한다. '절대 악'까진 아니지만 필호 역시 '나쁜 놈'이다. 영화는 '나쁜 놈'인 필호가 어떤 사건을 마주하면서 변모해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필호의 감정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미나다. 미나는 세월호 참사로 친구를 잃은 인물이다. 이로 인해 방황하고, 사건에 휘말려 필호를 만난다. 이후 둘은 티격태격하다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다.

    2시간 내내 잔인한 사건, 사고가 이어진다. 거친 욕설, 낙태, 성관계 동영상 등 자극적인 요소도 흘러넘친다. 감독은 이런 자극적인 범죄물에 아픈 세월호 참사를 넣었다. 필호의 감정 변화를 위해 필요한 장치였다 하더라도 쉽게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다.

    ▲ 영화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는 쓰레기 같은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가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잔인하고 자극적인 범죄물에 세월호 참사를 소재를 넣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 모르겠다.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방법이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아저씨', '우는 남자', '열혈남아' 등 선 굶은 남성 캐릭터의 작품을 만든 이정범 감독이 연출했다.

    이 감독은 "2015년 단원고를 갔을 때 충격받아서 이 얘기를 꼭 하고 싶었다"면서 "상업영화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루는 건 위험하다. 그래도 세월호 이야기를 똑바로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상업영화의 긴장감과 재미를 유지하면서 관객들의 마음에 무엇이 남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세월호 소재를 썼는데 상업영화로만 끝난다면 최악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를 기획했을 때부터 고민했고, 논란이 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도, 캐스팅도 힘든 영화였다. 세월호 소재를 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변에서 반대했다. 이 영화를 만들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소재의 진정성을 유지하려다 상업영화에 대한 미덕을 놓치지 않았는지 매일 자기 검열을 했고, 소재와 상업영화의 균열을 유지하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영화를 처절하게 찍었다고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불편한 기분만 드는 건 왜 일까.

    3월 20일 개봉. 127분. 청소년 관람불가.[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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