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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쉐보레 볼트EV, 탈수록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마법


입력 2019.03.18 06:00 수정 2019.04.25 15:45        제주도 =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원 페달 드라이빙' 회생제동시스템으로 전기 재충전

'원 페달 드라이빙' 회생제동시스템으로 전기 재충전

14일 제주도 유채꽃을 배경으로 서 있는 쉐보레 볼트EV ⓒ한국지엠 쉐보레 14일 제주도 유채꽃을 배경으로 서 있는 쉐보레 볼트EV ⓒ한국지엠 쉐보레

‘전기차(EV)’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역은? 10에 9명은 ‘제주도’라고 답할 것이다. 제주도와 전기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궁합을 지닌다.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성상 육지보다 상대적으로 촘촘한 충전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고 관광객들이 많아 렌터카를 필두로 전기차 도시의 대명사가 됐다.

지난 14일 유채꽃이 만발해 봄을 한껏 느낄 수 있었던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쉐보레 볼트EV’를 타봤다. 제주공항에서 한라산 천백고지를 거쳐 제주 남단까지 종단하는 왕복 110km 시승코스는 볼트EV의 진가를 확인하기에 적격이었다.

익히 알려져 있듯 전기차는 소음이 거의 없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차량 내부에 불이 들어왔을 뿐 전반적으로 조용하다. 내연기관 기반의 자동차에 익숙한, 전기차를 처음 타본 사람이라면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고 오해할 수 있을 정도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순간적인 폭발력과 함께 차가 부드럽게 움직인다. 초반부터 최대 토크가 나오는 전기모터의 힘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가속을 강화하면 전기차의 ‘힘’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반적으로 제기되지만, 볼트EV를 시승하면서 주행성능에서 부족함을 크게 느끼지는 못했다. 물론 스피드를 즐기는 운전자라면 아쉬울 수 있다.

14일 제주도 한라산 천백고지 일대를 달리고 있는 쉐보레 볼트EV ⓒ한국지엠 쉐보레 14일 제주도 한라산 천백고지 일대를 달리고 있는 쉐보레 볼트EV ⓒ한국지엠 쉐보레

소형차인 볼트EV는 1회 충전으로 385km를 주행할 수 있다. 그러나 운전습관에 따라 실제 주행거리는 500km로 늘어날 수도 있다. 비결은 바로 ‘원 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에 있다.

원 페달 드라이빙은 가속 페달만으로 가속과 감속을 조절하는 신개념 회생 제동 시스템이다. 주행모드를 D가 아닌 L모드로 설정한 후, 가속페달을 밟으면 에너지가 빠져나가고 발을 떼면 저절로 감속한다. 이때 감속하면서 제동시 생기는 에너지가 회생되며 전기로 재충전 되는 것이다.

혹시 브레이크를 밟고 싶다면, 브레이크를 밟는 대신 스티어링 휠 후면의 패들 버튼을 누르는 것을 추천한다. 패들버튼은 ‘리젠 온 디맨드 시스템(Regen on Demand)’을 작동시키는 것인데, L모드와 함께 더 빠르게 전기가 재충전된다.

대신 주의할 것이 있다. ‘리젠’ 버튼은 정체된 도로나 내리막길에서는 매우 유용하지만, 구불구불한 길 등에서는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스티어링 휠을 분주하게 조작해야하므로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는 ‘리젠’ 버튼을 통해 끊임없이 ‘전기’를 만들어냈다. 한라산 천백고지는 높은 지대이기에 가혹한 오르막 주행이 많았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 오르막 주행으로 팍팍 줄어든 주행가능거리를, 내리막길에서는 원 페달 드라이빙과 리젠버튼으로 다시 늘렸다.

높은 고지의 천백고지 휴게소에서 출발할 때 주행가능거리는 191km였지만, 약 30km를 열심히 내려오다 보니 어느덧 주행가능 거리는 270km로 늘었다. 주행할수록 주행가능거리가 늘어나는 신기한 경험을 한 것이다.

주행가능거리 191km에서, 원페달드라이빙과 리젠버튼을 이용해 회생 제동 시스템을 가동했다. 33km를 주행했음에도 오히려 주행가능거리는 270km으로 늘어났다. ⓒ데일리안 주행가능거리 191km에서, 원페달드라이빙과 리젠버튼을 이용해 회생 제동 시스템을 가동했다. 33km를 주행했음에도 오히려 주행가능거리는 270km으로 늘어났다. ⓒ데일리안

볼트 EV는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된 다수의 경쟁 전기차 모델들과는 달리 외관 크기에 비해 실내 공간이 상당히 넓다.

그러나 뛰어난 가속성능과 경제성 있는 회생 제동 시스템, 넉넉한 실내공간에도 불구하고, 볼트EV의 승차감은 약간 아쉬웠다. 100km이상 밟으면 가속감이 강하게 느껴져 개인적으로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중‧대형의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SUV)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경험이다.

볼트EV의 기어 변속기 ⓒ데일리안 볼트EV의 기어 변속기 ⓒ데일리안

또한 기어조작이 매우 불편했다. 후진시 사용하는 R모드가 N, D, L모드와 함께 직선상에 있지 않고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때문에 직선으로 움직였다가 왼쪽으로 한번 꺾어 바꿔야 하기에, 손에 익지 않아 여러 번 애를 먹었다.

14일부터 국내 고객 인도를 시작한 2019년형 볼트EV 가격은 LT 4593만원, LT 디럭스 4693만원, 프리미어 4814만원이다. 볼트 EV는 차량 성능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국고 보조금 최대금액인 900만원이 지원되며, 지자체별 보조금으로 최소 45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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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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