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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 협상 중단 고려"…경고한 '새로운길' 걷나?


입력 2019.03.15 16:43 수정 2019.03.15 17:10        이배운 기자

북·중·러 동맹관계 회복, 핵·미사일 프로그램 재개 가능성 엄포

전문가 "당장 대화 깨기보다는 양보 요구하는듯"

북·중·러 동맹관계 회복, 핵·미사일 프로그램 재개 가능성 엄포
전문가 "당장 대화 깨기보다는 양보 요구하는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노동신문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반도 정세가 또다시 요동치는 모양새다.

15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단에 상응하는 조처들을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국의 요구에 어떤 형태로든 양보하거나 협상을 계속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이어 "단시일안에 김 위원장이 입장을 명확하게 밝힐 것"이라며 "미국의 강도 같은 태도가 상황을 위기에 빠뜨렸다. 우리는 미국에게 어떤 식으로든 양보하거나 이런 식의 협상을 할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난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예고한 '새로운 길'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언급된 '새로운 길'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새로운 밀착관계 형성을 의미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신년사는 새로운 길을 언급한 뒤 다음 단락에서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는 자주, 평화, 친선의 리념에 따라 사회주의 나라들과의 단결과 협조를 계속 강화하며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든 나라들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주재우 경희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신년사가 언급한 사회주의 나라는 중국이고 북한에 우호적인 나라는 러시아"라며 "미국도 호감은 생겼지만 그들의 요구 조건을 보면 우호적인 상대가 아니다.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와 공조하며 미국에 대응하겠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북핵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미국이 요구하는 '선 비핵화 후 보상'과 달리 단계적 접근과 동시적 조치인 '쌍궤병행'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중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미국의 압박에 대비해 더욱 긴밀한 전략적 소통·공조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차 북중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신화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차 북중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신화통신

또 '새로운 길'은 핵 프로그램 재개를 의미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최 부상은 이날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에 대해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렸다"면서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중단을 유지할지 등을 곧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5일 국회 정보위 간담회에서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철거시설 일부를 복구 중이라고 보고했고 미국에서도 위성사진 분석을 통한 관련 동향 보도가 잇따르면서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높였다.

북미 관계가 회복되기 이전에 북한은 ICBM의 타격 대상이 미국 본토임을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발사장 재건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반발해 미국에 대한 핵미사일 타격 가능성을 은근히 내비췄다는 해석이다.

다만 북한이 실제로 미국을 상대로 무력도발을 감행하기 보다는 후속 핵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벼랑끝 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상응조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대북제재를 장기간 지속할 경우 테이블을 걷어찰 수 있다고 엄포를 놓으며 협상력을 높이는 것이다.

주 교수는 "최 부상은 협상 중단을 '고려중'이라고 했고 최고 지도자간의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좋다고 말했다"며 "당장 대화를 깨기보다는 미국에 양보를 촉구하며 공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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