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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e-페달’ 달고 돌아온 닛산의 2세대 ‘리프’


입력 2019.03.23 06:00 수정 2019.04.25 15:44        가평 = 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1세대 리프 소유주 피드백으로 진화한 신형 리프

지난 20일 경기도 가평 일대에서 달리고 있는 닛산의 2세대 리프 ⓒ한국닛산 지난 20일 경기도 가평 일대에서 달리고 있는 닛산의 2세대 리프 ⓒ한국닛산


1세대 리프 소유주 피드백으로 진화한 신형 리프

전기차 이름이 '나뭇잎(LEAF)'이라니 이보다 친환경차 이미지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닛산은 2010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EV)를 내놓으며 ‘리프(LEAF)’라는 이름을 붙였다. 리프는 현재까지 누적판매량 40만대 이상을 기록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가 됐다.

어느 분야든 ‘최초’에는 늘 시행착오가 따르는 법.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난날의 경험을 무기로 하는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리프에게는 10년이라는 시간과 약 40만대 판매라는 독보적인 데이터가 있다. 리프는 1세대 리프의 경험과 소유주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진화한 2세대 리프를 선보였다.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20일 서울 테헤란로에서 가평군 일대를 약 125km 왕복하는 코스에서 2세대 리프를 시승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2세대 리프는 한국에서는 지난 18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새로운 리프에서 가장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로 ‘e-페달’이다.

닛산식 ‘회생제동장치’인 e-페달은 1세대 고객 피드백의 산물이다. 운전자는 e-페달 하나로 가속이나 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 페달을 누를 필요 없이 완전히 정차하게 된다. 또한 제동할 때 버려지는 에너지가 모여 배터리가 충전돼 주행가능거리를 늘릴 수 있다.

닛산 2세대 리프 내부 모습 ⓒ한국닛산 닛산 2세대 리프 내부 모습 ⓒ한국닛산

제동을 통해 전기를 충전하려면 주행모드를 B모드로 설정해야 한다. 기어를 D모드에서 한 번 더 당기면 B모드로 변한다. B모드와 기어 옆에 있는 e-페달 버튼을 동시에 활성화시키면 제동력은 강해지고, 에너지 충전이 극대화된다.

현재 각 브랜드의 대다수 전기차는 이 회생제동장치를 장착하고 있다. 회생제동장치의 관건은 ‘이질감’을 줄이는 것이다.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제동이 얼마나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되는지가 핵심이다.

닛산은 1세대의 고객의 ‘이질감 없는 e-페달 요청’에 ‘안전성’을 염두해 두고 그동안 구축해 온 기술력을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사용해본 리프의 e-페달은 매끄러웠다는데 일단 합격점을 주고 싶다. 게다가 e-페달은 가파른 오르막길에서도 정차 상태를 유지한다.

가속페달에서 저절로 발을 떼면 멈추는 e-페달이 가장 유용한 때는 아마도 도심의 꽉 막히는 출퇴근길이 아닐까 싶다. 정체가 심한 길에서는 분주하게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e-페달은 페달 하나로 가다 서다를 할 수 있으니 매우 편리했다.

닛산 내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e-페달은 혼잡한 교통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횟수를 80~90%까지 감소시켜준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e-페달에 적응하는 시간도 길지 않았다.

닛산 2세대 리프의 기어변속기 ⓒ한국닛산 닛산 2세대 리프의 기어변속기 ⓒ한국닛산

2세대 리프는 진화된 닛산의 인텔리전트 드라이빙 기술로 운전자에게 안전한 주행을 제공한다. 신형 리프에는 차간거리 자동 제어(Intelligent Distant Control) 기능, 코너 주행시 각 휠의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하는 인텔리전트 트래이스 컨트롤(Intelligent Trace Control), 차량의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영상을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인텔리전트 어라운드 뷰 모니터(Intelligent Around View Monitor) 등이 탑재돼 보다 안전한 주행을 유도했다.

2세대 리프는 강력한 e-파워트레인을 장착해 최고 150마력, 최대 32.6㎏·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실제로 리프의 주행성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힘이 그대로 유지됐으며, 130~140km 속도에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감을 유지했다.

아쉬운 부분은 역시 주행가능거리다. 리프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40㎾h급으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231km다. 1세대 대비 76% 늘어난 수치이지만, 현재 판매되고 있는 비슷한 사양의 전기차들의 기본 주행거리가 400km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분명히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겠다.

현재 해외에서는 62KWh급 배터리를 장착해 386km 주행이 가능한 니프 플러스 버전이 출시됐다. 이날 닛산 관계자는 “국내 수요를 살펴본 후 도입 여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리프의 충전은 일본 전기차 급속 충전 규격인 ‘차데모(CHAdeMO)’방식으로 이뤄진다. 차데모 충전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함이다. 그러나 국내 충전 규격은 ‘DC 콤보’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방식을 지원하는 멀티형 충전소가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에서 대중적인 충전 인프라는 DC콤보 위주다. 이 역시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닛산 2세대 리프 ⓒ한국닛산 닛산 2세대 리프 ⓒ한국닛산

지난 2010년 출시 이후 리프는 수십만대가 팔렸지만 이날까지 단 한차례도 배터리 관련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70년 이상 축적된 닛산의 전기차 연구개발(R&D)의 진가는 이런 부분에서 드러나는 것 같다.

닛산 측은 “전기차의 생명은 안전성이다. 홍수가 난 상황, 하부의 충격으로 배터리가 데미지를 입는 상황, 배터리 자체를 발화시키는 상황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철저한 안전테스트를 했다”며 “2세대는 이전보다 더욱 안전성에 강점을 뒀다”고 자신했다.

S와 SL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되는 2세대 리프의 판매 가격은 4190만~4900만원이다. 정부 보조금(900만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450만~1000만원)을 받으면 2000만원대부터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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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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