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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추가 배당설에도 우리금융 주주들 속앓이 왜


입력 2019.03.22 06:00 수정 2019.03.22 05:54        부광우 기자

우리은행 배당서 지주 몫 '제로'…씀씀이 아낀 이유는 숨고르기?

'M&A 실탄 절실' 우리금융, 중간배당 받아도 자금 풀기 어려워

우리은행 배당서 지주 몫 '제로'…씀씀이 아낀 이유는 숨고르기?
'M&A 실탄 절실' 우리금융, 중간배당 받아도 자금 풀기 어려워


우리은행의 지난해 배당에서 우리금융지주가 가져가는 몫이 하나도 없게 되면서 추가 배당 가능성이 피어오르고 있다.ⓒ우리은행 우리은행의 지난해 배당에서 우리금융지주가 가져가는 몫이 하나도 없게 되면서 추가 배당 가능성이 피어오르고 있다.ⓒ우리은행

우리은행의 지난해 배당에서 우리금융지주가 가져가는 몫이 하나도 없게 되면서 추가 배당 가능성이 피어오르고 있다. 우리은행이 불어난 실적에 비해 배당 씀씀이를 늘리지 않은 배경 역시 우리금융에 직접 인수합병(M&A) 실탄을 지원할 수 있게 됐을 때 보따리를 풀기 위한 숨고르기란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렇게 자금을 수혈하더라도 우리금융은 안팎의 여건 상 배당을 확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이래저래 일반 주주들의 속앓이는 깊어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이익배당으로 4376억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배당금 중 현재 우리은행의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으로 들어가는 돈은 한 푼도 없다. 우리금융은 올해 초 출범한 지주사여서 배당의 기준의 되는 지난해 말에는 우리은행 지분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대신 우리은행 배당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가져간 곳은 18.4%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예금보험공사로, 800억여원 가량이다. 이어 9.3% 지분율의 국민연금공단이 400억여원을 배당받게 됐다. IMM프라이빗에쿼티(지분율 6.0%)와 우리사주조합(5.6%)이 각각 250억원 안팎의 배당금을 우리은행으로부터 지급받게 됐다.

이 같은 우리은행의 지난해 배당은 1년 전에 비해 다소 위축된 모습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기대에 다소 못 미친 규모라는 평이 나온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21.7%로 전년(26.7%) 대비 5.0%포인트 떨어졌다. 배당성향은 회사가 당기순이익 중 얼마를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줬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수치가 떨어졌다는 것은 이전보다 소극적인 배당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추후 우리금융에 대한 자금 지원을 위해 배당을 조심스럽게 가져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의 지주 전환이 완료되면서 이제 우리은행의 배당은 고스란히 우리금융으로 들어가게 된다. 우리은행이 중간배당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2조19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2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전년(1조5121억원)보다 33.5%나 늘어난 순이익이다. 반면 같은 기간 배당은 4040억원에서 8.3%(336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다만 우리은행 측은 중간배당을 가져가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결산에 따른 배당이 모두 결정된 만큼 올해 중간배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배당 규모는 이런 고심이 녹아 있는 결정"이라고 전했다.

만약 우리은행의 추가 배당 예상이 현실화하더라도 우리금융이 이를 다시 배당으로 풀기에는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M&A를 위한 자금을 끌어 모야야 하는 때인 까닭이다.

우리금융은 비(非)은행 계열사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외형적으로는 지주 체계를 갖추는데 성공했지만, 아직 수익 대부분이 은행에 몰려 있는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야 하는 입장이다. 손태승 회장이 지주 전환 후 첫 일성으로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천명하면서 이미 우리금융은 M&A 시장의 잠재적 큰 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자본 건전성 측면에서도 우리은행은 배당 등 외부로의 자금 유출에 몸을 사려야 하는 실정이다. 우리금융은 출범 첫 해인 올해 자기자본비율 산출방식에서 내부등급법 보다 불리한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 한다. 지주 전환 전인 지난해 말 우리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15.9%로 안정적인 수준이었지만, 표준등급법 반영 시 10%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주주들 입장에서 보면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계속 불리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 지주 전환 이전 상장사였던 우리은행의 마지막 배당도 기대에 못 미친 와중, 전환 상장된 우리금융마저 적극적인 배당에 나서기 힘들 것이란 관측에 벌써부터 실망감이 새 나오는 현실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M&A 매물이 원하는 시점에 맞춰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준비 과정에서는 자금을 풀지 않은 개연성이 높다"며 "우리은행이 중간배당으로 이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서더라도 우리금융이 이를 다시 주주들에 대한 배당으로 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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