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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현대차·모비스 주총, 표 대결 앞두고 '전운'


입력 2019.03.21 12:25 수정 2019.03.21 12:25        조인영 기자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현대차 배당안 지지

엘리엇, 공개 서신으로 찬성표 호소…사외이사 놓고 격돌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현대차 배당안 지지
엘리엇, 공개 서신으로 찬성표 호소…사외이사 놓고 격돌


하루 앞으로 다가온 현대차·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향방을 결정 짓는 표 대결이 예상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과 엘리엇매니지먼트는 각 사의 배당안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안을 놓고 주주 설득에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최근 주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연달아 열고 주총 안건을 설명하고 현대차그룹 안건을 지지해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모비스 주주들에게 공개 서신 및 홍보 영상으로 자신들이 낸 의안에 찬성표를 던져줄 것을 적극 요청했다.

엘리엇은 대표펀드인 엘리엇 어쏘시어츠 L.P.와 특수관계인인 포터 캐피탈 LLC를 합해 현대차 지분 2.9%, 현대모비스 지분은 2.6%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날 주주들에게 보내는 공개 서신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경영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며 이번 주총에서 자신들의 주주제안에 찬성해줄 것을 호소했다.

가장 쟁점이 되는 사안은 배당과 사외이사 선임이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 1월 우선주를 포함해 현대차에 5조8000억원, 현대모비스 2조5000억원 등 총 8조3000억원의 배당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각각 주당 2만1967원, 2만6399원으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제시한 주당 배당금 3000원, 4000원 보다 6~7배 많다.

고배당 논란에 ISS, 글래스루이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 영향력이 높은 의결권 자문사들은 엘리엇 배당안에 일제히 반대했다. ISS는 대규모 배당으로 연구개발(R&D) 투자에 따른 자본금 요건을 충족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봤다. 글래스루이스도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을 지급해달라는 제안은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국민연금도 현대차가 내놓은 배당안에 모두 찬성하면서 '승기'는 현대차그룹으로 기울었다. 주총이 주주들의 지지를 확인하는 자리인 만큼, 현대차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경우 여세를 몰아 지난해 무산됐던 지배구조개편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배당안과 달리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은 자문사별로 의견이 엇갈리면서 다툼의 여지를 남겼다.

ISS는 현대차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윤치원 UBS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엘리엇이 추천한 후보 존 리우 전 중국 완다그룹 최고운영책임자, 로버트 랜틀 매큐언 밸러드파워시스템 회장 선임에 찬성했다. 현대모비스에 대해선 이사회 구성을 기존 9명에서 11명으로 늘릴 것을 권고하고, 현대모비스와 엘리엇이 2명씩 추천한 후보들에 대해 모두 지지한다고 밝혔다.

글래스루이스는 엘리엇이 제안한 현대차 사외이사 후보는 반대했지만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 안건에는 이사의 수가 11인으로 변경되는 조건 하에선 사측과 엘리엇 제안을 모두 지지한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이사진 정원을 늘리는 정관변경을 통해 사외이사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엘리엇이 내민 후보에 대해 심각한 이해상충과 미래전략 수행에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엘리엇 측 추천 후보인) 로버트 알렌 크루즈는 중국 전기차 업체 카르마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올해 카르마와 거래 관계 확대를 모색 중인 모비스의 사외이사가 될 경우 이해 상충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ISS는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일부 엘리엇 제안 후보들에 찬성했는데, 기업경영 측면에서 과연 다양성이 이해상충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외이사진에 ICT,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글로벌 미래기술 분야 전문가들을 계속해서 보강해 나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런 이유로 업계는 자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지만 엘리엇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번 주총 이후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도 내다봤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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