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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찍어준 사람들이 욕해"…경제 불황이 바꾼 창원 민심


입력 2019.03.24 12:00 수정 2019.03.24 13:57        이동우 기자

창원 오후8시 이후 거리 한산…아파트 1억원 하락"

정부여당 불만 높아…PK 민주당 지지율 급락 일치

"李·朴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일각 비판도

창원 오후8시 이후 거리 한산…아파트 1억원 하락"
정부여당 불만 높아…PK 민주당 지지율 급락 일치
"李·朴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일각 비판도


4.3 재보궐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오후 창원 성산구의 한 아파트에 붙은 벽보 옆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4.3 재보궐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오후 창원 성산구의 한 아파트에 붙은 벽보 옆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해온 창원은 민심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지역 경제를 떠받치던 제조업이 휘청거리자 일자리가 줄고 창원을 떠나는 인구는 증가했다.

위축된 경제는 주변 자영업자, 중소상인들에게 직격탄이 됐다. 이른 오후 시청 중심가에서 한 블록 떨어진 텅 빈 거리와 빈 점포들이 현재 창원의 상황을 대변한다. 시민들은 “경제가 어려워도 너무 어려워 졌다”고 호소했다. 이들이 4.3 보궐선거를 통해 변화를 갈망하는 이유다.

부산·경남(PK)을 중심으로 특히 창원은 정부여당을 향한 적대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울산·경남 3곳의 광역단체장은 물론 창원, 통영시장, 고성군수 등을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온도차다.

창원에서 택시운송업을 하는 50대 변 모씨는 “식당과 술집에 사람이 없다. 회사는 안 돌아가서 인근 기업들은 한 달 쉬었다가 한 달 출근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곳은(시내 고층아파트) 1~2년 만에 1억 원 이상 집값이 떨어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보궐선거에) 민주당으로 출마한 사람은 100% 떨어질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선거에서) 찍어준 사람이 욕을 하고 있다. 실망했다는 것”이라며 “10명한테 물어보면 9명은 말도 안 된다고 한다. 민주당은 아니다”고 말했다.

상남시장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40대 한 상인은 지난 21일 오후 시장을 방문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게 “노인들이 출근길 아침에 노란조끼를 입고 쓰레기를 줍는데 시민들이 다 욕을 한다”면서 “복잡한 출근길에 쓰레기보다 노인들이 더 많이 나와있다”고 최근 논란이 된 정부의 단기 일자리 창출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시장을 방문한 한 50대 시민은 “부동산을 하는데 경제가 너무 어렵다. 특히 경남 쪽은 빈집도 많고 거래도 올 스톱이 됐다”고 하소연 했다. 수도권 집값을 잡기위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지역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정부와 여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지지율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6.13 지방선거 직후인 6월 3주 차(18~22일) 50%에 육박한 PK의 민주당 지지율은 9개월이 지난 올해 3월 1주차 30.9%까지 떨어졌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3월 셋째주 정례조사에서는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지난주 보다 1.5%포인트 떨어진 47.8%로 나타났다.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평가 또한 48.8%로 2.1%포인트 늘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및 알앤써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4·3 보궐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인 23일 오전 창원 성산구 남양시장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권민호 국회의원 후보가 집중유세를 펼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4·3 보궐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인 23일 오전 창원 성산구 남양시장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권민호 국회의원 후보가 집중유세를 펼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경제불황, 이전 정부 책임도

일각에서는 어려운 창원 경제 상황을 지금의 정부여당에게만 돌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미래 먹거리에 확실한 투자를 해야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지난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다.

50대 택시기사 정 모씨는 “경제가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내가 볼 때는 비슷하다. 어렵다는 두산중공업의 인원(감소) 체감은 미비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고리로 문 대통령 욕을 하기 시작하는거 아니느냐”며 “10년 전 자원 외교한다고 이명박 대통령이 투자했던 거 지금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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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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