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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와 케이로스 인연…정반대 축구철학 충돌


입력 2019.03.25 00:12 수정 2019.03.24 22:32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벤투 포르투갈 대표팀 데뷔시킨 케이로스

공격과 수비, 축구 철학은 정반대 지향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참 질긴 악연이다. 한국 축구가 또 다시 카를로스 케이로스를 상대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킬러' 케이로스를 상대로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까.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26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A매치 친선전을 치른다.

지난 2019 아시안컵까지 이란을 지휘했던 케이로스 감독은 약 8년간의 장기 집권을 마감하고, 콜롬비아 대표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케이로스와의 역대 통산 5전 1무 4패로 크게 열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4연패 가운데 단 한 차례도 득점을 올리지 못할 만큼 케이로스의 질식 수비에 고전했다.

케이로스가 다져놓은 이란의 수비 조직력은 탈 아시아급이었다. 이란은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단단한 수비로 아르헨티나, 스페인, 포르투갈 등 강호들과 선전을 펼치며 찬사를 이끌어냈다.

사실 벤투와 케이로스는 같은 포르투갈 국적 출신의 지도자라는 공통분모 이상의 각별한 인연이 있다. 케이로스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며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끝으로 물러났고, 곧바로 벤투가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앞서 케이로스 감독은 1991년부터 1993년까지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선수로 활약 중인 벤투를 A매치에서 데뷔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콜롬비아의 케이로스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콜롬비아의 케이로스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러나 두 지도자의 축구 철학은 완전히 상반된다. 벤투 감독은 수동적인 형태가 아닌 능동적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것을 추구한다. 기본적으로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후방부터 세밀한 빌드업 전개를 강조하는데 수비형 미드필더를 후방으로 내리고, 좌우 풀백을 최대한 높은 지점까지 올리는데 초점을 맞춘다.

이에 반해 케이로스 감독은 수동적이면서 수비 지향적이다. 일사분란한 공수 간격 조절과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구축하는데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선수비 후역습으로 실리를 챙기는 케이로스 감독은 여우로 묘사되곤 한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콜롬비아는 지난 23일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는 케이로스 감독이 콜롬비아 사령탑 취임 후 첫 번째 갖는 A매치였다.

일본전에서도 케이로스 감독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었다. 라다멜 팔카오를 최전방에 놓는 4-2-3-1 포메이션으로 일본을 상대한 콜롬비아는 전반전에 높은 볼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무게 중심을 후방에 둔 채 경기를 운영했다. 그러다보니 수적인 열세와 전방으로 향하는 패스가 원활치 않아 일본 진영으로 매끄럽게 전진하지 못했다. 오히려 슈팅 숫자는 일본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콜롬비아는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후반 18분 일본 수비수의 핸드볼 파울에 힘입어 팔카오의 페널티킥 골로 리드를 잡았고, 이후 콜롬비아는 수비를 강화하며 승리를 차지했다.

강호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은 벤투호의 현 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실패를 교훈 삼아 지난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처음으로 투톱과 4명의 다이아몬드 미드필드 전형을 실험하며 눈길을 끌었다.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벤투 감독이 비로소 변화를 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고 결과를 소홀히 할 수 없다. 케이로스와의 악연을 이번 기회에 끊어야 한다. 단단한 수비력, 여기에 하메스 로드리게스, 팔카오라는 무시무시한 병기를 보유한 콜롬비아에 맞서 벤투 감독이 최적의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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