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신형 쏘나타, '아빠차'에서 '오빠차'로의 화려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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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7월 21일 12:15:04
    [시승기] 신형 쏘나타, '아빠차'에서 '오빠차'로의 화려한 변신
    패스트백을 닮은 스포티한 디자인에 음성인식 비서 등 첨단 사양
    동력성능은 다소 부족…하반기 터보, 내년 N 모델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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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3-26 06:00
    박영국 기자(24pyk@dailian.co.kr)
    패스트백을 닮은 스포티한 디자인에 음성인식 비서 등 첨단 사양
    동력성능은 다소 부족…하반기 터보, 내년 N 모델에 기대


    ▲ 신형 쏘나타 주행장면.ⓒ현대자동차

    쏘나타는 1985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무려 30여년간 ‘국민 아빠차’의 역할을 해 왔다. 아버지가 몰고 가족이 함께 타는 ‘패밀리카’의 대표 모델이 쏘나타였다.

    하지만 이제 쏘나타도 다른 역할을 찾아야 할 때가 왔다. ‘아빠’들이 캠핑에 적합한 SUV를 패밀리카로 찾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다. 제작사인 현대자동차 역시 ‘아빠차’의 이미지를 통해 보장받을 수 있었던 일정한 수요를 과감히 포기하면서까지 이 숙명을 받아들였다.

    지난 2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신형 쏘나타를 몰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경기도 남양주의 한 카페까지 편도 70km를 달려봤다.

    이날 처음으로 실물을 접한 신형 쏘나타는 ‘아빠’보다 더 젊고 역동적이고 개성 넘치는 주인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었다.

    낮고 넓은 차체, 공격적인 눈매의 헤드램프, 과감히 도려낸 캐릭터 라인, 트렁크를 열면 뒷유리가 같이 열릴 것 같은 패스트백 스타일의 뒤태는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기라도 하듯 신선하다.

    ▲ 신형 쏘나타 옆모습. ⓒ데일리안

    7세대에 걸쳐 명맥을 이어오던 ‘아빠차’로서의 쏘나타를 멸종시키고 그 자리를 차지할 새로운 쏘나타를 탄생시킨 것은 다름 아닌 26년전 미대생 시절 쏘타나를 드림카이자 동경의 대상으로 여겼던 디자이너였다.

    8세대 신형 쏘나타 디자인을 담당한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전무)은 “젊은 날의 드림카를 스케치하기 위해 백지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긴장감과 떨림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쏘나타 디자인 작업에 착수할 때의 심경을 전했다.

    이 전무는 결국 쏘나타를 30여년간 짊어져온 책임과 역할, 고정관념에서 해방시키기로 결정했다. “쏘나타는 더 이상 국민차나 아빠차가 아니어도 괜찮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리를 누비는 세단, SUV에서 느끼기 힘든 쿠페 스타일의 세단을 새로운 쏘나타의 아이덴티티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쏘나타의 변신은 실내공간에서도 확연히 느껴진다. 일단 기존 쏘나타의 강점이었던 ‘중형 세단을 넘어서는 광활한 뒷좌석 레그룸’이 사라졌다.

    제원상으로 휠베이스가 전 모델 대비 35mm나 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레그룸이 상대적으로 좁게 느껴지는 것은 패스트백 스타일의 스포티한 디자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고가 30mm 낮아진 데다, 뒷좌석 중간부터 시작되는 완만한 경사로 인해 뒷좌석 헤드룸이 좁아질 수밖에 없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뒷좌석을 마치 리클라이너 의자처럼 기울여 놓은 것이다.

    헤드룸 확보를 위해 레그룸을 일부 손해 본 셈인데, 실제 뒷좌석에 앉아본 느낌은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적어도 제네시스 G70처럼 극단적으로 뒷좌석 탑승자를 도외시한 구조는 아니다.

    조수석에 대한 배려는 한층 좋아졌다. ‘동승석 릴렉션 컴포트 시트’를 작동해보니 시트 위치와 등받이 각도를 일일이 조절할 필요 없이 버튼 하나로 가장 편안한 자세를 만들어준다.

    전자식 변속버튼이 기어봉을 대체하면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이 한층 넓어졌다. 평소 기어봉을 쥐고 운전하던 오른손이 허전해졌지만 푹신한 암레스트가 어색함을 덜어준다. 전반적으로 인테리어가 기존 모델보다 고급스러워진 느낌이다.

    ▲ 신형 쏘나타 후측면. 패스트백을 연상시킬 정도로 뒷유리가 완만하게 경사졌다. 트렁크를 열면 뒷유리도 같이 열릴 것 같은 착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뚜껑만 열린다. ⓒ데일리안

    ‘아빠차’에서 ‘오빠차’로 변신을 시도했으니 도로에서는 넥타이를 풀고 좀 더 야성미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일단 굽은 길에서 운전대를 돌리는 재미는 훨씬 좋아졌다. 회전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버텨주는 하체가 믿음직하다. 새로 적용한 플랫폼이 차체 강성 측면에서 충분한 역할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과속방지턱이나 파손된 도로 요철을 지날 때는 서스펜션이 부드럽게 충격을 흡수해 준다. 퍼포먼스와 승차감 사이에서 충돌 없이 절충점을 잘 찾은 듯하다.

    달리기 성능은 다소 아쉽다. 톨게이트를 지나 속도를 올릴 때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속도가 빠르게 오르질 않는다.

    물론 CVVL 기반의 스마트스트림 G2.0 엔진이 동력성능보다는 효율성에 중점을 두고 만든 엔진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연비를 높이려면 동력성능은 일정부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제원상으로도 신형 쏘나타 2.0 가솔린 모델의 최고출력(160마력)이 기존 쏘나타 뉴라이즈(163마력)보다 조금 떨어진다. 최대토크(20.0kg·m)는 동일하다.

    실제 이날 시승 시간동안 체크한 연비는 13.7km/ℓ로, 여러 차례 급가속을 시도했음을 감안하면 중형차로서는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번에 출시된 모델이 2.0 가솔린과 LPG 모델뿐이라 2.0 가솔린이 시승차로 준비됐지만 하반기 출시될 1.6 터보 모델이라면 스포티한 디자인과 탄탄한 하체에 어울리는 동력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는 퍼포먼스 모델인 ‘쏘나타 N’도 라인업에 합류한다.

    ▲ 신형 쏘나타 내부 모습. ⓒ데일리안

    사실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의 장점으로 가장 크게 앞세운 것은 첨단 편의사양이다. 신형 쏘나타를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로 칭할 정도로 첨단 기능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날 신차발표회에서 현대차는 다른 장소에 있는 동료에게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키’를 전송하는 모습을 시연해 보였다.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을 통해 스마트키가 없어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통해 차량 출입과 시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현대 디지털 키’ 기능이다.

    가족이나 지인 등 최대 3명, 운전자 포함 4명과 차량 공유가 필요하거나 키가 없는 상황에서 손쉽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다.

    ▲ 신형 쏘나타 키. 좁은 공간에 주차· 출차시 편리한 원격 시동 버튼과 원격 전· 후진 버튼이 보인다. ⓒ데일리안

    차량을 좁은 공간에 주차할 때, 혹은 좁은 공간에 주차된 차를 꺼낼 때 승하차가 힘든 상황에서 원격으로 차를 움직이는 기능도 장착돼 있다.

    이 기능은 시승을 마치고 실제로 작동시켜봤다. 도어를 잠근 상태에서 키 맨 하단의 홀드(HOLD) 버튼을 길게 누르면 시동이 켜지며, 전진 버튼을 누르면 앞으로, 후진 버튼을 누르면 뒤로 천천히 움직인다.

    비좁은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기둥에 막혀 운전석 문을 열 수 없는 상황에서 뒷좌석으로 넘어가 내려 본 일이 있는 사람이라면 솔깃할 만한 기능이다.

    ‘개인화 프로필’도 쓸모 있는 기능이다. AVN 화면에서 이름, 이미지, 블루투스, 디지털 키 등을 입력해 개인 프로필을 생성해 놓으면 이후 탑승할 때 시트포지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아웃사이드 미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내비게이션·휴대폰 설정 등), 클러스터, 공조 등이 자동 설정된다. 최대 2개까지 만들 수 있다.

    ▲ 신형 쏘나타에 장착된 '음성인식 비서'가 오늘의 운세를 말해주고 있다. ⓒ데일리안

    신형 쏘나타 출시 전부터 현대차가 자랑해 왔던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도 활용해 봤다. 운전대에 위치한 음성인식 버튼을 누른 뒤 필요한 정보를 물으면 인공지능 플랫폼이 답을 찾아준다.

    내비게이션 위치 검색이나 날씨 등 주행에 필요한 정보는 물론, 뉴스 브리핑, 영화나 TV 정보, 일반상식, 스포츠경기, 실시간 검색어 순위, 외국어 번역, 환율, 심지어는 오늘의 운세를 물어봐도 답해준다.

    내장 블랙박스 역할을 하는 ‘빌트인 캠’도 신형 쏘나타에서 만날 수 있는 첨단 기능 중 하나다. 차량 내장에 장착된 전후방 카메라 영상을 녹화하는 주행영상기록장치로, 룸미러 뒤쪽에 빌트인 타입으로 설치돼 운전자 시야를 가리지 않고 차량 내 AVN 화면과 스마트폰과 연동된다.

    시승에 참여한 기자들 사이에서 소음이 다소 심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운전 중에는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반환지점에서 동승자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조수석에 앉으니 고속 구간에서 거슬리는 소음이 느껴졌다.

    회사측도 이를 인지하고 현재 양산 및 인도를 미루고 점검에 나선 상황이다. 인도 시점이 늦어지더라도 확실한 품질을 확보한 상태로 세상에 나오길 기대한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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