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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 DNA’ 어디로 갔나…사모펀드 임원들이 이사진 장악


입력 2019.03.27 06:00 수정 2019.03.28 09:48        이은정 기자

주총서 IMM 프라이빗에쿼티 내부 임원 재신임

지난해 활동 살펴보니 찬성표 ‘거수기’에 그쳐

주총서 IMM 프라이빗에쿼티 내부 임원 재신임
지난해 활동 살펴보니 찬성표 ‘거수기’에 그쳐


ⓒ에이블씨엔씨 ⓒ에이블씨엔씨

에이블씨엔씨가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여는 가운데 에이블씨엔씨의 주인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 임원들이 이사진에 대거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사진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에이블씨엔씨는 이번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정관변경 등의 안건을 상정했다.

재신임 후보에 오른 이사들은 이해준 에이블씨엔씨 대표집행임원을 비롯해 송인준 IMM PE 대표이사, 김영호 IMM PE 투자1부문 대표, 김정균 IMM PE 전무 등 4명이다.

사외이사는 한상만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가 재선임 명단에 올랐다. 한 교수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을 동시에 맡는다. 또 다른 감사위원은 김영호 IMM PE 투자1부문 대표가 맡는다. 기타비상무이사인 김 대표가 경영에도 참여하고 내부 감사도 하는 것이다.

이사회를 IMM PE가 장악하고 있다 보니 의사결정 속도가 빠른 편이다. 지난해 13차례 열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등은 찬성표만 던지는 거수기 역할에 그쳤다.

서영필 전 회장은 모든 회의에 불참했으며, 서 회장의 측근이었던 하성욱 감사위원은 이사회에 불참해오다가 지난해 3월 29일 사임했다. 두 사람을 제외한 6명의 이사진은 회사 입장에 일방적으로 찬성하며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에이블씨엔씨는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의 수가 지난해 9명에서 8명으로 줄었지만 보수총액은 20억원으로 유지하는 안건도 내놔 이날 주총에서 일부 주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IMM 프라이빗에쿼티 장악력↑…경쟁력은 ‘의문’

IMM PE 내부 임원을 직접 투자사의 경영진으로 선임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다만 업계를 잘 모르는 비(非)전문가들이 경영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실적악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창업주 서영필 회장이 경영에 손을 뗀 이후 에이블씨엔씨의 영업실적은 적자전환했다. 에이블씨엔씨 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08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전년(3322억원) 대비 7.1% 줄어들었다. 2017년 7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70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만 104억원에 달했다.

반면 미샤재팬은 주인이 바뀌는 도중에도 대표직을 유지하던 서영필 전 회장의 영향력 아래 꾸준히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매출액 283억7700만원, 당기순이익 17억9400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이 전년(6억2600만원) 대비 3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창업주 서영필 회장 지우기…새로운 히트상품 언제 나오나?

서 회장의 흔적을 지운 에이블씨엔씨가 뚜렷한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내실보다는 투자나 외형 확장에만 몰두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 출신의 공동대표 이세훈 대표가 취임한 지 벌써 일년이 지났는데 인수합병 말고 히트 상품이나 성과가 없다”면서 “한때 히트상품 제조기라고 불렸던 미샤의 몰락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주가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2012년 10월 6만원을 찍었던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최대주주가 IMM PE로 바뀐 2017년 4월 2만8000원으로 하락, 26일 종가 기준 1만3500원으로 떨어졌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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