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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로 그룹 재건 꿈꾼 박삼구, 회계 논란으로 물거품


입력 2019.03.28 15:32 수정 2019.03.28 15:55        이홍석 기자

지난해 인수 불발 후 아시아나항공 중심으로 재건 노려

아시아나 '감사보고서' 사태 책임지고 결국 경영 일선서 퇴진

아시아나항공ㆍ금호산업ㆍ금호고속 등 모든 그룹 직책 내려놔

그룹, 비상경영위 체제로 전환…차기 회장 외부서 영입

지난해 인수 불발 후 아시아나항공 중심으로 재건 노려
아시아나 '감사보고서' 사태 책임지고 결국 경영 일선서 퇴진
아시아나항공·금호산업·금호고속 등 모든 그룹 직책 내려놔
그룹, 비상경영위 체제로 전환…차기 회장 외부서 영입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데일리안DB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데일리안DB

금호타이어 인수로 그룹 재건을 시도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결국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인수 실패에 기내식 대란으로 타격을 입었던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재무회계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국 두 손을 들었다.

오너가 그룹 경영에 책임을 지고 퇴진한 가운데 회장을 외부 영입하기로 하면서 향후 그룹 경영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변화할지 주목된다.

28일 재계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와 관련, 금융 시장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과 아시아나항공·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박삼구 회장은 그룹 회장직까지 내놓으며 사실상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전날 주총에서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조양호 회장이 그룹 회장직과 한진칼 대표이사 직함을 유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경영권을 쥐고 있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다.

박 회장은 그룹 재건의 마지막 단추로 꼽혔던 금호타이어 인수가 실패로 돌아간데 이어 기내식 업체 교체 과정에서 불거진 기내식 대란 사태가 이어지면서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인수자금이 부족해 컨소시엄을 꾸려 우선매수청구권(회사 매각시 제3자에게 경영권을 팔기 전에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려 했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전략적투자자인 제3기업의 컨소시엄 참여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야심차게 추진했던 인수는 결국 불발됐다.

여기에 지난해 7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업체 교체 과정에서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항공편의 지연 운항 등으로 인한 승객 불편으로 회사 신뢰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어 이 달 들어 그룹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재무회계 문제로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결국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박 회장은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에 적극 노력하며 그룹 재건을 꿈꾸왔다. 지난 2017년 말 아시아나항공의 자발적 자구계획안을 마련하고 지난해부터 이를 이행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이 과정에서 에어부산 지분과 인천 제 2격납고의 담보대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CJ대한통운 지분 매각,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매각 뿐만 아니라 개인 재산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기까지 했다.

또 이번 아시아나항공 사태 때도 ▲운용리스항공기 정비 충당금 추가반영 ▲마일리지 충당금 추가반영 ▲관계사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 감사법인의 한정 의견 제시 사유를 해소하는데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실 위기를 초래한 데 따른 주주들의 반발로 자진 퇴진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회사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표현한 것이라는게 그룹측의 설명이다.

박 회장은 전날인 27일 저녁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협조를 요청한 것도 이같은 진정성을 보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한 그룹 재건 시도 과정에서 주채권단인 산은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특히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25일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의견 '한정'과 관련, "근본적으로 회사와 대주주가 보다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성의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룹 재건을 꿈꿨던 박 회장의 꿈이 결국 퇴진으로 귀결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 체제 변화 여부도 주목된다. 그룹은 일단 비상경영체제로 전환되며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로 운영되지만 회장을 외부 영입하기로 하면서 향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그룹 경영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결국 퇴진으로 마무리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에도 큰 변화가 일 수 밖에 없게 됐다”면서 “수익성 개선을 통한 유동성 리스크 축소와 경영 체제 확립을 통한 리더십 강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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