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외화자산 60조 육박' 신한금융, 환리스크도 껑충


입력 2019.04.01 06:00 수정 2019.03.31 19:49        부광우 기자

1년 새 8.9조 늘어…하나금융 제치고 최대 규모 기록

환율 변동 위험 15%↑…글로벌 금융 불확실성 '변수'

1년 새 8.9조 늘어…하나금융 제치고 최대 규모 기록
환율 변동 위험 15%↑…글로벌 금융 불확실성 '변수'


국내 4대 금융지주 외화자산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 외화자산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신한금융지주의 외화자산이 1년 새 9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6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신한금융은 단숨에 하나금융을 제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해외 투자 자산을 보유한 금융지주가 됐다. 하지만 이런 와중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도 커지면서 신한금융의 외환자산 관리는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는 모습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국내 4대 금융지주가 보유한 외화자산은 총 193조6791억원으로 전년 말(177조8771억원) 대비 8.9%(15조802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모든 금융지주들이 해외 자산을 키운 모습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신한금융의 확장 속도가 가장 눈에 띄었다. 신한금융의 외화자산은 59조9558억원으로 같은 기간(51조119억원) 대비 17.5%(8조9439억원)나 늘었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USD) 자산이 27조3125억원에서 33조6707억원으로 23.3%(6조3582억원) 늘며 증가분 대부분을 차지했다. 엔화(JPY) 역시 7조2700억원에서 8조4731억원으로, 위안화(CNY)도 5조6054억원에서 5조9422억원으로 각각 16.5%(1조2031억원)와 6.0%(3368억원)씩 증가했다. 반면 유로화(EUR)는 1조9098억원에서 1조6929억원으로 11.4%(2169억원) 감소했다.

이로써 신한금융은 하나금융과 4조원 이상이었던 격차를 1년 만에 따라잡고, 국내 최대 외화자산 보유 금융지주가 됐다. 하나금융의 외화자산 역시 55조595억원에서 57조9135억원으로 5.2%(2조8540억원) 증가했지만, 신한금융에 역전을 허용했다. 우리은행은 38조2254억원에서 39조7897억원으로, 33조5803억원에서 36조201억원으로 각각 4.1%(1조5643억원)와 7.3%(2조4398억원)씩 외화자산이 늘었다.

신한금융의 빠른 국외 자산 확대는 글로벌 사업 확장의 결과로 풀이된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해외점포 순이익은 2350억원에서 3215억원에서 36.8%(865억원) 증가했다. 이에 순이익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5.2%에서 14.1%로 8.9%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어 내년까지 이 같은 글로벌 사업 비중을 20%까지 끌어 올린가는 계획이다.

문제는 외화자산이 늘면 필연적으로 리스크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자산 가격의 변동리스크와 환율 변화에 따른 환차손익 위험을 동시에 내재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신한지주의 잠재적 외환 위험은 상당히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당국의 표준 모델을 사용한 시장리스크 소요자기자본(VAR·Value at Risk)을 분석 결과, 신한지주의 지난해 말 기준 환율 위험은 1396억원으로 조사 대상 금융지주들 가운데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전(1210억원)보다 15.4%(186억원) 늘어난 액수다. VAR은 과거 250영업일의 데이터를 토대로 특정 시점에서 10영업일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손실가능금액을 예측하는 기법이다.

당분간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향후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통화정책을 보다 신중하게 운영하겠다고 시사했지만, 아직 그 청사진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의 불안 요인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갈등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은행들의 글로벌 영업 확대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고 있다"며 "다만, 세계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해외 자산 관리에 있어 리스크를 키우는 요소"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