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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염정아 "연기는 겉보다 속…다 보여줘야"


입력 2019.04.06 10:25 수정 2019.04.08 11:34        부수정 기자

영화 '미성년'서 영주 역

"김윤석 첫 작품 참여 영광"

배우 염정아는 영화 '미성년'에서 주인공 영주 역을 맡았다.ⓒ쇼박스 배우 염정아는 영화 '미성년'에서 주인공 영주 역을 맡았다.ⓒ쇼박스

영화 '미성년'서 영주 역
"김윤석 첫 작품 참여 영광"


지난해 '완벽한 타인'에서부터 올해 'SKY 캐슬'까지. 배우 염정아(46)는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드라마서 폭발적인 감정을 터뜨렸다면, 이번 영화에선 감정을 꾹 참는다. 정반대의 역할을 염정아는 준수하게 해냈다.

그가 주연한 '미성년'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무책임한 어른과 어른스러운 아이를 보여주며 나이와 상관없는 '선택에 따른 책임'의 중요성을 짚는다.

염정아는 남편 대원(김윤석)의 비밀을 알고도 담담한 척하는 영주 역을 맡았다.

4일 서울 팔판동에서 만난 염정아는 "이번 영화에선 모든 신이 힘들었다"며 "영주의 모든 선택이 일반적이지 않아서 헷갈리는 부분이 많았다. 감독님과 대화하면서 연기했다"고 밝혔다.

극 중 영주는 대원의 불륜을 알고서도 딸을 위해 담담한 척한다. 한 인간으로선 참기 힘든 감정이다. 염정아는 "영주를 연기하면서 마음이 아팠고 울었다"면서 "영주는 그런 일이 생겼다 할지라도 망가지고 싶지 않았으면 했다"고 말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했던 영주는 난관에 부딪히죠. 이후 성당에 가서 고해성사하면서 속마음을 털어놓아요. 그 다음엔 마음을 다잡고 미희(김소진)에게 갑니다. '갈 때가 여기밖에 없었다'는 말이 너무 가슴 아팠어요."

영화 '미성년'에서 주인공 영주 역을 맡은 염정아는 "김윤석 감독의 첫 작품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쇼박스 영화 '미성년'에서 주인공 영주 역을 맡은 염정아는 "김윤석 감독의 첫 작품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쇼박스

염정아와 김 감독은 '범죄의 재구성'(2004), '전우치'(2009) 등에 함께 출연했다. 염정아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진 무서웠다"며 "하지만 촬영을 하다 보니 우리가 떠올리는 이미지와 정말 다르더라. 섬세하고 꼼꼼하시다. 신인 감독같지 않게 당황하지 않으셨다. 철저한 준비를 하신 듯하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배우에게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배우에게서 끄집어냈다. 배우가 고민하고 있던 지점을 콕 집어서 얘기했단다. 배우의 바닥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 그 바닥을 메워서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람 역시 감독뿐이란다.

영화는 꽤 무거운 이야기를 경쾌하게 그려낸다. 염정아는 "관객들이 무거운 이야기라고 예상할까 봐 걱정된다"며 "블랙 코미디적인 부분도 있으니 잘 봐달라"고 미소 지었다.

염정아는 작품마다 현실적인 인물을 매끄럽게 연기한다. 그는 "작품 속 역할이 항상 어렵고, 장면을 마주할 때마다 긴장한다"며 "장면을 꼭 살려야만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연기하는 편이다"고 전했다. "외적인 부분만으로 관객을 설득할 수 없어요. 속을 다 보여줘야만 합니다. 한서진이란 인물도 속을 파내어서 보여드려야만 했죠. 연기할 때 외모는 신경 쓰지 않아요. 우는 모습도 미워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 역할에 맞는 모습이면 예쁘죠."

'미성년'은 어려웠지만 참여한 것만으로 영광인 작품이다. 그는 "김윤석 감독의 첫 작품에 참여하게 돼 마냥 기쁘다"며 "다음 작품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 초 인기리에 종영한 JTBC 'SKY 캐슬'의 주역인 그는 '미성년'에서 참아온 감정을 드라마에서 터뜨린 듯한 느낌이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게 보이긴 하더라"고 웃었다.

영화 '미성년'에서 주인공 영주 역을 맡은 염정아는 "현실적인 캐릭터에 끌린다"고 했다.ⓒ쇼박스 영화 '미성년'에서 주인공 영주 역을 맡은 염정아는 "현실적인 캐릭터에 끌린다"고 했다.ⓒ쇼박스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결말에 대해선 "저도 처음에 봤을 때는 충격받았다"며 "영화를 본 후 아이들이 동생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라고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김소진에 대해선 "넘치는 에너지가 부럽다"며 "소진이는 여러 번 해도 에너지를 유지하더라"고 했다.

김혜준, 박세진 두 배우와 호흡한 염정아는 "요즘 친구들은 표현력이 참 좋다. 연기도 우리보다 훨씬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김윤석처럼 연출에도 도전해볼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전혀 없다"고 대답했다. "연출 능력은 타고나는 것 같아요. 제가 잘하는 건 사랑을 베푸는 것? 하하. 눈치도 빠르고 촉이 좀 있고요."

그는 지난해 '완벽한 타인'에서부터 올해 'SKY 캐슬'까지 승승장구 중이다. 한 계단, 한 계단 쉴 틈 없이 성장하고 있다. 어느 순간 연기가 재밌고, 현장 가는 게 즐거웠다. 열심히 한 덕에 좋은 작품이 밀려들어 왔다. "어디 갈 때마다 팬들이 있더라고요. 너무 신기하죠. 특히 여학생들이 좋아해 줘서 감사해요(웃음). 예전보다 편하게 말을 걸어주기도 하고요."

배우는 또 "앞으로 보여드릴 게 없어서 걱정이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후배 배우들은 염정아를 롤모델로 꼽기도 한다. '워킹맘'인 그에게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가정, 일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힘든 일이지만 두 가지 모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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