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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설주 빠진' 김정은 경제시찰…'강경메시지' 방점 찍었나


입력 2019.04.09 02:00 수정 2019.04.09 05:56        이배운 기자

김정은 광폭 경제행보 의도는?…경제발전의지 vs 자력갱생독려

전문가 "비장한 각오로 버티라는 메시지…리설주 들어가면 불리해"

김정은 광폭 경제행보 의도는?…경제발전의지 vs 자력갱생독려
전문가 "비장한 각오로 버티라는 메시지…리설주 들어가면 불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지연 감자가루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지연 감자가루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광폭 경제행보를 펼치는 가운데, 부인인 리설주 여사는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제현장 시찰에 빠지지 않고 동행했던 리 여사가 이번 수행 명단에 제외된 것은 '강경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적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백두산 인근의 삼지연을 방문해 감자가루 생산 공장을 시찰했다. 이어 6일에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양덕온천 관광 지구를 살펴보고, 8일에는 평양의 대성백화점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이번 경제 행보를 통해 대내외에 천명하려는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하나는 적극적인 경제발전 의지를 과시해 국제사회에 비핵화 진정성을 설득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해 남·미·중 정상회담 개최 전후로 경제현장 행보를 강화했었다.

또 다른 하나는 대북제재 국면에서도 경제가 발전하고 있음을 과시해 북미 협상에 강경한 스탠스를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아울러 핵협상 장기화에 대비해 주민들에게 '자력갱생' 정신을 강조하고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자력갱생의 길은 변함없이 이어가야 할 길", "외세의존이냐 하는 문제는 심각한 사활적인 문제", "자력갱생·자급자족하는 기풍을 철저히 확립하여야 한다" 등 메시지를 잇따라 내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지난해 금산포 젓갈가공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지난해 금산포 젓갈가공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무엇보다 '유화 메시지', '친선 교류'를 상징하는 리 여사의 불참은 김 위원장의 이번 경제 시찰이 강경한 입장 표명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실어준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2년부터 리 여사와 본격적으로 동행을 시작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차별화된 모습을 연출해 새로운 리더십을 과시하고, 대외적으로 다른 국가와 다름없는 정상국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는 평가다.

앞서 리 여사는 지난해 신의주·황해남도·양강도·강원도 등 김 위원장의 경제시찰에 대부분 동행했다. 아울러 1·3·4차 북중정상회담과 제 1·3차 남북정상회담에도 동행해 이른바 '내조외교'를 펼치면서 긍정적인 회담 분위기를 띄우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리 여사는 두 차례 개최된 북미정상회담에서는 수행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적대국'과 생사를 건 무게감 있는 담판을 벌이는 상황에서 유화적 역할을 담당하는 리 여사의 등장은 오히려 회담 효과를 약화 시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도 리설주는 단순히 '얼굴마담'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며 "비장한 각오로 버티겠다는 메시지를 줘야하는데 옆에서 리설주가 함께 웃는 모습이 들어가는 것은 내부적 선전에 불리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최근 경제 행보의 배경은 오는 11일 개최되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정치적 고비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혁명의 성지'인 삼지연군에 방문하는 패턴을 여러 차례 보여준 바 있어 이미 북미 협상 방향에 대해 중대한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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