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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하나 1억 입막음? 정말 믿는 구석 있었나


입력 2019.04.10 08:20 수정 2019.04.10 08:12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이슈분석> 검경에 대한 비호 의혹 증폭…철저히 밝혀야

<하재근의 이슈분석> 검경에 대한 비호 의혹 증폭…철저히 밝혀야

ⓒYTN 화면 캡처 ⓒYTN 화면 캡처

황하나 씨가 2015년 필로폰 공급 혐의를 받았을 당시 사실은 구매자와 함께 투약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사실이 그때 알려지지 않은 것은 구매자가 혼자 투약한 것으로 덮어썼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투약은 황씨 외에 구매자인 조 모 씨, 그리고 조씨의 절친인 김 모 씨가 함께 했는데, 이를 조씨가 혼자 덮어쓰는 대신 황하나 씨가 조씨에게 현금 1억 원을 건넸다는 주장이다.

여럿이 투약했다는 말에 개연성이 있는 것은 투약 분량 때문이다. 황씨는 조씨에게 필로폰 0.5그램을 건넸고 이를 0.16그램씩 나눠 3차례에 걸쳐 9시간 동안 투약했다고 한다. 그런데 0.16그램이면 3~4명이 투약할 분량으로, 이것을 한 사람에게 연이어 투약할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한 사람이 아닌 세 사람이 나눠 투약했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것이다.

그렇게 세 사람이 나눠 투약하고도 조씨 혼자 뒤집어썼다면, 아무 이유 없이 그랬을 리는 없기 때문에 회유 또는 협박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1억 회유설에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정말 그런 공동 투약 및 뒤집어쓰기와 회유가 있었다면 조씨가 김씨의 죄도 덮어쓴 것이기 때문에, 김씨도 조씨를 회유했을 수 있다. 황하나 씨 입장에선 조씨의 입을 막았지만, 김씨의 입도 막아야 하기 때문에 황씨가 김씨도 회유했을 수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엔 의문이 있다. 마약 투약은 투약자들이 입을 맞춘다고 한 사람에게 뒤집어씌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어차피 검사하면 다 나오기 때문에 투약자들이 입을 맞추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니까 황씨가 무의미한 회유를 할 이유가 없다.

만약 믿는 구석이 있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나는 절대로 검사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경찰과 검찰이 나에 대해선 마약 검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말이다. 그러면 공동 투약자 입만 막으면 자신이 투약한 것을 덮을 수 있다.

황씨가 조씨를 회유해서 마약 투약 사실을 숨기려 한 것이 맞는다면, 결국 황씨가 경찰과 검찰을 믿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검경이 당시 황씨를 조사도 하지 않고 불기소 처리한 것을 보면, 황씨가 그런 믿음과 자신감을 가졌음직하다. 함께 투약했다는 주장이 나온 김 모씨도 당시 수사선상에서 빠지고 처벌도 받지 않았다면, 여기에도 비호 의혹이 있는 것인지 조사해봐야 한다.

결국 검경에 대한 의혹이 더욱
ⓒYTN 화면 캡처 ⓒYTN 화면 캡처
증폭된 셈이다. 이번에야말로 연예인에게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이 부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런데 벌써부터 황하나 사건이 연예인 사건으로 흘러갈 조짐이 보인다. 황씨와 함께 투약했다는 연예인 A씨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실명이 나오고 거기서 또 다른 연예인으로 연결되기라도 하면, 버닝썬 게이트가 승리 정준영 사건으로 덮인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연예계 마약 사건도 물론 중요하지만, 동시에 공권력 유착 부분도 놓쳐선 안 된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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