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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안 퇴짜 맞은 금호아시아나, 당혹 속 비상


입력 2019.04.11 17:34 수정 2019.04.11 17:43        이홍석 기자

채권단 "시장 신뢰 회복에 미흡"...부정적 기류

그룹 "채권단과 더욱 긴밀한 협의해 나갈 것"

채권단 "시장 신뢰 회복에 미흡"...부정적 기류
그룹 "채권단과 더욱 긴밀한 협의해 나갈 것"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금호아시아나와 아시아나항공 깃발이 나란히 펄럭이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금호아시아나와 아시아나항공 깃발이 나란히 펄럭이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시한 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과 3년간의 정상화 기간을 골자로 한 자구안에 대해 채권단이 사실상 거부했다. 시장 신뢰 회복에 미흡하다는 것으로 그룹은 당혹감 속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단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 날 회의를 소집해 금호측이 전날 제시한 자구안에 대해 논의한 결과, "자구계획에 사재출연이나 유상증자 등 실질적인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또 채권단은 금호 측이 요청한 5000억원을 지원한다 해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채권단의 추가 자금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이번 제안을 두고 박 전 회장의 노골적인 꼼수라는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이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각 때 상표권 문제로 시간을 질질 끌고 매각을 백지화하는 등의 모습으로 이미 채권단의 신뢰를 상실한 것도 이러한 불만의 배경이 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앞서 전날 채권단에 금호고속 지분 전체를 담보로 제공하는 조건으로 5000억원의 추가 자금 지원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3년의 시간을 요구했다. 3년 후 이행 여부를 평가받아 목표 기준에 미달하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채권단의 어떠한 조치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자구계획인 채권단으로부터 퇴짜를 맞으면서 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은 당혹감 속에 내부 회의를 통해 추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연내 해결해야 하는 부채만 1조1860억원으로 총 부채 규모도 6조원이 넘어 유동성 문제를 자체적으로는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룹은 이 날 자구안에 대한 채권단 반응이 나온 직후 "채권단과 좀 더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뾰족한 해법을 모색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데일리안DB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데일리안DB
금호측은 채권단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서(MOU) 시한인 내달 6일까지 추가적인 자구계획안을 내놓아야 하는데 채권단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것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채권단은 금호측이 자구계획을 마련할 수 있도록 MOU 시한을 내달 6일까지로 연장해 준 바 있다.

결국 채권단이 지적한대로 사재 출연이나 유상증자, 우량자산 매각 등의 방안이 나와야만 그에 상응하는 지원이 가능한데 박 전 회장 측은 내놓을 만한 사재가 거의 없고 현금 동원력도 미미한 것이 문제다.

지분의 경우, 이미 제출한 자구안에서 오너가의 금호고속 지분 전체를 내놓았지만 이미 많은 지분이 담보로 잡혀 있는 터라 담보 돌려막기냐는 부정적 시각이 팽배한 상황이다.

자산 매각의 경우, 금호리조트·에어서울·에어부산·아시아나개발·아시아나에어포트·아시아나IDT 등의 지분과 골프장과 아시아나타운 등 부동산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 중 매각 가치가 있는 자산은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 정도인데 이들 자산도 역시 담보가 설정돼 있어 매각 가능성이 반반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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