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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만에 입연 김정은 '트럼프 빅딜' 수용불가


입력 2019.04.13 15:26 수정 2019.04.13 15:26        이충재 기자

'하노이결렬' 후 첫 입장 표명 "북미회담 집착 안해"

문재인 정부에도 "중재자 아닌 민족의 당사자 돼야"

'하노이결렬' 후 첫 입장 표명 "북미회담 집착 안해"
문재인 정부에도 "중재자 아닌 민족의 당사자 돼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하노이 결렬' 이후 처음으로 비핵화 협상을 언급했다.(자료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하노이 결렬' 이후 처음으로 비핵화 협상을 언급했다.(자료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하노이 결렬' 이후 처음으로 비핵화 협상을 언급했다. 트럼프 정부에는 '연말까지' 시한을 제시하며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자"고 했고, 문재인 정부에는 "촉진자 행세를 할게 아니라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연말 데드라인' 제시…"미국식 대화법 흥미 없다"

특히 김 위원장은 미국에 '연말 데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입장 전환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일괄타결식 빅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하면서 장기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김 위원장은 "우리도 물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을 들이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다"고 했다.

아울러 제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전제조건이 따라 붙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文대통령 '촉진자' 자처했는데...金 "남조선은 '당사자'"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과 손잡고 북남관계를 지속적이며 공고한 화해협력 관계로 전환시키고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결심"이라면서도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이 '대화의 문'을 열어놓은 만큼 북미 실무자급 대화를 비롯해 비핵화 협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한 입장 차이를 확인한 양측 간 기싸움은 한층 격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래저래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선 미국의 일괄타결식 '빅딜'과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해법인 '스몰딜' 사이에서 또 다시 '굿 이너프 딜'의 연결고리를 다시 찾아야하는 난제를 떠안게 됐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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