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문 대통령과 트럼프, 남북미간 조기 수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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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7월 16일 06:08:38
    ‘빈손’ 문 대통령과 트럼프, 남북미간 조기 수확은 없다
    다급했던 한미 정상회담에서 준 것도 받은 것도 없어
    스스로 시간에 쫓기지 말아야 판세 제대로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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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4-15 06:00
    이상수 박사/스웨덴안보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다급했던 한미 정상회담에서 준 것도 받은 것도 없어
    스스로 시간에 쫓기지 말아야 판세 제대로 볼 수 있어


    ▲ 이상수 박사 스웨덴안보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데일리안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에 이어 최근 문재인-트럼프 회담과 김정은의 최고인민회의의 연설에서도 보여주었듯이, 북미간의 간극은 여전히 너무 크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북미 양측은 이러한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보다는 현재 서로 간 기싸움에 돌입한 상황이라서 문재인 대통령이 바라는 조기 수확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이 급하게 중재를 위해 미국에 가져간 제안들이 사실상 ‘낫굿 이너프 (not good enough)’로 평가받았다. 한국이 방법론으로 제시한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big deal)’을 선호한다고 답했고, 문 대통령이 ‘조기 수확(early harvest)’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는 트럼프 대통령은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이 평양에 제일 전달하고 싶은 제재 해제 가능성에 대해서도 실망적인 답변만 받고 돌아왔다.

    한 가지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돌아와 북한을 설득하기 위한 도구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스몰딜(small deal)’도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한 점이다.

    하지만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스몰딜’은 북한이 ‘빅딜’을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만 이행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북한이 앞으로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를 전제로 한 ‘빅딜’의 의지를 보여도 미국은 지난 번처럼 영변의 비핵화 정도로는 유엔제재 해제를 ‘스몰딜’의 조건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리라 본다.

    만약 영변의 비핵화가 진행된다면 미국이 제공 가능한 범위로써 인도주의적 지원과 체제안보보장에 필요한 종전 선언 및 연락사무소 설치 등이 고려대상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론에서 보여주었듯이, 근본적인 미국의 북한에 대한 협상조건은 하나도 바뀐 게 없으며, 여전히 위기관리 형식으로써의 대화의 창만 열어 놓았다고 볼 수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은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통해 공식석상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의 입장을 발표했다.

    기본적으로 북한은 지난 북핵 협상에 있어 미국의 강압적인 태도와 지나친 조건 그리고 일방적인 방법에 대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으며 미국이 앞으로도 제재로 나오면 우린 제재를 극복해 적대 세력들의 압력에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에서도 보았듯이 북한의 태도도 조만간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핵을 완성시키면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할 수 있다고 기대를 했지만 지난 번 하노이 회담에서 핵보유국의 대우를 전혀 못받은 점이 너무나 억울한 듯하다. 그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은 당분간은 대화에 나오지 않고 장기전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설 내용 중 올해 12월안까지라는 시간적 제안을 해놓은 것에는 몇 가지 전략적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선 북한은 내년 미국의 대선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 내부적인 제재 극복 상황,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에 관해 상황을 고려하며 앞으로의 방향을 선택할 것 같다. 만약 올해 안에 대내외적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친서를 보내 3차 북미정상회담을 바랄 것이다.

    한국도 이러한 상황에서 조기 수확만 바라지 말고 좋은 전략적 시기와 기회를 엿보면서 중재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북한에서 조급해진 상황에서 친서 외교를 가동한다면 문재인 정부가 할 수 있는 접근방법은 북한의 빅딜 의지를 설득하고 확인시켜 미국에 전달하고 그에 맞는 빅딜 보상계획을 미국에서 전달받아 보내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모든 핵시설 리스트를 김정은에게 받아 미국에 건네주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북한경제발전을 위한 단계적이고 장기적인 지원계획에 관한 리스트를 받아 북한에 전해야 할 것이다.

    북미 간 리스트-리스트 교환에는 양측 간의 신뢰, 딜(deal)의 조건 그리고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연내에 이러한 리스트를 한국이 교환시킬 수 있다면 북미 협상은 재가동할 수 있다고 본다.

    글/이상수 박사 / 스웨덴 안보정책개발연구소(ISPD) 상임연구원 겸 코리아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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