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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김정은 비핵화의지 확고" 발언 이틀만에 北핵활동 의혹


입력 2019.04.17 18:00 수정 2019.04.18 22:26        이배운 기자

美 CSIS, 북한 영변서 핵연료 재처리 작업 정황 포착

靑, 또 '문제없다' 일관하나

美 CSIS, 북한 영변서 핵연료 재처리 작업 정황 포착
靑, 또 '문제없다' 일관하나


16일(현지시각)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발표한 지난 12일 북한 영변 핵시설 핵연료 재처리 작업 정황 위성사진 ⓒCSIS 16일(현지시각)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발표한 지난 12일 북한 영변 핵시설 핵연료 재처리 작업 정황 위성사진 ⓒCSIS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최근 핵연료 재처리 작업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확신해온 문재인 정부의 입장에 관심이 쏠린다.

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소재 민간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웹사이트에 올린 보고서에서 지난 12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근거로 들어 영변 핵시설에서 재처리 작업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CSIS는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과 방사화학 연구소 인근에서 발견된 5대의 특수 철도 차량이 재처리 작업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을 운송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들 차량은 과거에도 핵연료 재처리 활동과 연계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북한의 이번 핵 활동 의혹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시정연설에 대해 "비핵화와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안팎으로 거듭 천명했다"고 평가한지 이틀 만에 제기된 것이다.

북한이 지난해 남북미 대화 국면에도 핵무기·물질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의혹이 수차례 불거졌고, 정부는 그때마다 해명 요구대신 북한을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내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CSIS는 지난해 11월 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신고 되지 않은 채 운영 중인 미사일기지가 최소 13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고, '38노스'는 5월 북한 평산 지역 일대의 우라늄 광산 및 정광 공장이 가동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CSIS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북한의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미공개 미사일 기지 인공위성 사진 ⓒCSIS CSIS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북한의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미공개 미사일 기지 인공위성 사진 ⓒCSIS

또 같은해 8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4월~5월에 북한 영변의 방사성화학연구소에서 증기가열기가 가동됐다고 지적했고, 7월에는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이 산음동 연구 시설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2기 제조 정황을 파악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들 의혹에 대해 정부는 '핵개발 활동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했고, 지난해 11월 CSIS의 분석결과에 대해서는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직접 "보고서의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북한은 기만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가 '북한 대변인' 역할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맞았다.

또 지난달 초 북한의 동창리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장 재건 움직임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미사일 관련 활동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고 말했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동창리 복구는 발사대 폭파를 보여주려는 의도다'는 견해를 드러내 북한을 지나치게 감싸고 돈다는 여론이 일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북한의 이번 핵연료 재처리 작업 의혹에 대해서도 '문제없다'는 입장만 내세우고 비핵화 진정성을 자신할 경우, 북한에 대한 '희망적 사고'에 갇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김정은 시정연설은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기는 커녕, 협상이 뜻대로 안되면 핵무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며 "이 와중에도 비핵화 진정성을 믿는다고 발언하는 것은 우리 국격을 깎아내리고 한미공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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