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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 키우고 약점 보완’ 본격 시동거는 삼성-SK하이닉스


입력 2019.04.19 06:00 수정 2019.04.19 06:12        이홍석 기자

생산라인 확대와 제품 양산으로 초격차 메모리 경쟁력 강화

실적 악화 속 시스템 반도체로 돌파구 모색...해법 주목

생산라인 확대와 제품 양산으로 초격차 메모리 경쟁력 강화
실적 악화 속 시스템 반도체로 돌파구 모색...해법 주목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국내 대표 반도체업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점을 키우고 약점을 보완하는 투트랙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전 세계 빅 2의 경쟁력을 갖춘 메모리반도체 사업은 더욱 강화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시스템(비메모리)반도체 사업 육성에 본격 나서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중국 우시 현지 반도체 공장에서 확장팹(C2F) 준공식을 열었다. 이번에 준공한 C2F는 건축면적 5만8000제곱미터(1만7500평·길이 316m·폭 180m·높이 51m)의 단층 팹(공장)으로 기존 C2 공장과 비슷한 규모다.

이번 준공은 기존 공장(C2)을 확장한 것으로 회사측은 지난 2016년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생산공장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확장을 결정한 바 있다.

지난 2006년 완공된 중국 우시 공장은 회사의 첫 300mm 팹(FAB)으로 D램 생산을 통해 회사의 성장에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 지난 2017년 6월부터 총 9500억원을 투자해 이뤄진 이번 확장으로 회사는 미세공정 전환에 필요한 생산공간을 확보하면서 생산 및 운영 효율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이번 공장 확장으로 기존 공장과 원 팹으로 운영할 계획으로 우시 현지 공장의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도 초격차 기술력·생산력으로 D램과 낸드 제품 경쟁력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다. 지난달 세계 최초로 3세대 10나노급(1z·10나노 초반) 8기가비트(Gb) D램 개발에 성공하면서 2세대 10나노급(1y·10나노 중반) D램을 양산한지 1년4개월만에 또 다시 역대 최고 미세 공정 한계를 극복했다.

또 세계 최대 용량의 12기가바이트(GB) 모바일 D램 양산에 들어갔다. 2세대 10나노급(1y) 16기가비트(Gb) 칩을 6개 탑재한 제품으로 일반적인 울트라 슬림노트북에 탑재되는 8GB D램보다도 1.5배 높은 용량을 구현했다.

초격차 기술을 바탕으로 메모리 제품 개발과 생산에서 절대적인 경쟁우위를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양사는 이제 경쟁력 강화의 초점을 메모리에서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로 옮겨가고 있다. 이미 확실한 경쟁우위를 점한 메모리반도체는 계속 강화하되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는 메모리에 치중돼 불균형이 심한 반도체 사업구조를 바로잡고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양사는 메모리반도체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등으로 지난 2년간 호황과는 상반된 올 1분기 실적을 받아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1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액 52조원과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사업부문별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은 4조원에 못 미쳤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전년동기(11조5500억원)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18일 중국 우시 공장에서 개최된 확장팹(C2F)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SK하이닉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18일 중국 우시 공장에서 개최된 확장팹(C2F)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SK하이닉스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조30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며 전년동기(4조3673억원) 대비 3분의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이미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천명한 상태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이재용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 온데 이어 최근 극자외선 (EUV) 기술 기반의 5나노 반도체 공정 개발 성공을 발표하면서 이를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달 내로 경기도 화성 사업장에서 설비투자, 인재 양성, 팹리스 업체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비메모리 사업 발전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이미 지난 2017년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부를 분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를 설립하며 사업 강화에 나선 상태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현재 빛 에너지를 감지해 영상데이터로 변환해 주는 이미지센서(CIS)를 생산하고 있는데 향후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자동차용 시스템반도체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시너지효과가 낮아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지난 2월 매물로 나온 매그나칩반도체 인수를 통해 시스템반도체 사업 강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매그나칩은 SK로 인수되기 전 하이닉스의 전신이었던 LG반도체의 시스템반도체사업부여서 연관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 정부도 시스템반도체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꼽고 높은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어 올해가 경쟁력 강화가 적기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 수립을 완료한 상태로 상반기 중 발표가 유력한 상황이다.

앞서 정부가 SK하이닉스와 합께 용인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한 것처럼 삼성전자와도 화성에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용인에 총 120조원을 투자해 팹(FAB) 4개를 건설,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놓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호황이 메모리반도체 경쟁우위를 입증하는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그 뒤에 가려졌던 취약점이 드러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결국 이 취약점을 메우지 않고서는 반도체 강자 이미지는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는 만큼 어떻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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