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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사 후유증? KIA 김윤동 향한 기시감


입력 2019.04.19 15:57 수정 2019.04.19 16:1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18일 롯데전에서 투구 후 어깨 통증으로 교체

지난 2년은 물론 올 시즌 너무 많은 투구수

투구 후 어깨 통증으로 마운드서 주저앉은 KIA 김윤동. ⓒ 연합뉴스 투구 후 어깨 통증으로 마운드서 주저앉은 KIA 김윤동. ⓒ 연합뉴스

KIA 마무리 김윤동이 투구 후 마운드서 어깨를 부여잡는 흔치 않은 장면을 연출했다.

김윤동은 1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9회 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를 하나만 잡고 3볼넷 3실점했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강판된 이유가 부상 때문이라는 점이다. 김윤동은 나경민을 상대로 4구째 공을 던진 뒤 어깨를 부여잡으며 그대로 마운드서 주저앉았다.

투수가 투구 후 팔의 통증을 느꼈다는 점은 심상치 않은 경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칫 선수 생명까지 앗아갈 위험 부위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김윤동은 투수에게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어깨 쪽의 통증을 호소했다.

김윤동은 곧바로 교체 아웃됐고, KIA 구단은 이튿날 1군 말소 처리를 하며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야구팬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 다르다. 혹사에 의한 부상일 것이란 우려 섞인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윤동은 최근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팀의 마무리 투수로 낙점된 김윤동은 팀이 치른 21경기 중 11경기에 등판했다. 마무리 투수 치고는 잦은 등판이다.

등판했을 때에도 1이닝 이상 투구하는 횟수가 상당했다. 지난달 31일 kt전에서는 무려 2이닝을 소화했고 4월 들어 1.2이닝 투구 횟수도 2번, 1이닝 투구는 3번이나 됐다.

최근 들어 혹사가 더욱 심해진 모습이다. 김윤동은 지난 5일 키움전에서 34개(1.2이닝)의 공을 던진 것을 시작으로 10일 NC전 29개(1.2이닝), 이틀 뒤인 12일 SK전 40개(1이닝), 또 다시 2일 후 47개(1이닝)를 던졌다.

결국 부산 원정서 탈이난 모습이다. 17일 롯데전에서는 15개 투구 후 손아섭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고, 휴식 없이 등판한 18일(15개)에는 무려 3개의 볼넷을 남발한 뒤 어깨 통증을 얻고 말았다.

김기태 감독은 김윤동의 투구수를 관리해주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 연합뉴스 김기태 감독은 김윤동의 투구수를 관리해주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 연합뉴스

김윤동을 향한 무리한 투구 주문은 올 시즌 처음이 아니다. 김기태 감독은 2017시즌부터 김윤동을 핵심 불펜으로 기용 중인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80이닝 이상의 투구를 했다.

과거 두산에서 활약했던 임태훈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임태훈은 신인시절이던 2007년 불펜으로만 무려 100이닝(101.1이닝)을 소화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이를 놓고 언론에서는 ‘희생’ ‘역투’로 포장했지만, 팬들은 ‘혹사’라는 단어를 빼놓지 않았다.

혹사는 계속됐다. 임태훈은 이후에도 2년 연속 80이닝을 소화했지만 이에 대한 대가는 부상에 따른 기량 하락이었다. 그가 한국시리즈서 모자에 새긴 ‘허리야 버텨줘’란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두산은 임태훈을 선발로 전환시켜보고 다시 불펜으로도 기용했지만 기량은 돌아오지 않았고, 사생활 문제까지 겹치면서 소리 없이 야구계에서 사라졌다. 임태훈과 같은 사례가 또 나오지 않을까 야구팬들의 걱정 어린 시선이 김윤동에게 향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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