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현대차 등 주요 車업체, 유럽 CO2규제 비상…깎아주고 빌려주고


입력 2019.04.23 11:42 수정 2019.04.23 11:43        김희정 기자

CO2 규제기준, 2015년 130g/km → 2021년 95g/km로 강화

유럽 글로벌 업체 11개사 중 7개사 조건 충족 못해…대안마련 고심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 EV(위)와 수소전기차 넥쏘.ⓒ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 EV(위)와 수소전기차 넥쏘.ⓒ현대자동차


CO2 규제기준, 2015년 130g/km → 2021년 95g/km로 강화
유럽 글로벌 업체 11개사 중 7개사 조건 충족 못해…대안마련 고심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업체가 유럽연합(EU)의 2021년 이산화탄소(CO2) 규제 기준 미달 시 부과될 과도한 벌금을 축소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EU 승용차 평균 CO2 규제기준은 2015년 130g/km에서 2021년 95g/km까지 강화된다.

유럽 내 글로벌 업체 11개사 중 이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회사는 볼보, 재규어 랜드로버(JLR), 토요타, 르노-닛산 등 4개 회사 뿐이다.

현대‧기아차, 폭스바겐(VW)그룹,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 PSA그룹, 포드, BMW, 다임러 등 7개사는 2021년 CO2 수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치 달성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CO2 감축효과 큰 디젤차 판매 비중은 급락하고, CO2 배출량이 많은 스포츠유틸리티(SUV) 판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디젤차 판매 비중은 2017년 43.6%로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5.6%까지 급락했다.

여기에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등 친환경차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다. 유럽 전기차 점유율은 지난해 2.5%까지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치다.

각 업체의 승용차 평균 CO2 배출량이 EU 규제 기준에 미달하면, 벌금은 기준초과 배출량 당 95유로와 판매대수를 곱해 부과된다. 이에 따르면 VW그룹의 2021년 CO2 규제 기준 미달 벌금액은 14억유로(약1조8000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FCA는 7억유로(약8900억원), PSA 6억유로(약7656억원) 현대기아차도 3억유로(약3828억원)의 벌금이 예상된다.

당장 1년 8개월가량 앞으로 다가온 20201년 CO2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첫 번째 대안은 자동차 업체 간 개방 풀(open pool)을 결성하는 것이다.

개방 풀이란 타사의 판매량을 자사 판매량으로 집계할 수 있는 권리를 구매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기차 회사의 판매량을 구매하면 이를 통해 회사의 평균 탄소배출량을 낮출 수 있는 방식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EC) 웹사이트에 게재된 성명에 따르면 FCA는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손을 잡고 개방 풀을 결성했다. 이를 위해 FCA는 테슬라에 수억유로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요타도 최근 마쯔다와 개방풀을 결성했다.

두 번째 대안은 각 업체가 순수전기차(BEV)등에 할인판매를 시행해 판매량을 높이는 것이다. BEV는 2020년부터 평균 CO2 배출량을 산정할 때 1대당 2대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연간 자동차 판매 80만대 중 BEV 5000대를 판매할 경우, 9000억유로의 벌금을 절감할 수 있다. 아울러 BEV 카쉐어링 서비스를 출시해 벌금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있다.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 겸 연구위원장인 민경덕 서울대학교 교수는 “이제 글로벌업체들은 EU에 벌금을 내느냐 전기차를 싸게 팔 것이냐를 결정해야 한다”며 “어떤 방안이 회사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지 업체마다 골몰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친환경차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차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아도 소비자들이 사지 않게 되면 소용이 없다”며 “2030년 EU CO2 규제기준은 60g/km까지 강화되는데 뾰족한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