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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역대 최대 배당은 '착시'⋯주주친화정책 '용두사미'


입력 2019.04.29 06:00 수정 2019.04.29 06:06        최이레 기자

실질적 배당액 규모 큰 차이 없어⋯상위 5개 종목에 '집중'

스튜어드십 코드 아직까지 '역부족'⋯정부 의지 갖고 시행해야

실질적 배당액 규모 큰 차이 없어⋯상위 5개 종목에 '집중'
스튜어드십 코드 아직까지 '역부족'⋯정부 의지 갖고 시행해야


지난해 국내 상장 기업들의 배당금 규모가 3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일부 상위 기업들을 중심으로 늘어난 단편적인 효과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부가 의지를 갖고 주주환원정책을 정착시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국내 상장 기업들의 배당금 규모가 3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일부 상위 기업들을 중심으로 늘어난 단편적인 효과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부가 의지를 갖고 주주환원정책을 정착시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시 상장사의 배당액이 지난해 3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후한 돈 보따리를 풀었던 특정 기업들을 제외하면 그 규모 자체는 이전과 대동소이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주주가치 제고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2018년 현금 배당액은 30조5000억원으로 2017년 대비 15%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배당액 규모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배당수익률의 경우 최근 10년 내 처음으로 2%에 도달했고 배당성향도 지난해 대비 4.9%포인트 뛰어오르며 22.7%를 기록하는 등 어느 때보다 주주친화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POSCO ▲KB금융 등 배당액 상위 5개 종목을 제외하면 지난해 현금 배당액 자체는 2017년 대비 0.9% 증가에 그쳐 큰 차이가 없었다. 이들 업체를 제외하면 배당이 증가한 종목 비율은 2017년 49.9%에서 지난해 44.6%로 오히려 줄었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 2016년 국내에서 시행된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낮은 인식 탓에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들만 눈치를 보며 배당을 늘렸을 뿐 실질적인 주주 친화적 변화는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주주환원 규모가 5년 연속 늘어났지만 어디까지나 몇몇 업체에 국한된 배당 쏠림현상 때문"이라며 "정부를 포함한 국민연금 등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및 주주환원정책에 의지를 갖고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현대차, 포스코, KB금융의 경우 국민연금의 지분율 상위 10위 내에 위치해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을 제외하면 배당 자체가 감소한 종목 비율은 4년 연속 증가한 상태다.

지난 2015년 13.9%에 불과했던 배당 감소 종목 비율은 지난해 21.1%로 7.2%포인트 뛰어 올랐다. 이와 반대로 국민연금이 투자한 상위 5개 기업의 배당액 비중은 지난해 39.1%를 기록해 전년 대비 8.1%포인트 증가하는 등 깊이 있는 배당 정책이 결여된 모습을 보였다.

이와 더불어 표면적으로나마 꾸준히 늘어왔던 배당액 증가세마저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국제 교역 둔화 및 보호 무역 등으로 인해 올해 배당액 추이는 하락세로 돌아 설수도 있다는 경고음마저 들리고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주주환원 규모가 5년 연속 늘어났지만,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글로벌 교역 둔화로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기업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수 기업들을 중심으로 배당 확대 현상이 나타나는 것 자체는 유의미한 변화로 판단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높은 상위 기업들을 중심으로 배당을 늘려나간다는 것은 시장 전체에 배당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장 기업들의 현금 보유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설비·시설·고용과 같은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지고 있지 않다면 오히려 주주들에게 배당을 지급해 주주들의 이익 및 효용을 증대시키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이레 기자 (Ir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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