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충돌로 30명 넘게 사망…휴전 좌초될 위기

2014년 가자전쟁 이후 최악…민간인 피해도 '극심'

트럼프·국무부 "이스라엘 자위권 전폭적 지지"

3일(이하 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간 충돌이 격화되면서 사흘 만에 30명 넘게 사망하는 등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로이터, dpa통신 등의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4∼5일 이틀 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로켓포 650발 이상이 날아왔다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군도 탱크와 전투기를 투입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의 군사시설 목표물 260여곳을 대대적으로 타격하며 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 군의 공습과 포격으로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쪽에서 민간인 14명을 비롯해 총 27명이 숨졌다고 가자 당국은 밝혔다. 부상자는 150여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숨진 민간인 중에는 임신부(37)와 이 여성의 14개월 된 딸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하마스의 야전사령관 무함마드 아흐마드 알-코다리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가자지구의 중심지인 가자시티에서 차를 타고 가는 도중 이스라엘 군의 공습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다리는 이란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책임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하마스의 군 고위 인사가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하기는 5년 만에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스라엘에서는 현재까지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 2014년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가자전쟁 이후 팔레스타인의 로켓포 공격에 이스라엘인이 숨진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가 더 늘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지난 5일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측과의 휴전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춘다고 약속한다면 새로운 휴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에 병력을 증강하는 한편 하마스 등의 주요 군사 거점에 대규모 공습을 지속하라고 군에 명령했다.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과 이스라엘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발생한 이번 무력충돌은 지난 3일 이슬라믹 지하드의 한 저격수가 총격을 가해 이스라엘군 2명이 부상을 입으면서 촉발됐다고 이스라엘 측은 주장한다.

하마스와 협력 관계룰 맺고 있는 동시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이슬라믹 지하드는 그동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정책 등을 강하게 비난해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3월 말에도 이번과 비슷한 양상으로 로켓포와 보복 공습·포격 등을 주고받으며 무력 충돌을 일으켜 다수의 사상자를 냈다.

양측은 이후 이집트와 유엔(UN) 등 국제사회의 중재로 휴전에 잠정 합의하고 장기적 휴전 협정을 논의하던 중이었지만 이번에 또다시 무력 분쟁에 휘말리면서 휴전 노력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는 분석이 불거지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트위터에서 "이스라엘이 다시 한번 테러리스트 단체인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의 치명적인 로켓포 공격에 직면했다"면서 "우리는 자국민을 보호하려는 이스라엘의 대응을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러한 테러리스트들의 행태는 가자지구 사람들에게 더 많은 고통을 안겨줄 뿐"이라며 "폭력을 종식하고 평화를 위한 논의를 시작해라. 그것은 가능하다!"고 썼다.

미국은 전날에도 국무부 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비난하고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