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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도발'에 무색해진 文대통령 獨언론 기고문


입력 2019.05.07 15:00 수정 2019.05.07 15:17        이충재 기자

"한반도에 총성 사라졌다" 했는데…'미사일 도발' 이어져

야당 "전세계가 북한 도발에 놀랐는데 한가로운 이야기"

"한반도에 총성 사라졌다" 했는데…'미사일 도발' 이어져
야당 "전세계가 북한 도발에 놀랐는데 한가로운 이야기"

문재인 대통령의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 기고문의 키워드는 '평화'였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부분은 최근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와 북한의 무력도발 등 냉기류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데일리안 문재인 대통령의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 기고문의 키워드는 '평화'였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부분은 최근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와 북한의 무력도발 등 냉기류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데일리안

"한반도의 하늘과 바다, 땅에서 총성은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북한 땅 개성에 연락사무소를 개소하면서 일상적으로 서로가 대화하고 접촉하는 통로를 만들었습니다. 한반도의 봄이 이렇게 성큼 다가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 기고문의 키워드는 '평화'였다. 원고지 90매 분량의 기고문에서 '평화'라는 단어만 36차례 썼다. 지난달 작성돼 7일 공개된 기고문은 현재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냉기류가 반영되지 않았다. "한반도에서 총성은 사라졌다"는 발언이 무색하게 지난 주말 북한은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

'평범한 사람들'로 풀어낸 文대통령 정치철학

기고문은 문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집대성한 내용이다. 1919년 3.1운동을 시작으로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을 거쳐 2016년 '촛불혁명' 등에 관해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국민은 평범한 사람들의 자발적인 행동이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러한 힘은 마지막 남은 냉전체계를 무너뜨리고, 신한반도 체제를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촛불혁명'의 의미를 강조하며 "1980년 광주가 2017년 촛불혁명으로 부활했던 것"이라며 "촛불혁명의 영웅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집단적 힘이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동양의 옛말은 '평범한 힘이 난세를 극복한다'는 말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는 FAZ 출판부측이 기고문집 '새로운 세계질서(가제)'에 실릴 기고문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FAZ 출판부가 세계 주요정상들의 기고문을 모아 5년 마다 발간하는 문집에 실리게 된다.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3년에 각각 글을 기고한 바 있다.

"창피하게 만든 기고문"vs"길게 볼 필요 있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부분은 최근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와 북한의 무력도발 등 냉기류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의 겨울은 좀처럼 물러날 것 같지 않았고, 북한은 계속해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며 '과거형'으로 서술한 내용은 '현재 진행형'인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4일 강원도 원산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수발의 발사를 감행했다. 문 대통령의 기존 원고 내용이 수정될 시간이 있었지만, 이들 표현이 그대로 사용된 것은 안일한 정세인식이 드러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이 기고문에서 밝힌 '한반도에서 총성은 사라졌다'는 문장은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대한민국의 신뢰를 추락시키고 말았다"면서 "전 세계가 북한의 위협·도발로 놀란 가운데 위협 대상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가한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이며 우리 국민을 창피하게 만든 기고문"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도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당 한 중진의원은 "이번 기고문은 역사책의 한 페이지가 쓰이듯 오래도록 기록될 대통령의 원고인데, (북한의 무력도발 직후) 발표된 타이밍이 다소 아쉬웠다"면서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쉬지도 않고'라는 문 대통령이 인용한 말처럼 길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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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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