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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성' 설계자 홍장표의 한탄 "소주성이 만악의 근원인가"


입력 2019.05.10 03:00 수정 2019.05.10 06:05        이유림 기자

문재인 정부 2년 토론회…정책 큰 틀 고수하면서 보완 필요성

문재인 정부 2년 토론회
정책 큰 틀 고수…일부 부작용 보완 필요성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홍장표 위원장. 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평가 토론회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연합뉴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홍장표 위원장. 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평가 토론회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연합뉴스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소득주도성장은 실패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반박하며 관련 정책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홍 위원장은 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경제·노동 정책의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서 "우리 경제의 모든 문제가 마치 소득주도성장의 실패 때문인 것처럼 하는 게 얼마나 타당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소득주도성장이 만병통치약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만악의 근원인가"라고 반문했다.

홍 위원장은 "정책의 '속도가 빠르냐 느리냐'의 문제는 있어도 '가야 할 길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소득주도성장은 개별 정책들의 패키지다. 개별 정책 하나하나에 대해서는 많은 분이 공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자신이 설계한 소득주도성장을 자체 평가해야 하는 상황에 부담을 토로했다. 이날 발표의 서두에서 "소득주도성장을 자체 평가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두렵다"며 "잘했다고 하면 자화자찬이 될 것 같고, 못했다고 하면 실패를 자인했다고 할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 직속 기구들 "방향은 맞다"
하지만 정책 부작용 열거하며 "보완해야"


이날 토론회는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참석자들은 소득주도성장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면서도 일자리 창출 등 숙제가 더 많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노동정책이 성급하게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이 부의장은 "정책의 현실적용 측면에서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거나 중간 논의가 부족했던 한계가 노정됐다"고 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문제를 두고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주는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속도와 방법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추진됐다"며 "노사관계 개선과 사회 협약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쓴소리했다.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를 반박한 홍 위원장도 정책 수정의 필요성은 시인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개선했지만 도소매업과 음식료업 등 일부 업종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했다. 또 일자리의 질적 개선을 이뤘지만 양적 증가는 미흡한 점, 민간소비가 증가했지만 자영업의 체감경기는 부족한 점, 소득분배의 악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점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외부 토론자들의 날선 비판도 나왔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현 정부의 정책 리스트를 조사해보니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정책이 27건, 도와주는 정책은 2건"이라며 "기업 심리가 최악이라 '이젠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얘기가 쉽게 들린다"고 했다.

이인실 한국경제학회 회장(서강대 교수)은 "복지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하는데 지금 (현재 복지 수준이) 그대로 유지돼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까지 도달하게 되며 후세대 부담이 커진다"며 "결국 향후 복지 수준을 어떻게 할지, 조세 부담은 어떻게 할지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데 그저 지금 돈을 쓰는 것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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