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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버팀목 ‘수출 또 적신호’…2분기도 뒷걸음?


입력 2019.05.13 13:48 수정 2019.05.13 15:48        이소희 기자

6개월 째 연속 수출부진, 무역적자에 하반기 기업 투자 위축도 문제

미·중 무역분쟁 영향도 가세…“중간재 수출국인 한국 피해가능성 커져”

6개월 째 연속 수출부진, 무역적자에 하반기 기업 투자 위축도 문제
미·중 무역분쟁 영향도 가세…“중간재 수출국인 한국 피해가능성 커져”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수출 컨테이너 화물이 선박에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수출 컨테이너 화물이 선박에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올 들어 수출부진이 계속되면서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줄어든 수출실적이 올 들어서도 연속 5개월 감소세를 나타냈다.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5월 1~10일 단기 잠정수출치도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130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반년 가까이 수출부진 현상이 이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5월 초 수출은 130억3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한 반면 수입은 152억2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7.2% 늘었다. 1~10일 기준 무역수지는 21억92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경제의 특성상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특히 호황을 구가하며 수출 효자로 버팀목 역할을 했던 반도체 수출 감소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 마저 극단으로 치달으며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미국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효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한국의 대중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벌써부터 국내 주식시장과 업계는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정부도 13일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의 대중 관세인상과 관련해 “글로벌 증시 하락, 신흥국 통화 약세 등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면서 “향후 미·중간 무역협상의 전개상황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아직까지 실물부문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국내금융시장이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4000억 달러 이상의 외환보유액과 순대외채권 등 양호한 대외건전성이 금융시장의 안정화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수출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놨다. 물론 미·중 통상갈등이 장기화될 경우는 글로벌 교역 위축 등으로 수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입장에도 미국의 추가관세 부과, 중국의 보복관세, 글로벌 무역전쟁 등 커져가는 ‘무역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경기 자체가 위축되는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그간 한국의 대 중국 수출 비중은 약 30% 가깝게 늘어났다. 중국에 전자부품, 화학제품 등의 중간재를 수출하고 가공 후 다시 수입해 미국, 유럽 등으로 완제품을 판매하는 구조로, 이번 미국의 대중 관세 25% 부과는 중간재를 중국에 공급하는 한국도 큰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또한 전문가들도 수출 부진이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2일 직·간접 효과를 고려했을 때 한국의 수출액은 당장 8억7000만 달러(0.14%)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38.9%이며,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은 79.0%에 달해 미중 간 무역분쟁 확대 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중 무역분쟁의 간접적 영향까지 감안할 경우 수출 감소분은 8억7000만 달러보다 더 클 수 있다. 기업의 투자지연, 금융시장 불안, 유가하락과 같은 간접적 영향까지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날 “두 달 연속 한국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하면서 원인으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요 위축이 일부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이 모두 감소를 지속하고 있어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OTRA와 수출유관기관 공동주최 '수출지원사업 체험·설명회'에서 참가자들이 화면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OTRA와 수출유관기관 공동주최 '수출지원사업 체험·설명회'에서 참가자들이 화면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물경제 영향 면에서 볼 때 세계경제가 둔화되고 있고 반도체 단가 하락과 디스플레이, 자동차 부품 등 수출 주도품목의 기대감이 사라져 정부의 기업활력 대책에도 수출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또 이 같은 수출 침체와 미중 무역분쟁 등은 대 중국 수출을 넘어 다른 나라의 수출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며, 가뜩이나 침체된 국내 제조업의 수출 회복 속도도 더뎌질 전망이어서 하반기 국내 경제가 정부의 인식과는 달리 이른 바 ‘불황’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때문에 정부도 이를 의식한 듯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체제를 만들고, 당분간 기재부를 비롯한 국제경제관리관 주재,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감원합동점검반 등이 참여하는 회의도 수시로 개최해 적기에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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