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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 깊어진 중형조선사..."발주는 줄고, 가격은 제자리"


입력 2019.05.17 06:00 수정 2019.05.17 09:18        조인영 기자

1분기 중형조선사 수주 4척…전년비 20.7% 줄어

구조조정에 정상조업 어려워 "기술·영업 지원 시급"

1분기 중형조선사 수주 4척…전년비 20.7% 줄어
구조조정에 정상조업 어려워 "기술·영업 지원 시급"


STX조선해양 40만톤 초대형 광석 운반선.ⓒ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 40만톤 초대형 광석 운반선.ⓒSTX조선해양

초대형 조선사로 살 길을 모색하는 대형 조선사들과 달리 중형사들은 발주 감소, 경영난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간급 선박은 줄어들고 초대형과 피더선(3000TEU 이하 중소형 선박) 위주로 시장 수요가 분산되면서 '심폐소생'이 시급한 상황이다.

16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7% 감소한 4척(8만CGT, 표준화물선환산톤수)에 그쳤다. 4척은 대한조선과 대선조선이 수주한 것으로, 15만톤급 탱커(유조선) 2척과 1000TEU급 피더 컨테이너선 2척이었다.

중형조선소는 상선 길이 100m 이상이며 1만DWT(재화중량톤수)급 이상 또는 이에 상응하는 특수선을 건조하는 조선소를 말한다. 국내에는 한진중공업, STX조선, 대한조선, 대선조선 등이 있다.

수주 감소는 가뜩이나 중형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구조조정으로 정상 영업이 가능한 조선사가 줄어든 탓이다. 실제 1분기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649만CGT로 전년 동기 보다 36.5% 줄었다. 발주액은 9.2% 축소된 197억달러다. 이중 중형급 발주량은 143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56.4% 감소했다. 전체 시장과 비교할 때 중형급 감소폭이 더 두드러진 셈이다.

중형사들이 강세를 보이는 탱커 시장의 경우 1분기 발주가 6척(15만CGT)에 그치는 등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80.6% 추락한 시적이다. 벌크선의 경우 브라질 댐 붕괴 여파로 인한 시황 악화로 전년 보다 65.0% 감소한 42척(74만CGT)에 그쳤다. 그나마 피더 컨테이너선 발주가 살아나면서 65.8% 늘어난 37척(54만CGT)를 기록, 침체된 중형 시장을 이끌었다.

국내 중형조선사 선종별 수주량 추이ⓒ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소 국내 중형조선사 선종별 수주량 추이ⓒ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소

발주와 수요가 급감하다 보니 선박 가격도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케이프사이즈와 파나막스급 벌크선은 1분기 동안 5100만달러, 2800만달러를 유지중이며 아프라막스와 파나막스 탱커 역시 4850만달러, 4450만달러에서 변동이 없는 상태다. 유일하게 중형 컨테이너선 가격만 소폭 상승했다.

국내 중형사들은 구조조정과 시장 침체에 밀리면서 시장점유율이 작년 말 4%에서 1분기 1.4%로 추락했다. 수주액 비중도 2.9%(1억6000만달러)로 전년 말 4.5%(12억1000만달러) 보다 떨어졌다. 일감 감소에 수주잔량은 45척(98만4000CGT)을 기록하며 전분기 보다 3.4% 축소됐다.

양종서 해외경제연구소 박사는 "중형 탱커 시장 침체에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한 조선사가 극소수에 불과해 수주가 크게 부진했다"며 "미중 분쟁과 세계 경기 둔화, 브라질 댐 붕괴로 인한 해운 시장 하락, 긴 불황에 따른 선주들의 재무 상황 악화도 선박 발주 위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들어 두 차례 매각에 실패한 성동조선은 세 번째로 매수자를 찾고 있으며 대선조선 역시 하반기 매각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해외 법인인 수빅조선소를 정리한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 위주로 회생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대형사 위주로 조선 시장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핵심인력 이탈, 영업 부담 가중 등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선 탱커,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 각 사별로 집중할 수 있는 특화 기술 역량을 육성시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형 조선사들은 자력 생존이 쉽지 않아 특화 기술 육성과 영업 지원 등 구체적인 방안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특히 재무건전성을 이유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허들을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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